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다 가질 수 있는 비밀이 정말 있을까
세상을 다 가질 수 있는 비밀이 정말 있을까
  • 이형진
  • 승인 2011.06.08 10: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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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많은 사람들이 세상을 다 가질 수 있는 비밀을 엿보았다고 한다. 2007년 '시크릿'이란 책을 통해 수 세기 동안 단 1%만이 알았던 부와 성공의 비밀이 공개되었다고 말이다. 그런데 지난 2010년 새로운 비밀이 등장했다. Teen Power라는 부제를 가진 '시크릿 두 번째 이야기'. 영화 ‘시크릿’의 제작자였던 폴 해링턴이 작가로 변신해, 10대를 겨냥해 내놓은 책이다.

차례를 살펴보면 기존의 론다 번 '시크릿'과는 소제목이 조금 다른 정도다. 크게 두 부분으로 나눠 볼 수 있는데, 비밀 그 자체를 자세하게 설명하는 부분과 실제 생활에 비밀을 활용할 수 있는 부분이다.

▲ 시크릿이 밝혀지다 / 시크릿은 간단하다 / 시크릿 활용하기 / 강력한 도구
▲ 돈의 시크릿 / 인간관계의 시크릿 / 건강의 시크릿 / 세상의 시크릿 / 당신의 시크릿 / 인생의 시크릿

또한 ‘해요체’와 ‘합쇼체’가 섞여 좀 더 친근한 어법으로 쓰여 있고, 매 단락 끝부분에 유명인들의 일화인 ‘영웅들의 시크릿’과 10대들의 일화인 ‘우리들의 시크릿’이 보강되었다는 점. 대신 자기계발 관련 전문가들의 말을 인용한 글들이 없어져 기존의 <시크릿>보다 편안하게 읽을 수 있다.

온 우주가 의지하는 가장 위대하고 정확한 법칙이라는 끌어당김의 법칙. 이를 똑같이 강조하는 두 책에서 먼저 읽을 수 있는 것은, 삶은 없음에서 시작된다는 론다 번과 폴 해링턴의  삶을 향한 시선이다. 그리고 그들은 우리가 넉넉하게 될 수 있다고 말한다. 갖고 싶은 것을 마음껏 바라고, 가지게 될 것을 믿고, 이미 이루어졌다고 감사하는 마음을 가지라고 응원한다. 마침내 두 사람은 넉넉함으로 나눔과 사랑이 가득한 풍요로운 세상을 그려낸다.

“ 할 수 있다고 혹은 할 수 없다고 생각하든, 어떠한 식으로 생각하든 당신이 옳다. ”

헨리 포드의 말처럼 정말 돈, 인간관계, 건강, 세상, 나, 인생 등 모든 것이 내 생각대로 될 수 있을까? 책을 읽어 가면서, 정말 내 생각만 바꾼다면 나와 세상 모두가 충만해질 수 있을 거라는 확신이 든다. 이러한 비밀을 알려주는 두 책은 지금 힘든 걸음을 옮겨야 하는 사람이나 풍요로운 내일을 위해 꿋꿋이 노력하고 있는 사람 모두에게 용기를 줄 수 있는 책이다.

그런데 '시크릿 두 번째 이야기'를 읽어가는 내내 떠오르는 책이 있다. 작년에 타계하신 법정(法頂)스님의 '무소유'. 강원도 산골 오두막에 살았던 그가 자신의 가지지 않는 삶을 하얀 화선지에 피어난 가녀린 난꽃처럼 담담히 그려낸 책이다. 삶을 향한 그의 시선은 우리가 충분히 가지고 있다는 점에서 시작된다. 그러므로 우리가 버릴 수 있음을, 버림으로써 홀가분해 질 수 있음을, 이로써 얻게 되는 평화로움을 꿈꿀 수 있도록 해주었다. 마침내 비어 있음에서 가질 수 있는 자유와 자비로 청청한 세상을 펼쳐 보여주었던 '무소유'. 

엉뚱하다고 말하는 사람이 있을지도 모르겠다. 풍성함과 성공에서 갑자기 무소유와 자유라니…하지만 이 또한 어떤 식으로 생각하든 내 생각이 옳다던 헨리 포드의 응원을 기억하자.

이처럼 두 권의 책과 또 다른 한 권의 책은 서로 다른 내용을 가지고 있다. 서양과 동양의 가치관 차이일까. 물질과 정신을 떠올린 나는 '시크릿'으로 부족함에서 채워야 함을, '무소유'로 가짐에서 비워야 함을 읽어 낸다.

그런데 서로 다른 생각을 가진 책들이 결국엔 똑같은 울림을 주는 건 왜일까. 각각 가지고 있음과 없음에서 시작한 다른 시선이 결국엔 삶의 한 곳을 바라보는 듯한 느낌이 드는 건 왜일까. 그건 바로 우리의 마음이 무엇보다 가장 소중함을 이야기하고 있기 때문은 아닐까. 더 나아가 그 마음의 깊은 곳에는 지금보다 나은 나와 세상을 만들 수 있다는 인간에 대한 깊은 믿음을 볼 수 있었기 때문은 아닐까.

세상을 다 가질 수 있는 진정한 비밀, 그것은 풍성함이든 무소유든 그 어떤 것이 되었든 그것을 바라고 꿈꾸는 소중한 나의 마음일거란 생각으로 책장을 덮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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