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류인플루엔자
조류인플루엔자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1.11.21 1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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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석/경상대
수의과대학 교수
정신없이 달려온 녹음과 단풍도 아침저녁 눈에 선한 입김과 함께 자취를 감추어버린 11월 하고도 중순이다. 일교차가 심하고 간소한 옷차림 보다 두터운 외투가 어울리는 요즘이야 말로 독감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시기라 할 수 있다. 독감은 독감 바이러스(Influenza virus)에 의해 발생되는 질병으로 매년 여러 번 유행을 거쳐 많은 사람을 고생시키기에 하루빨리 극복해야 할 주요 질병 중 하나이다. 이러한 독감 바이러스 중 조류에서 독감을 유발하는 조류인플루엔자(AI)는 국내를 포함하여 전 세계의 양계산업에서 큰 피해를 유발하는데 이들의 일반적 특징을 얘기 하고자 한다.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는 바이러스의 구성 성분에 (matrix, nucleoprotein 등) 따라 A형, B형 및 C형으로 나뉘는데, 이 중 조류인플루엔자를 유발하는 바이러스는 A형이다. 이 바이러스는 바이러스의 H항원(Hemagglutinin)과 N항원(Neuraminidase)을 가지고 있는데 현재까지 각각 16종, 9종이 알려져 있다. 이들 항원이 중요한 이유는 이들의 조합에 의해 각기 다른 병원성을 보인다는데 있다. 산술적으로 계산해 보면 인플루엔자 바이러스 A형의 혈청형은 16 (H) x 9 (N) = 144 이상의 혈청형이 존재 가능하다는 얘기이다.

과거 국내에서 발생했던 혈청형 H5N1도 이들 혈청형 중 하나이고, 이들의 혈청형에 따라 고병원성 (high pathogenic), 저병원성 (low pathogenic) 및 비병원성 (nonpathogenic)으로 나뉘게 된다. 조류인플루엔자의 감염은 조류의 분비물을 직접 접촉할 때 주로 일어나며, 비말, 물, 사람의 발, 사료차, 기구, 장비, 알 겉면에 묻은 분변 등에 의해서도 전파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분변에 배출된 바이러스는 겨울과 같이 저온의 조건에서 최소 35일 이상 생존 가능하며, 오염된 분변 1그램은 약 100만수 이상의 닭을 감염 시킬 수 있을 만큼의 바이러스가 배출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조류인플루엔자의 임상증상은 닭의 경우 병원성에 따라 다양하게 발현되지만 주요 증상은 호흡기 증상, 활력저하, 사료섭취 감소, 벼슬의 청색증, 깃털을 세우고 한곳에 모이는 행동, 산란율 저하 및 폐사 등이다. 

이들 조류인플루엔자 바이러스는 조류 뿐만 아니라 말, 돼지에서도 질병을 유발한다. 드물기는 하지만 인체에 감염을 유발하기도 하는데 현재까지 밝혀진 사례는 극소수에 불과할 정도로 거의 없으며, 사람에서 사람으로 전파되거나 닭이나 오리와 같은 가금류를 먹어서 감염된 사례는 없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특히 최근의 연구결과를 보면 조류인플루엔자 바이러스 H5N1형과 결합하는 수용체가 (sialic acid receptor)가 조류와는 달리 사람의 상기도에 없는 것으로 밝혀져 이들 바이러스가 사람의 코나 목에서 증식하기 어렵기 때문에 상기도 감염이 쉽지 않고, 사람이 밀집된 공간에서 서로간의 바이러스가 옮겨가기 어려운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조류인플루엔자는 바이러스성 질병이기 때문에 원칙적으로 치료제가 없다. 따라서 예방이 가장 중요한데 무엇보다 사육농가의 청결한 위생관리를 통해 본 질병의 발생을 원천적으로 차단하는 것이며, 열에 약한 바이러스 특성상 75도 이상에서 5분 이상 가열하여 섭취하면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 또한 개인위생관리 즉, 손 씻기와 평소 몸 건강을 위한 생활 습관만 유지한다면 조류인플루엔자에 대한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될 듯 하다.
- 자료출처: 국립수의과학검역검사본부, John M. Nicholls 등 (2008; Trends in Microbiology), Adolfo (2010; The American Journal of Patholog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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