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육 사육(2)
양육 사육(2)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6.01.18 18:56
  •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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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경/다움생식 회장·이학박사

미국이나 캐나다에서는 하마 비슷한 사람들을 자주 만날 수 있다. 200~300kg의 거구들을 보면서 연민과 더불어 어떻게 하면 사람이 저렇게 될 수 있을까? 하는 의구심을 떨쳐 버릴 수가 없다. 20세기 들어와 종자개량을 목적으로 하는 육종학의 발달은 육식용 가축은 무게를, 알을 필요로 하는 가축은 알을, 젖을 필요로 하는 가축은 젖 생산을 몇 배 늘리는 쪽으로 연구하고 동시에 사료연구까지 곁들여 오늘날의 축산 산업의 기틀을, 곡물과 과일 쪽 역시 오늘날과 같은 풍요의 시대를 만드는데 대단한 공헌을 하였으며 동시에 세계의 먹거리를 한손에 쥐고 흔드는 메이져 그룹까지를 탄생시켰다.


동시에 발달한 학문이 단백질 영양학으로 인간이 동물성 단백질을 대량 섭취해야 건강하고 거기에 육가공과 유가공 학문과 산업, 또한 엄청나게 커졌다. 서양 사람들의 주식은 감자, 밀 귀리, 옥수수에다 햄, 소시지를 곁들여 먹는 것이었는데 어느 날 보니까 소고기, 돼지고기가 1인당 500~1000g/1일씩 소비되는 먹거리 형태로 바뀌고 말았다. 대량생산, 대량소비 시대를 맞은 것이다.

사람도 원래는 일용할 양식만 있으면 족하다고 생각하고 먹을 것이 없을 때만 사냥을 했는데 오늘날에도 자기 가족이 먹을 양만 농사를 짓고 더 이상 농사를 짓지 않는 사람들도 있다. 많은 양을 생산하여 그것들을 맛있게 가공하거나 요리를 해서 많이 먹도록 유도하는 것이 산업의 요체이고 그렇게 해야만 돈벌이도 많이 되는데, 이를 모르는 불특정 다수의 사람들이 분별력을 잃고 살다보니 자신이 양육이 아닌 사육이 되고 있다는 사실을 모르게 된 것이다. 가축처럼 수명이 없이 인간의 필요에 의해 죽는 동물이라면 아무래도 괜찮다. 그러나 건강하게 늙어 죽는 사람은 경우가 달라도 한참 다르다. 골격구조가 그렇고 혈행기전이 그렇고 몸을 구성하는 성분인 체성분(Body Composition)이 그렇고, 인간은 약간 허기진 상태에서 영양성분만 골고루 섭취해야만 하는 섭생과 양생을 하는 양육구조로 살아야 하게 되어있다. 살찐 사람보다 마른 사람이 더 건강하고 장수한다는 사실은 여러 역학 보고서를 통해 증명되고 남은 것이다.

온 세상이 항 노화 아니면 잘 늙는 쪽으로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데 필자 생각은 지금처럼 사람이 가축처럼 사육을 당하고 있는 한 항 노화고 잘 늙는 것이고는 다 공염불일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사람이란 참 간사한 동물이기 때문에 맛있고 좋고 편한 것에 길들여지면 바꾼다는 것이 거의 불가능할 정도이다. 배부름을 느끼는 신경이 머리에 있기 때문에 먹다가 배가 부르더라도 제때 느낄 수가 없어 과식하기가 쉽게 되어있다. 식품 가공은 입과 혀를 최대한 자극하고 그것이 인이 박혀 다시 찾을 수 있는데 까지 연구하고 있는데, 그것이 양육이 아니고 사육의 길이라는 사실을 느끼고 사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현대는 온통 몸에 좋다는 것으로 도배가 된 세상이다. 방송을 보면 만병통치 아닌 것이 없고, 병을 못 고친 사람도 없다. 하긴 죽은 사람은 말이 없으니까. 자기 삶이 양육인가 사육인가를 한번 살필 수 있는 조그만 여유만 있어도 오늘날과 같은 불건강은 많이 이겨낼 수 있다는 것이 필자의 지론이다. 못 먹고 못 살던 시대에는 “먹고 죽은 송장이 때깔이 좋다”는 말이 일리가 있었지만 오늘 날에는 잘 못 먹고, 많이 먹고, 때를 가리지 않고 먹고, 반대로 먹지 말아야 될 것들을 중심으로 살면 그에 상응하는 대가를 질병이라는 이름으로 치를 수 밖에 없다. 다시 한번 강조하는 것은 사람은 짐승이 아니고 그래서 사육이 되어서는 안된다는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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