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 교수의 품격
선생, 교수의 품격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6.03.09 18:26
  •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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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호석/추호석/진주문화원 향토사 연구실장

대학 신입생이 교수를 향하여 선생님이라고 존칭하니 교수님께서 여러 학생들 앞에서 “야 내가 왜 선생이냐. 교수지”라고 말했다는 것이다.


그 학생은 교수보다 선생이 높이는 말이고 일찍부터 도를 깨닫고 덕을 쌓은 자. 성현의 도를 전하고 학업을 가르치는 자. 국왕의 자문을 구할 정도의 학식을 가진 자 등을 뜻한다고 배웠기 때문에 선생님이라고 불렀다고 말했다. 교수가 높임 말일까? 선생이 더 높이는 말일까?

선생(先生)은 어떤 일에 경험이 많거나 잘 아는 사람을 비유하여 이르는 말이며 관(官)에 재임했던 사람을 가르치기도 했다.

국왕이나 왕자들을 가르치면 사(師)사부(師傅)라고 하고 고려 시대에는 불교적 차원에서 왕사(王師)라고 했다.
근·현대 사회의 선생이란 덕과 학식을 갖춘 한 시대의 사표가 될 만한 인물의 존칭이고 국가 교육기관의 교수관을 높여 부르는 말이다.

역사적 기록에 강수(强首)선생은 중원 소경출신으로 일찍부터 유학(儒學)을 실천했다. 당나라 국서를 명쾌하게 해석하자 무열왕이 강수선생이라 존경했다.

신라시대의 선생은 국왕의 자문 역할을 이행할 정도로 뛰어난 학식을 갖추거나 고결한 인품을 갖춘 재야의 인물을 높이는 칭호였다.

고려 시대에는 거의 모든 왕들이 국사. 왕사를 책봉했는데 왕사는 왕의 선생이란 뜻으로 비유되고 국사는 중생의 부모와 같다고 보았다.

기록에 의하면 현종 때 최항. 예종 때 곽여. 충렬왕 때 안향. 추적. 충숙왕 때 안규. 왕삼석. 윤신걸 등이 선생이라 불렸고 좌우에 종을 두었다.

논어(論語)에는 선생이 부형(父兄)을 뜻하고 예기(禮記)에는 노인이나 스승을 뜻한다. 자기보다 도(道)를 먼저 깨친 사람이나 덕(德)있는 사람. 벼슬을 그만 두고 낙향(落鄕)해 있는 선비를 선생이라 호칭한다.

<해동잡록>에 보면 성균관. 예문관. 홍문관 등에서 글 읽는 선비끼리 술 먹는 자리에서 벼슬의 높고 낮음이나 지체의 높고 낮음을 구분하지 않고 선생 호칭을 사용하지만 과거에 급제하지 않은 선비에게는 지체가 높아도 대인(大人)이라고 불렀지 선생이라고 부르지 않았으니 선생의 품위. 품격이 대단했음을 알 수 있다. 과거시험을 통해 형성된 시험관을 문생들이 선생이라 하고 향교. 관학의 교수관. 훈도들은 향리의 도덕을 바르게 하기 때문에 성균관 유생들과 교생으로부터 선생으로 존칭되었다.

일제 시대를 거치면서 품위가 낮아졌다고 말하고 교사의 범칭으로 사용되었다.

오늘날의 선생은 전통적 선생과 현대적.서구적 선생상과 서로 배치되지 않으며 서로 존중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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