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에 깔려 죽을 사람처럼 덤비지 말자
돈에 깔려 죽을 사람처럼 덤비지 말자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6.02.23 18:37
  •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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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산스님/금인산 여래암 주지

온갖 다툼과 고통, 번민과 혼란의 근원은 탐욕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재산, 명예, 권력을 내 것으로 만들기 위해 발버둥 치다가 생을 마감한다. 쑥도 삼밭에 섞여 자라면 곧게 자란 것처럼 사람도 주변 환경의 영향을 크게 받는다. 탐욕의 반대는 베푸는 것이다.


부처님께서는 제일 먼저 지푸라기부터 주는 연습을 하라하셨다. 그다음은 짚신, 숙달되면 금반지도 내놓고, 헌혈과 장기기증도 하고, 지푸라기 하나주듯 인색한 마음 없이 시신까지 기증할 수가 있게 된다. 사람, 축생, 심지어 산천초목을 위해서도 아낌없이 베풀고 주저 없이 내놓을 줄 알아야한다. 새도 염불하고, 쥐도 방귀 뀌는데 베풀지 못할 것도 없다.

이웃끼리도 삼대 적선을 해야 동네 혼사를 이룰 수 있다. 탐욕을 없애면 번민과 고통이 사라지고 평온과 행복이 찾아든다. 수행자들은 몸은 비록 가난하여 의복은 남루하더라도 마음에는 값으로 따질 수 없는 진귀한 보물들을 모두 갖고 있어 행복하기만하다.

인생을 전체적으로 꿰뚫어보아 무엇이 괴로움의 근원인가를 알아야한다. 비록 사회생활을 하면서 재물을 얻기 위해 갖가지 사업에 힘쓰더라도, 바른 길은 항상 열려 있다.

바른 길을 가는 것은 자신이 자신의 주인이 되어 능동적인 삶을 사는 것이다.

상감마마 어전 뜰 걷듯 팔자걸음 걸어봐야 소용없다. 우선 약속을 잘 지키고 신용 있는 사람이 되자. “집 안에 군자가 있으면 집 밖의 군자가 모여든다.” 나의 인품이 친구를 사귀는데 결정적인 작용을 하는 것이다. 새도 가지를 가려서 앉는다. 사람도 가려서 사귀어야한다. 물은 건너보아야 깊이를 알 수 있고, 사람은 겪어 보아야 마음을 알 수 있다.

자신은 친구의 우정만 받아들이고 그에 상응한 관심이나 정성을 보이지 않으면 그 우정은 파기될 수밖에 없다. 탐욕은 금물이다. 돈·돈하며 돈에 깔려 죽을 사람처럼 덤비지 말자.

근신하고, 바로 살도록 노력하며, 추한 꼴을 보이지 말자. 끊임없는 자비 행은 나와 남에게도 이익 되고 행복을 가져다주는 지름길이 된다. 오염된 세간을 자유롭게 왕래하며 자신의 주인이 되어 자신의 본성을 실현한 사람으로 무애자재하게 살아가도록 하자.

차별 없는 평등심과 일체 중생을 가엾게 여기는 대비 심을 갖고 살아가야한다.

그렇게 오래 살았다는 삼천갑자 동방삭이도 저 죽을 날은 몰랐었다. 물질을 향한 발버둥은 삼복더위에 털모자처럼 아무 쓸모도 없다. ‘백가지 마음이면 한 사람도 얻을 수 없지만 일심이면 백사람을 얻을 수 있다’ 나를 위하여 목숨도 바칠만한 친구를 얻으려면 내가 먼저 친구를 위하여 목숨을 바칠 수 있는 기질을 갖추어야 한다. 일상생활 속에서 내가 먼저 믿음을 갖추어나려면 우선 약속을 잘 지키는 습관부터 길러나가는 것이 급선무다.

“시간엄수는 군주의 예절이다.” 주변의 아픔을 나의 아픔으로 받아들여보자.

재물과 권세, 명예, 부귀영화를 얻기 위해 상전 앞의 종처럼 쩔쩔매며 살지 말라.

그런 것들은 잠시 반짝이다가 사라져가는 반딧불과 같다. 이런 것을 절대적 가치로만 보고 자기 중심적 사고로 자신은 영원히 살 수 있는 존재인양 착각하는 것이 중생의 삶이다.

지금 이순간은 이 세상에 태어나서 처음 맞이하는 새로운 순간이다.

보고 듣고 느끼는 인식작용도 새롭기는 마찬가지다. 이기주의로는 돈을 벌기도 어렵고 동업하기도 어려우며 결혼 생활도 어렵다. 그런 사람들은 놋쇠처럼 낮 두껍고 파렴치한 사람들이다. 진정한 자비심을 일으키기 위하여 깨달은 사람처럼 살아가도록 하자.

깨달은 사람 흉내를 열심히 내다보면 마음도 청정해지고 고요하여 점차로 지혜가 증장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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