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인 상식-13 와인 Open ②
와인 상식-13 와인 Open ②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6.01.11 18:59
  •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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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용옥/진주 커피플라워 대표

코르크스크루의 나사산이 길이가 5㎝이고,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엄지손가락의 길이가 보통 5㎝전후이고 필자의 엄지손가락 길이가 딱 53㎜ 인지라 엄지손가락 길이만큼의 코르크면 괜찮은 와인이고, 손가락이나 코르크스크루 보다 작다면 대중적인 와인이라 판단할 수 있다.


즉, 굳이 인터넷으로 와인 가격을 검색하지 않아도 코르크길이와 재질을 통해 등급을 알 수 있다.

좋은 코르크 재질은 손톱으로 눌렀을 경우 딱딱하고, 밝은 나무색을 띄고 나무결이 일정한 방향을 띄고 있는데 반해, 저가 와인에 사용되는 코르크는 압축 재생하여 잘 부스러지거나 무르고 마분지, 건초향이 나기도 한다.

코르크에는 와이너리, 빈티지가 기록되어 있는데 지금의 양주 위변조 캡과 같은 것이다. 20세기 초반에 저가의 와인을 고가로 판매하는 위조가 많아 코르크에 양조자의 이름을 새겨 넣으면서 시작되었다고 한다.

최근에는 코르크 가격의 상승으로 스크루 갭을 많이 사용하고 있다.

프랑스, 이탈리아의 구대륙 와인에서는 아직 코르크를 선호하고 있지만 신대륙인 남아공, 뉴질랜드, 미국, 칠레, 호주등에서는 가격과, 편리성과 숙성을 더 천천히 진행하다는 요인으로 스크루 캡을 사용하고 있다.

샴페인이나 스파클링 와인을 오픈할 때는 코르크스크루가 필요없다.

캡을 제거하고 나서는 나사를 7바퀴 정도 돌린 후 마개를 천천히 비틀면서 돌리면서 올리면 된다.

와인을 많이 접하다 보면 샴페인만큼 매력 있는 와인은 없다.

축하와 기념적인 자리에 프랑스 샴페인 와인을 준비했다면 그 날의 호스트는 비용지불을 많이 한 것인 생각하면 될 것이다.

그런 샴페인을 마구 흔들어서 오픈하여 쏟아 버린다면 긴 시간동안 숙성되고 정성을 다해 만들어진 와인에 대한 예의가 아닐 것이다.

오픈한 샴페인 코르크마개는 철사를 다시 쪼아 열쇠고리로 대신하면 그 날을 기념할 수 있는 좋은 선물이 될 수 있다.

와인은 오픈하게 되면 되도록 다 마시는 것이 좋겠지만 그렇지 못할 경우에는 코르크 마개를 뒤집어 막아 두면 며칠간은 두고 마실 수 있다.

와인은 막 오픈했다고 금방 마실 것이 아니라 긴 시간 대화를 하면서 맛이 변해가는 차이를 느끼며 즐기는 술이다.

즉, 와인은 금방 마시고 취하는 술이 아니라 한 자리에서 최소 한 시간 이상은 ‘기다림의 미학’과도 같은 기다려야만 즐길 수 있는 술이다.

만약, 지인들과 고급 와인을 마실 경우가 있다면 마지막 한 스픈 정도는 남겼다가 그 다음날 테이스팅을 해 볼 것을 권한다. 단언컨대 그 날 마신 와인과 전혀 다른 색다른 경험을 하게 될 것이다.

다 마신 병도 그냥 버릴 것이 아니라 라벨에 마신 지인들의 이름과 날짜 맛의 느낌을 적어 꽃병이나 책장의 받침대로 활용하게 되면 아름다운 추억을 간직하는 좋은 방법이다.

와인은 코르크부터 라벨까지 버릴 것 하나 없는 마시는 즐거움이 있는 술이다.

소주를 마시면서 얼마만큼 술이 센지를 자랑할 것이 아니라 와인 한잔으로 오픈하는 순간의 설렘의 시간부터 다 마실 때까지의 긴 시간이 함께하는 진솔하게 소통하는 술이다.

아직 2016년 계획을 세우지 못했거나, 작심 3일이 되었다면 사랑하는 이와 지인들과 와인 한 잔 나누면서 다시 세워 보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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