능숙한 거짓말보다 서투른 성실이 낫다
능숙한 거짓말보다 서투른 성실이 낫다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5.12.22 18:59
  •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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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산스님/금인산 여래암 주지

태양이 작열한 화창한 날씨에도 마음이 어둡고 삶이 신나지 않은 것은 왜 그럴까.


마음작용 때문이다. 애기 때는 엄마젖 한 모금에 울고 불다, 10대에는 공부, 20대에는 군대, 취직, 이성문제, 30대부터는 가정, 자녀, 직장문제로 애태우며 사는 게 인생이다.

그런 고통과 아픔은 죽는 날까지 계속되며, 순탄치 못한 과정에서 거짓말이 생겨난다.

세상은 돌고 돌아 음지가 양지 되고, 양지가 음지 된다. 너무 애태우며 살지 말자.

동물은 본능적으로 살기에 허위, 가식, 거짓이 없지만 인간은 본능외의 지성으로 살아간다. 본능이 육체의 지혜라면 지성은 정신의 지혜이다. 인간은 지성이란 정신의 지혜를 갖고 살기 때문에 허위가 많다. 그래서 사람만이 거짓말 할 줄 아는 동물로 변하였다.

인간은 남을 속이는 동시에 자기 스스로를 속이며, 검은 개로 돼지도 만들고, 한입으로 거짓말 하고, 진실 고백도 한다. 그렇게 보면 인생은 비겁한, 빛 좋은 개살구다.

그리스 철인 플라톤이 “거짓말은 그 자체가 죄일 뿐만 아니라 정신까지도 더럽힌다.”하였고, 도산 안창호 선생은 “농담으로라도 거짓말은 하지마라”하셨다. 거짓말은 정신적 오염 인자이다. 혼자 있을 때는 자기를 속이지 못함으로 혼자 있을 때 정직하라.

사람은 늘 자기가 자신을 속이고 있는 것이지, 남이 나를 속이는 것이 아니다. 감쪽같이 속였다고 좋아하지 말라. “속임수로 얻어먹는 빵에 맛을 들이면 입에 모래가 가득 들어갈 날이 오고야만다.” 태풍에도 꿋꿋이 서 있는 잡초처럼 굳은 의지로 진실을 추구해나가자.

바른 마음, 바른 행동에서만 바른 삶이 진행된다. 마음 밭에 바른 씨앗을 심자.

술수의 씨앗을 심으면 공허한 삶을 살게 된다. 습관이 중요하다. 습관은 종자(種子)요, ‘익혀진 기운’이다. 거지가 항상 남의 집 울타리 밑 엿보듯, 오래된 습관은 벗어나기 어렵다.

거짓 언행을 반복하면 그게 훈습되어 아무대서나 저절로 튀어나오게 된다.

“능숙한 거짓말보다 서투른 성실이 낫다.”서구의 행동심리학에서 파블로프의 개 실험 결과, 개에게 빵을 주면서 종소리를 반복적으로 들려주었더니 나중에는 종소리만 듣고도 파블로프 개는 침을 흘렸다. 이것이 곧 학습된 행동이다. 인간의 유전자속에는 모든 생명체와 상호의존적으로 살아가야한다는 정보가 깔려 있음에도 불구하고, 빚진 놈 계집 뺏고, 늙은이 덜미 잡고, 죄 없는 놈 뺨 때리며, 우는 아이 쥐어박는 심통을 유감없이 발휘하기도 한다.

내가 편히 살길 원하면 다른 생명체도 편히 살기를 원한다는 것을 알아야한다.

더불어 살아가기 위해 양보와 배려 속에 진실로 타 생명체에 피해를 끼치지 말도록 하자.

아무리 궁핍하더라도 남에게 아첨하지도, 빌붙지도 말고, 비굴하지도 말자.

사람은 자신에게 작은 손해라도 생기면 큰일이라도 난 듯 화내고, 성공을 위해서는 인정사정 봐주지 말아야 한다고 말한다. 그러나 오늘의 손해가 꼭 손해만은 아니다.

오늘의 손해가 언젠가는 다른 형태로 나에게 이로움이 되어 돌아오는 수가 많다.

빨리 먹은 콩밥 똥 눌 때 보면 안다. 무슨 일이든 급히 서두르면 탈이 붙는다. 세계일화(世界一花)’다. 세계는 하나의 꽃이며, 너와 내가 둘이 아니다. 본래 지구와 언어는 통일이 되어있었다. 인간들이 경계를 만들어 네 나라, 내 나라로 구분하다 보니 언어까지 달라져버려 까다로운 절차에 소통마저 어렵다. 세계는 하나이며, 너와 내가 둘이 아니다.

이기주의를 떠나 상생의 길로 나아가자. 모두 ‘나답게’만 살아가면 상생의 문이 열린다.

거짓을 추방하고, 진실추구와 공공선을 추구하며, 부정과 부패의 유혹에 흔들리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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