독자마당
<국학원> [1회 국민강좌] 우리역사에서 찾아낸 CEO 마인드 - 국학원
icon 정길선
icon 2012-04-03 17:10:30  |  icon 조회: 2272
첨부파일 : -
<국학원> [1회 국민강좌] 우리역사에서 찾아낸 CEO 마인드 - 국학원

[1회 국민강좌] 우리역사에서 찾아낸 CEO 마인드
신봉승(방송작가)



진정한 CEO(Chief Executive Officer)는 자신만의 독특한 경영철학과 지도력(리더십)이 있어야 한다. 오늘 날 우리에게 절실히 필요한 것이 바로 각 분야의 최고 경영자들이다. 앞을 멀리 내다보고 명확한 비젼을 제시할 수 있는 젊은 CEO들이 많이 나오기를 바라며 우리선조들의 지혜와 창의력이 탁월했던 지도자의 마인드를 역사 속에서 찾아보고자 한다.

우리나라사람들의 잦은 해외여행을 보면 경제가 많이 발전하여 부유해졌음을 느낀다. 그러나 경제적 부와는 달리 우리 스스로의 자부심은 그렇지 못한 실정이다. 우리나라사람들은 해외에서 접하는 문물이나 문화유적을 보면 주눅이 든다고 한다. 특히 터키 이스탄불의 어마어마한 소피아 성당이나 그리스 로마시대의 고대 경기장, 조각상 등 역사적으로 유명한 유적을 보고 상당히 놀라워하며 우리나라의 초라함에 화가 난다고까지 한다. 심지어 인테리라고 하는 명문대 교수들조차도 우리조상은 그동안 무엇을 했느냐고 반문하는 소리를 듣는다. 그뿐인가? 얼마 전 월드컵 4강의 꿈을 안겨준 히딩크에게 어느 기자 왈 ‘앞으로 우리나라에서 대통령에 출마 할 생각은 없는지요?’ 라고 해서 웃지 못할 우리정치현실의 적나라함을 실감했다. 아마도 우리가 고질적이라고 생각하는 학연 지연 혈연을 과감히 단절시킨 히딩크의 소신과 비젼을 위한 살인적 방어력, 철저한 사전준비, 자신감 고취, 공격적 경영, 상대평가, 자율과 책임이란 리더십 때문에 그랬을 것이다. 그러나 그 리더십은 이미 우리 민족의 역사 속에 있어왔던 것이다. 그것을 우리가 모른체하고 실천하지 못했던 것뿐이다. 우리의 문화가 얼마나 독창적이고 창의적인지, 우리 조상들이 얼마나 지혜롭고 슬기로운지 모르고 하는 말이다. 조선왕조실록만 찾아보더라도 우리선조들의 지혜와 창의력은 숱하게 접할 수 있다.

현대인이 편리함에 선호하는 아파트가 대중화되었다. 그러나 선조들이 살던 집은 건강상으로나 생태계와 환경을 보존하는 지혜로운 유산이다. 우리나라전통가옥은 예술작품이다. 못을 전혀 사용하지 않고 나무와 나무의 이음새를 서로 깎아 끼워 맞췄으며 기둥을 돌 위에 그냥 얹어 놓았기 때문에 지진에도 제각각 흔들리기만 할 뿐 무너지지 않게 설계된 구조다. 초가집의 위력은 말 할 나위가 없이 현대인들도 그리워하는 집이 되었다.



불국사의 석굴암이나 포석정이 세계문화유산에 올라있지만 큰 덩치의 서양문물에 비해 왜소한 우리 문화를 사람들은 보잘 것 없이 생각한다. 그러나 칼로 자를 수 있는 석회암이나 대리석으로 만든 유럽의 조각들과는 비교도 되지 않는 것이 우리의 돌 조각품이다. 결대로 쪼개지는 화강암의 특성에도 불고하고 석굴암의 불상을 제작하는 일은 돌의 신기라 할 수 있는 고도의 기술숙련공이 아니고는 꿈도 꿀 수 없는 일이다. 균형이 잘 맞을 뿐만 아니라 손금과 발바닥의 발금까지 새길 정도로 세밀한 관찰력도 대단하다. 그런 제작법으로 조각한 화강암 부처상 1만2천개나 되는 수량과 연 잎의 잎맥까지 나타나게 깎은 장인의 기술은 그 누구도 따라 올 수 없는 신라사람들만의 예술이다.



