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기도 산청군수, 정실인사 논란 벗어나길
허기도 산청군수, 정실인사 논란 벗어나길
  • 산청/정도정기자
  • 승인 2016.02.10 18:11
  • 15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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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도정/제2사회부 본부장(산청ㆍ함양ㆍ거창)

허기도 산청군수의 정실인사 논란이 빈축을 사고 있는 가운데 또다시 오는 3월 조직개편에 따른 대규모 인사를 예고하면서 군이 술렁이고 있다.


민선6기 출범 이후 허 군수의 인사와 관련해서는 교사시절 제자들과 남부지역 출신 인사들을 위주로 측근 챙기기에 급급해 특혜인사라는 비난을 끝없이 받아 온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정작 허 군수와 인사를 담당하는 안전행정과는 귀를 막은듯 모르쇠로 일관하고 불이익을 입은 공무원들 사이에선 내·외부적으로 불만들을 속속들이 표출하고 있는 실정이다.

오는 3월 정기 인사를 앞두고 공무원들 사이에서는 “주민생활지원실 복지직에서 허 군수의 제자 L씨가 사무관 T/O로 배정이 됐다”느니 하는 소문과 “제자들을 비롯한 남부지역 출신 인사들에 대한 배려가 지나치다”는 지적이 끊임없이 나돌고 있다.

굳이 “복지직 인사의 사무관 승진이 필요하다면 오히려 능력과 인품을 겸비하고 최근 수차에 걸친 수상으로 진가를 발휘한 J씨가 물망에 오르는 것이 공무원들간의 반발을 무마시키고 합리적”이라는 의견마저 적지가 않다.

인사는 만사라 했고 옛 고사성어에서도 제대로 된 군자는 읍참마속(泣斬馬謖)으로 전체를 다스리는 훈계로 삼는다는 말이 있다. 울면서 마속을 벤다는 뜻으로 법의 공정성을 지키기 위해 사사로운 정과 큰 목적을 위해 자기가 아끼는 사람을 가차없이 버리는 것을 의미한다.

삼국시대 초, 조조가 급파한 위나라의 명장 사마의는 20만 대군으로 진을 치고 제갈량의 침공군과 대치했다.
제갈량은 상대가 지략으로 뛰어난 사마의인만큼 군량 수송로인 가정을 수비하는 중책을 맡길 만한 장수가 없어 고민하던 중 마속이 그 중책을 자원하고 나섰다.

그는 참모 마량의 동생으로 평소 제갈량이 아끼는 장수였고 사마의와 대결하기에는 아직 어려 제갈량이 주저하자 마속이 거듭 간청하므로 제갈량은 “군율에는 두 말이 없다는 것을 명심하라”고 당부했다.

가정에 도착한 마속은 산기슭의 도로를 사수하라는 제갈량의 명을 어기고 적을 유인해 역공할 생각으로 산 위에 진을 쳤는데 위나라 군사가 산기슭을 포위한 채로 올라오지 않자 전병력으로 포위망을 돌파하려 했으나 장합에게 참패하고 말았던 일화다.

제갈량은 “아끼는 사람을 가차없이 처단해 대의를 바로잡지 않으면 나라의 기강은 무너지는 법”이라고 말하며 그를 처형하고 소맷자락으로 얼굴을 가리고 마룻바닥에 엎드려 울었다고 한다.

또한 각주구검(刻舟求劍)이란 고사성어는 어리석고 미련해 융통성이 없다는 뜻으로 전국시대(戰國時代), 초(楚)나라의 한 젊은이가 양자강(揚子江)을 건너기 위해 배를 탔는데 배가 강 한복판에 이르렀을 때 그만 실수로 손에 들고 있던 칼을 강물에 떨어뜨리고 말았다.

젊은이는 허둥지둥 허리춤에서 단검을 빼들고 칼을 떨어뜨린 그 뱃전에다 표시를 하고 배가 건너편 나루터에 닿자 옷을 벗어 던지고 표시를 한 그 뱃전 밑의 강물 속으로 뛰어들었으나 칼이 그 밑에 있을 리가 없었다는 뜻이다.

한가지 고사성어를 더 보탠다면 갈택이어(竭澤而漁)로 눈앞의 이익만을 추구해 먼 장래를 생각하지 않는 것을 말한다.

춘추시대 진(晉)나라 문공(文公)은 성복(城)이라는 곳에서 초(楚)나라와 일대 접전을 벌이게 됐는데 초나라 군사의 수가 진나라 군사보다 훨씬 많을 뿐만 아니라 병력 또한 막강해 승리할 방법이 없었다.

그래서 방법을 궁리하다 호언(狐偃)에게 “초나라의 병력은 많고 우리 병력은 적으니 이 싸움에서 승리할 방법이 없겠소”라고 묻자 호언이 답하길 “저는 예절을 중시하는 자는 번거로움을 두려워하지 않고 싸움에 능한 자는 속임수를 쓰는 것을 싫어하지 않는다고 들었다”며 “속임수를 써 보라”고 말했다.

문공은 다시 이옹(李雍)에게 되물은 바 이옹이 호언의 속임수 작전에 동의하지 않았다.

또한 별다른 방법이 없어 “못의 물을 모두 퍼내어 물고기를 잡으면 잡지 못할 리 없지만 그 훗날에는 잡을 물고기가 없게 될 것이고 산의 나무를 모두 불태워서 짐승들을 잡으면 잡지 못할 리 없지만 뒷날에는 잡을 짐승이 없을 것이다”(竭澤而漁 豈不獲得 而明年無魚 焚藪而田 豈不獲得 而明年無獸)며 “지금 속임수를 써서 위기를 모면한다 해도 영원한 해결책이 아닌 이상 임시 방편의 방법일 뿐이다”고 비유해 “눈앞의 이익만을 위하는 것은 화를 초래한다”고 말했다.

허 군수의 정실인사가 전체 공무원들의 입장에선 ‘연공서열’도‘능력위주의 인사’도 아닌 눈앞의 이익을 추구하는 것으로만 비춰져 반발을 불러 올 수도 있다는 말이기도 하다.

마부작침<磨斧作針)이란 고사성어는 “도끼를 갈아 바늘을 만든다”는 말로 “아무리 어려운 일이라도 꾸준히 노력하면 이룰 수 있다”는 뜻이다. 아마 산청군의 600여 공무원들은 이런 맘으로 인사철을 기다려 왔으리라 생각한다.

어리석고 무능한 군주를 가리키는 혼군(昏君)과 용군(庸君)을 함께 이르는 ‘혼용’과 세상이 어지러워 도리가 제대로 행해지지 않음을 묘사한 ‘논어’의 ‘천하무도’(天下無道) 속 ‘무도’를 합친 표현인 혼용무도(昏庸無道)라는 단어를 마음에 새기고 허 군수가 이 같이 어리석은 군주가 되지를 않길 진심으로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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