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환/창원국학원장
노세 노세 젊어서 놀아 늙어지면은 못 노나니 화무는 십일홍이요 달도 차면 기우나니라. 얼시구 절시구 차차차 지화자 좋구나 차차차 화란춘성 만화방창 아니 노지는 못하리라. 차차차 차차차 여기저기서 봄노래가 흘러 나온다.
봄이다. 봄은 보기 위함이고 ‘뽐냄’은 보여줌과 볼려고 하는 열망이 겹쳐나 ‘뽐’이 된 것이다. 여름은 열음이니 많은 열매를 맺기 위한 정성을 모은다는 뜻이고 가을은 가으르다에서 왔으니 수확을 의미하며 겨울은 보살펴 울안에 둔다는 뜻이니 때를 기다린다는 의미이다.
때가 왔다. 노세 노세 젊어서 노세로 인해 이 땅 배달겨레의 고속도로가 한 때 달리는 흥 마당이었다. 그 비좁은 버스 안에서 먼 산행을 이은 노독이라 상당히 피곤할 텐데도 좁은 복도에서 의자에 기댄 채로 한 두시간 흔드는 군무는 가히 경탄스러울 만하다. 무엇이 이리 신명을 나게 하는 지는 나도 잘 모른다. 암튼 흔들고 노는게 그렇게 인간영혼을 자유롭게 하는가 보다. 과학적으로도 몸을 흔들게 되면 뇌파가 안정되고 이는 양질의 대뇌호르몬을 분출시킨다고 한다. 나이트클럽도 그래서 좋아하는가 보다. 암튼 신나는 건 확실하다.
필자가 첫머리에서 말한 노래가사 노세는 바로 놓으세라는 뜻이다. 노래라는 말도 원래 우리 서로 잘 놀아 볼래의 준말이다. 우리는 제대로 놀지 못한다. 남의 눈치를 봐야하고 시간을 만들고 돈을 들이며 주의를 살핀다. 그래서 스트레스는 우리 곁에서 떠날 줄을 모른다. 잘 노는 방법은 간단하다. 지금 당장 방안에서 즐거운 음악을 틀어놓고 몸을 편히 이리저리 흔들어보라. 이완되는 근육을 통해서 대자연의 천지기운이 서서히 감돌고 몸은 개운해질 것이다. 그렇게 자신의 몸을 자유롭게 하면서 대지로 향하게 되면 한껏 내 몸이 봄과 가까와짐을 느낄 수가 있을 것이다. 몸을 자유롭고 가볍게 하는 일이 놓는 방법의 시작이요 끝이다. 그렇게 놓은 방법을 익히지 못하면 죽을 때도 눈을 제대로 감지 못한다. 내 몸의 주인은 내가 아니고 가깝게는 부모이고 멀게는 지구이며 더 멀게는 시간과 공간이다. 잡을 게 아무 것도 없다는 것을 알아야 탐욕을 놓게 되고 얼굴이 환해지며 형제간의 사이도 좋아지고 이웃도 보인다. 그때서야 주차할 때도 남도 배려하는 마음이 생긴다.
내 얼굴이 왜 이럴까하는 사람은 지금부터라도 놓는 연습을 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반드시 후회한다. 결국 위 노래 말을 제대로 풀이 하자면 놓으세 놓으세 젊어서 놓으세 우리의 삶 속에서 일어나는 허욕, 망상, 분노, 시기질투심 등 온갖 부정적 정보를 젊어서 놓는 연습을 하세나 그렇게 하지 않고 늙어서 놓으려 하면 잘 되지 않으니 우리 모두 젊어서 놓는 연습을 하세나, 꽃나무는 길어봐야 열흘을 가지 못하고 달도 보름이면 다시 작아지니 바른 정신을 써서 우리 모두 잘 놓는 수양해 보세라는 뜻이다. 노래로써 우리에게 뜻을 전하여 하였던 우리 선조님들의 정성이 온전히 배여 있는 가락이다.
어린이는 얼이 깃든 이고 어른은 얼이 큰 사람이며 어르신은 얼이 커서 신처럼 되신 분이다. 어른은 본성이 태양같이 밝아진 분이며 이는 귀신도 알아보지 못한다고 한다. 본성을 밝게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바로 놓는 일이다. 그래서 항상 얼굴에 미소를 보내는 연습이 필요하다. 봄과 같이 환해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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