이것이 우리민족의 자긍심이다.

CEO로서 국민들 모두를 위해 멀리 앞을 내다보고 명확한 비젼을 세운 분이 있다. 한글을 정리한 세종대왕이다. 세종은 그야말로 국가 경영자로서의 최고의 지도자였다. 소신대로 계급에 관계없이 파격적인 발탁으로 장영실을 등용시킨 후, 자신감을 심어주었다. 배불숭유정책에도 아랑곳없이 사사로운 일이란 명목 하에 가족들의 혼을 위로하기 위한 암자를 궁궐 내에 설치해서 권도를 시행한 카리스마며 한글창제에 목숨을 내놓고 방어한 최만리를 3일 후에 풀어 준 자율적 포용력, 노심초사 나라경영으로 몸에 난 종기와 목소리를 듣고서야 누구인지 알 수 있는 눈병과 각기병, 당뇨로 지칠대로 지쳤어도 하루 네 번씩 실시하는 조강, 주강, 석강, 야대까지 한 번도 거르지 않은 책임감은 그 누구도 따를 수 없는 지도자의 자질임을 공감할 것이다.


박연이 궁중음악을 만들기 위해 경석(돌)을 다듬어 매달고 시연할 때 바람의 모자람을 알고 먹줄을 끊어내지 않고 이은 감각적인 식견이며 새벽 4시에 야근하는 신하들의 노고를 위해주는 아량, 임금을 사랑한 신하들이 흑염소를 드시게 한 한약처방에 외국에서 들여 온 짐승의 씨앗을 어찌 말릴 수 있느냐며 거절한 공과 사의 분별, 북진정책으로 육진을 설치한 후 ‘종서만 있어서는 아니 되는 것이고 내가 혼자만 있어서도 아니 되는 것이었다.’ 라는 말로 그 힘든 과정의 조화를 한 마디로 일축한 세종의 면모는 지금도 우리 지도자들이 갖춰야 할 기본적인 정서이다.


궁내에 산과 들을 인위적으로 만들어 12지신과 30인의 사람모형을 배치한 흥경각에 나무로 톱니바퀴를 만들어서 1분1초도 차질 없이 시계를 완성한 장영실의 철저한 준비성과 루트와 탄젠트가 없던 시절에도 현재의 계산과 한치의 오차도 없는 월식과 일식을 계산해 책을 만든 사람이나 부정부패가 먼, 비가 새는 집들의 청빈한 정승들, 경열장에서 거침없이 직언한 대신들 모두가 다 최고의 진정한 CEO들이다.



중국의 고대 황하지역에 난주라는 동네가 있었다. 중국은 현 난주에 양귀비를 모친상으로 하는, 옆으로 누운 거대한 동상을 만들었다. 그 상이 안고 있는 아이는 중국아이가 아니라 곱슬머리를 한 외국아이였다. 이는 세계의 모든이를 품어 안고 있는 중국이라는 프라이드를 내세운 것이다. 씽크탱크에서 예언하기를 2009년 중국의 GNP는 1만달러가 되며 2020년이면 미국을 초월 할 것이라고 했다. 이에 중국 사람들은 2015년이면 추월 할 것이라고 장담하고 있다. 1989년만 해도 중국의 장난감은 1시간도 안돼 망가졌었으나 지금 우리나라 장난감 100%가 모두 중국제이다. 세계적인 추세로 보아 2020년이면 인구수와 농경지의 비율이 가장 높기 때문에 중국이 세계에서 제일 강한 나라가 될 것은 뻔한 일이다. 그 때 우리나라를 이끌어 갈 후손들은 지금의 10대들이다.


