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님의 은덕은 끝없는 것이다
부모님의 은덕은 끝없는 것이다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6.03.15 18:46
  •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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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산스님/금인산 여래암 주지

이 세상에 아버지 어머니가 없는 사람은 없다. 부처님이나 예수님도 부모님은 계셨다.


만약 세상에 태어나 부모님이 안계셨다면 이 몸이 어찌 되었겠는가.

아버지는 우리를 강하게, 어머니는 우리를 건강하고 사랑스럽게 키워주신 분들이다.

이런 분들에게 불만스러운 얼굴로 세끼 굶은 시어머니 상처럼 찌푸리지 말자.

부모님께서는 하늘이 무너지고 땅이 꺼지고 목숨이 끊어지는 마지막 순간까지도 무조건 자식 사랑뿐이며, 아무리 나쁜 부모라도 자기 자식만은 훌륭하게 되길 원하신다.

부처님께서는 그러한 ‘부모님을 임금님 자리에 오르게 해드린다 해도 그 은혜는 다 갚을 수가 없다’하셨다. 끝없는 부모님의 은덕을 입었으면서도 불효한다면 독사 같은 인간이다.

옛날, 백합처럼 청조하고 아름다운 소녀가 있었다. 그런데 소녀의 어머니는 심한 화상을 입어, 괴물보다 더 흉측한 얼굴이어서 보는 사람마다 수군수군, 그를 외면하였다.

괴물의 딸로 낙인찍혀 왕따가 된 소녀는 어머니의 모습이 부끄럽고 창피했다.

‘우리 어머니는 왜 저렇게 생겼을까. 다른 어머니들처럼 깨끗하고 예쁘게 생겼으면 얼마나 좋을까’ 날마다 홀로 슬피 울었다. 어느 날, 어머니는 딸에게 과거에 일어났던 사건을 들려주었다. ‘네가 젖먹이이던 겨울밤, 깊은 잠에 빠져있을 때 우리 집에 불이 났었다.

깜짝 놀라 깨어났을 때 화마는 온 집안을 에워싸고 금방이라도 집어삼킬 듯, 촌각을 다투는 위급한 상황이었다. 나는 잠들어있는 네를 이불로 둘둘 말아 가슴에 안고 어깨로 감싸고 이글거리는 화염 속을 황급하게 빠져나왔단다. 다행히 너는 무사했지만 나는 전신에 심한 화상을 입고 죽을 고비를 여러 차례 넘긴 후 이렇게 흉측한 괴물의 얼굴이 되었단다.’

이야기를 듣고 난 소녀는 하염없이 눈물을 흘렸다. 이제 어머니의 얼굴은 더 이상 흉측한 괴물이 아닌 자비하신 부처님의 거룩한 자태로 보였다. 이제는 누구보다 어머니가 더욱 자랑스러웠다. 가끔은 착하고 어진 사람이 도리어 큰 환난을 입는 수가 많은 것이다.

삭발모정(削髮母情)이라, 자신의 머리카락을 잘라 팔아서 자식을 먹여 살리는 어머니의 정성, 이런 부모님에게 의식주 해결만 잘해드린다고 하여 효자효녀라 할 수 없는 것이다.

의식주해결은 집에서 키운 개나 짐승에게도 제공해주고 있지 않은가.

물질적 보살핌 외에 철저히 공경하는 마음을 가져야한다는 것이다. 부모는 자식이 병이 들거나 죄인의 몸이 되어도 그 곁을 떠나지 않고 자식에게 불행이 닥치면 닥칠수록 더욱더 강한 의지처가 되어 주신다. 자식의 결점을 철저히 감추어주고 불행을 막아주는 병풍이시다. 그러면서도 자식으로부터 업신여김을 당하고 불효를 당하여도 미워하지 않는다.

어느 봄날, 40대 아들이 ‘꽃구경’을 가자며 노모(老母)를 업고 들길을 지나 오솔길로 접어들었다. 사립문을 나와 동네어귀를 돌아, 들길을 지나 점점 깊은 산속으로 들어가고 있었다.

아들은 말없이 더욱 깊은 산속으로 계속 들어가고 있었다. 등에 업힌 어머니가 무거울 텐데 쉬어서 가자하였지만 아들은 아무 말도 없이 더욱더 숲속 깊숙이 들어가고 있었다.

어머니는 선뜻 잡히는 것이 있어, 주변의 나무 가지를 띄엄띄엄 부러뜨리기 시작했다.

그동안 말이 없던 아들이 숨을 헐떡거리며 물었다. “어머님, 어째서 나무 가지를 애써 부러뜨리세요?” “너 혼자 돌아갈 때 행여 길 잃어버릴까 걱정스러워서 그런다”라고 대답하셨다. 아들은 고려장시키려가던 길을 눈물로서 반성하고 어머니를 다시업고 집으로 와서 더욱 극진히 모셨다는 본생담에 나온 이야기의 일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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