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년등과(少年登科) (2)
소년등과(少年登科) (2)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6.03.14 19:06
  •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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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경/다움생식 회장·이학박사

예비고사 성적으로 전국의과대학의 정원이 다 채워지고 그 다음 선택이 서울 법대라는 말이 있다.


판ㆍ검사ㆍ의사 즉 ‘사’자 달린 사람들과 결혼 하려면 열쇠 3개라고 했는데 이제는 검ㆍ 판사는 밀려나고 의사가 최상위의 자리를 차지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자본주의 세상에서 고 수익이 평생 보장되는 학문이 최상위의 자리를 차지하는데 대해 이의는 없다. 그런데 그들이 소득의 최상위 자리를 차지함에 온전한 자격을 갖추고 있느냐 하는 문제는 별개이다.
 
의대는 들어가기가 어렵지만 일단 입학만 하면 대접이 완전히 다르다. 복도에 개인 사물 캐비넷 설치는 물론, 강의실 또한 좁은 책상과 의자가 아니고 테이블 형태로 널찍하게 자리잡고 있어 일반대학의 강의실과는 근본부터 다르다. 처음부터 신분이 다른 교육을 받는다고 보면 된다. 그러니까 자존심 자체가 다른 것이다. 거기다가 사회적 인식이 대단하니 그들을 나무랄 일이 아니다.

그러나 의사의 길은 사람을 고치는 길인데 사람을 고치려면 인생을 알아야 할텐데 의과대학이라는 곳이 인간을 기르는 곳이 아니라는데 문제가 있다. 의과대학 커리큘럼을 마치려면 무거운 책들과 어려운 의학용어. 국가고시라는 관문을 통과해야 함은 물론 전문의 과정 또한 된 시집살이는 명함도 못 내밀 혹독한 과정을 거쳐야 한다. 이러한 과정을 거쳐 의사가 되어, 개업의가 되면 최소한 100㎡의 공간, 종합병원이나 대학병원 의사가 되면 20㎡공간에 갇히게 된다.

세상 구경 한번 제대로 해 보지 못하고 박사가 되고 그 날 부터 환자들에게 무소불위의 권위를 가지고 칼날을 마음대로 휘두르는 슈퍼 갑이 된다. 아침 일찍부터 환자를 보다 저녁이 되면 물먹은 솜이 되어 퇴근을 하고, 보는 사람들은 전부 어디가 아프다고 호소하는 환자들뿐이니 환자들을 통해 배울 수 있는 것은 오직 고통을 호소하는 것 외엔 거의 없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의과대학의 교육 내용 가운데 “의사는 교과서 외에는 적용하지 말라”고 돼 있어 교과서에서 배운대로 환자에게 적용하다 보니 발에다 신발을 맞추는 것이 아니라 신발에다 발을 맞추고 있는 것이 의료라는 사실을 미처 깨닫지 못하고 있다. 이렇게 말하면 의료인들은 상당히 반발하리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의학적 치료라는 것이 1. 약 2. 수술 3. 화학요법 4. 방사선 요법으로 거의 국한되고 있다는 사실은 이를 증명하고도 남는다. 치료는 그 외에도 여러가지 다양한 방법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교과서 이외의 방법들은 전부 부정하고 오히려 비과학적이라는 이름으로 매도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니 더욱 그렇지 아니한가?
 
WHO에서 규정하는 건강은 영적, 정신적, 육체적, 사회적 건강 까지를 아우를 때 진정한 건강이라고 한다. 즉 완전 건강을 말한다. 의사들에게 신처럼 완전 건강을 지켜내는 의료를 요구하는 것이 아니다. 요구 한다고 해서 될 일도 아니지만.

그러나 이들이야 말로 완전한 소년등과인들이기에 당부를 하는 것이다. 병원 문 밖에서 무슨 일들이 일어나고 있느냐? 하는 것을 한번이라도 제대로 본 사실이 있을까 하는 점이다. 흔히 말하는 “눈물 어린 빵 한 조각으로 허기를 달래 보지 않은 사람은 인생을 모른다”는 말은 않더라도, 창밖을 보고 깨달음을 얻고 환자의 아픔이 무엇이라는 사실을 객관적으로 살필 수 있다면 지금보다 훨씬 의료의 질이 높아질 것 이라는데는 이의가 없다.

배우자 감으로 최고라든가 최고의 수익이 보장되는 평생 직장이라든가 하는데 토를 달 이유는 없다. 단지 세상 물정 모르는 사이에 소년등과를 하니까 잘못하면 오만과 자만에 빠져 슈퍼 갑질을 아무렇게 하게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거기에다 사망진단서를 뗄 수 있는 권한까지 가졌으니 의료적으로 발생하는 사망에 대해 면책특권까지 지니고 있음에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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