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의 경험에 너무 집착 말자
과거의 경험에 너무 집착 말자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6.02.16 18:43
  •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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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산스님/금인산 여래암 주지

인생살이는 깊고도 오묘하여 비상한 사람만이 비상한 삶을 살아간다. 오늘도 마음의 극빈자와 선 한 벗이 되어 나의 조언 한 마디에 상대가 불리한 상황의 걸림돌을 딛고, 당당하게 인생을 변화시켜 고귀한 삶을 살아나가도록 서로가 적극적인 협조자가 되어주자.


산이 높아야 골이 깊다. 품은 뜻이 크고, 생각은 깊어야한다. 사람은 열 도둑은 잡아내도 제 마음속에 자리 잡고 있는 고정관념을 잡아내기는 매우 어려운 것이다.

무슨 일이든 직접체험이 중요하다. 아무리 운전요령을 이론상 훤히 알고 있더라도 도로연수를 받지 않고 운전에 나섰다가는 돌발 사태라도 만나게 되면 대형 사고를 당할 수 있다.

인간은 똥 만드는 기계에 불과하며, 단 1초도 쉬지 않고 죽음의 길로 내몰리고 있다.

중생들은 새 옷을 사 입을 때는 헌 옷을 미련 없이 버리면서도 죽음을 앞둔 상태에서는 헌 육신을 기꺼이 버리지 못하여, 시 한수 남기고 훌쩍 떠나가는 수행자들과는 차별이 있다.

아무리 분칠하고 가꾸어도 이 몸이 낡으면 버리지 않을 수 없다. 그런데도 남의 살 째고 소금 칠 만큼 모질고 독한 성격 자들을 수행자들 입장에서 보면 소가 웃다 꾸러미 터질 지경이다. 항상 오늘이 내생의 마지막 날이라 생각하고 살아가도록 하자.

또한 진취적인 삶을 살기위해서는 과거 자신의 경험에도 너무 집착하지 말아야한다.

특히 자수성가한 사람은 지난날 성공했던 확신과 신념이 고정관념으로 자리 잡기 쉽다.

세월 따라 조건과 상황은 모두 바뀌었다. 과거에 성공했던 방식이 오늘에도 맞아 떨어질 가능성은 매우 희박하다. 모든 상황은 그저 지나가는 뜬구름일 뿐이다.

영원한 것은 없다. ‘한 생각에 사로잡히지 말자’는 뜻이다. 우리는 생각에 따라 걸림돌을 디딤돌로, 디딤돌을 걸림돌로도 만들 수가 있다. 삼 년 남의 집 살고 주인 성(姓)묻듯 주변 일에 철저히 무관심 하다가도 제 이익에는 두 눈 부릅뜨고 관심 갖는 사람들이 많다.

‘대승기신론’에서는 고통스러운 시간에 항상 행복의 문과 불행의 문, 두 개의 문이 열린다하였다. 모든 것은 자신의 정신과 마음이 결정한다. 오늘밖에 못살 인생이라고 생각하면 이기심과 집착을 떠날 수 있다. 나의 복량(福量)을 모른 사람은 세상에서 누울 와(臥)자가 제일이라며 두 다리 뻗고 낮잠이나 즐기지만, 이런 사람은 사람구실을 제대로 못하기 때문에 죽은 목숨이나 마찬가지다. 항상 의식을 빈틈없이 민감하게 깨어 있도록 하자.

의식이 깨어있으면 지렁이가 땅 밑을 기는 소리, 태풍이 오는 소리, 폐수에 신음하는 물고기의 비명 소리까지도 들을 수가 있다. 낮이 끝나는 시간과 밤이 시작되는 시각사이에 빈 틈새가 없듯 삶과 죽음의 사이에도 빈 틈새가 없으며, 모든 일은 연속될 뿐이다.

지금도 육체는 변화를 거듭하고 있다. 핏덩이로 태어나 젖을 먹고 자라며, 머리털과 이빨이 나왔고, 대소변을 가리면서 성장, 청소년이 되었고, 청년이 되었다가 백발이 되었다.

백 년을 산다 해도 결국은 죽는다. 인류역사는 ‘산사람보다는 죽은 사람’으로 이루어져 있다. 필경 죽을 목숨, 욕심 부리거나 집착하지 말고, 후회 없이 살아가자.

어려운 일에는 뱀처럼 몸을 빼고 도망가다가도 제 이익 앞에는 호랑이 눈썹이라도 뽑을 기세의 사람들이 많다. 마음수행이 안 되어 있으면 죽음이 닥쳐왔을 때 순순히 받아들이지 못하고, 쓸개 씹는 표정으로 버둥거리며, 지는 해의 끄트머리를 붙잡고 발버둥 치게 된다.

자신을 위한 직접수행으로 비상한 삶을 살아가보자. 작은 것이라도 나눔의 삶과, 정의로운 삶은, 최상의 행복이며 기도와 수행은 엄숙한 자기성찰의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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