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인상식-14 와인 잔 ①
와인상식-14 와인 잔 ①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6.01.18 18:56
  •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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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용옥/진주 커피플라워 대표

소주를 입에 넣고 굴리면서 마시는 이는 거의 없다.


소주잔은 입구가 좁고 크기가 작고 직선인 이유는 고개를 뒤로 젖히고 마셔야 된다.

소주를 일본 사케처럼 데워 마시지도 않는다.

맛과 향이 부족하기 때문에 되도록 알코올향이 덜나고 목 넘김을 좋게 하기 위해 차게 해서 마신다. 즉, 소주는 향이나 맛의 다양성을 느끼기 위한 잔이 아니라 입 안쪽의 쓴맛과 감칠맛을 즐기는 술인 셈이다.

소주잔만큼 크기는 작지만 입구가 넓은 전통찻잔은 향미를 음미하도록 되어 있다.

전통 찻잔은 입구가 넓다 보니 소주잔처럼 목을 젖히지 않고도 넓게 피어오르는 향기를 맡을 수 있고 입술로만 대고 마셔도 된다.

국내산 맥주를 마시는 맥주잔은 어느 곳을 가더라도 동일하지만 수입맥주는 전용 맥주잔으로 마셔야만 그 맛과 향을 느낄 수 있도록 되어 있다.

와인 잔 역시 와인의 품종에 따라 잔을 달리해서 마시는 것이 좋다.

와인 잔은 와인의 품종마다 종류마다 맞춤형 잔들만 수십 종류가 있지만 기본적으로 4가지만 있어도 된다.

레드와인잔과 화이트와인잔, 샴페인잔으로 구분하고, 레드와인잔은 보르도와 부르고뉴 2종류 잔만 있으면 된다.

프랑스 보르도 지역은 타닌 성분이 많은 카베르넷 소비뇽 (Cabernet Sauvignon) 품종을 많이 재배하여 묵직한 바디감 있는 맛을 느낄 수 있도록 만들어 졌다.

튤립이나 에밀레종을 뒤집어 놓은 듯 한 모양을 하고 있으며 마셨을 때 와인이 혀의 뒤쪽에서 많이 느끼도록 되어있다.

보르도에서 생산되는 와인 병 모양도 카베르넷 소비뇽의 품종을 장기 숙성함으로서 생기는 포도껍질 침전물을 걸러주기 위해 병목에서 몸통으로 이어지는 어깨가 직각을 지고 있다.

부르고뉴 와인 잔은 방울꽃, 양귀비꽃처럼 중간의 볼이 크게 생긴 모양이다.

오뚝이 모양 같기도 하고, 중년의 아랫배 나온 모양처럼 둥근 모양을 하고 있다.

피랑스 부르고뉴 지방에서는 타닌 성분이 적은 피노누아 품종 재배가 많아, 바디감을 즐기기 보다는 섬세한 산미와 허브, 향신료 같은 향을 즐기는 와인이다.

와인을 스와링(Swirling)했을 때 와인의 향이 잔 입구에 잘 모이도록 하면서 혀끝부터 혀 중간에서 맛을 느끼도록 만들어 졌다.

타닌 성분이 적음으로 와인병도 병목에서 몸통으로 이어지는 모양도 곡선을 타고 매끄럽게 이어져 있다.

부르고뉴 잔을 버건디(burgundy)라고도 하는데 부르고뉴를 영어식 발음이라 같은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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