현재 우리나라 10대들이 갖고 있을 정체성을 생각하면 암담하다, 우리는 2000 여 년간 우리의 역사와 문화를 중국에게 속박당한 채 유학적 사고방식에 깊이 박혀 있으면서도 그런 줄을 모르고 있다. 일제36년 간 피눈물 나는 수탈과 역사왜곡을 당한 결과 내 것은 모두 낮춰지고 국가고시 시험에서 필수로 되어있는 국사를 폐지시키기에 이르렀다. 국사는 학교에서마저 선택과목으로 밀려나 배당시간마저 미미해졌다. 국사를 가르치면 국수주의와 민족주의로 변한다는 발상이 폐지시킨 이유다. 우리의 정체성과 전통문화가 다 메말라 갈 무렵 2002년 붉은 악마가 그나마 우리의 얼을 살려냈다. 그때 청소년들의 98.2%가 대한민국에 태어난 것이 자랑스럽다고 했다. 이것이 기가 충천한 민족의 자긍심이다. 붉은악마의 모습은 전 세계에 방송되었다. 당시 그 모습을 한국의 국수주의의 발로라고 나간 기사는 한 줄도 없었다.

오늘 날 일본을 강대국으로 만든 사람은 정치가나 기업가가 아니었다. 그들은 134년 전 19살에서 33살까지의 13명의 젊은이가 이룩한 결과였다. 그들을 키운 한명의 지도자는 당시 24세의 요시다 쇼인이란 젊은 사무라이였다. 그는 비록 2년 3개월 동안 가르치고 사형을 당했지만 명치유신을 일으킨 그 13명 중에 국무총리가 3명, 장관이 6명이 나와 일본을 개혁시켰다. 요시다 쇼인은 제자들에게 ‘죽어서 불후의 이름을 남기려면 시간과 장소를 가리지 말고 죽고 국가를 위해 큰일을 하려면 오래 살라.’ 고 했다고 한다. 이렇게 교육이란 무엇을 핵심적으로 가르치는지에 따라 상황은 변하는 것이다.

사람을 다스리는 일의 의식은 시대에 관계없이 언제나 같다. 아흔아홉가지의 선정이 한가지의 학정을 상쇄할 수 없다고 했듯 지도자의 평가기준은 매우 엄격한 것이다. 우리나라는 예로부터 지도자를 양성해 왔다. 고구려의 조의선인이나 신라의 화랑도도 국가의 중추적인 역할을 이끌어 갈 양재를 양성하는 제도였다. 나라가 발전하려면 민족의 정체성을 아는 '호연지기' 정신을 가르칠 교육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21세기는 지식산업의 시대이다.


21세기를 이끌어 갈 청소년들에게 필요한 것은 무엇인가?
의무적인 민방위 훈련에 몇 명이나 참석하겠는가? 그러나 인터넷에 언제 어느 장소에서 시위나 행사가 있다고 뜨면 몇 명이 모였는가? 세상은 많이 변했다. 지금은 각자가 다 리더로서 각자가 알아서 다 한다. 누구의 명령을 받는 게 아니라 스스로 결정하고 스스로 행동한다. 어느 선수의 실수에 “괜찮아”란 말이 울려 퍼진 일이 있었다. 이 또한 명령이 아닌 각자가 다 리더로서 행동한 리더십의 발로가 아닌가?


시대는 달리 하지만 우리 민족의 뛰어난 CEO 마인드를 보여준 예로 조수미씨가 있다. 유럽에서 앨범을 발매할 때의 일이다. 서울에서 파는 게 아니고 전 세계인을 대상으로 판매하는 CD자켓에 우리가곡 보리밭을 한글 음으로 넣어 우리나라 위상을 세운 쾌거가 있었다. 이를 취재하는 기자에게 던진 한마디 ‘조수미+보리밭은 당연하다.’였다. 조수미나 한류열풍을 주도하는 연예인처럼 앞으로는 제 각각 개인적인 창조적 리더십이 필요한 시대이다.


그들에게 우리민족이 갖고 있는 기본 정서와 교육이념에 이성과 감성을 더한다면 폭발적인 에너지를 창출할 것이다. 젊은이들은 호연지기를 키워 꿈을 가져야 하고 미래의 비젼을 가져야 한다. 역사를 바로 아는 것은 국수주의나 민족주의에 국한 되는 것이 아니라 바로 우리 자신의 정체성을 바로 알기 위함이다. 이러한 자각을 한 사람이 하나씩 늘어날 때 우리나라는 크게 성장할 것이다.
2012-04-03 17:10:30
61.32.117.164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