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中國)의 종교(宗敎)(Ⅰ)
중국(中國)의 종교(宗敎)(Ⅰ)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6.04.05 19:53
  •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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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신웅/경상대학교 인문대학 명예(강의) 교수ㆍ진주문화원 향토사 연구위원장ㆍ지리산 막걸리학교 교장

 
지난번에는 중국사회의 구성, 구조, 형태에 대해 알아보았다. 이번시간에는 ‘중국의 종교’에 대해 살펴보기로 하겠다.

원시종교란 공통적으로 이 우주를 태초부터 주재하고 있다는 신(神) 혹은 자연의 위력과 변화를 경외(敬畏)하고 숭배하는 행위에서 비롯된다. 곧 자연과 신을 숭배하는 토템 사상과 하늘과 신에게 경외를 표시하는 제사 의식(儀式)은 단계적으로 발전하여 「경천사조(敬天祀祖)」로 연진(演進)되거늘 바로 하늘에 대한 존경과 조상에 대한 숭배 등의 원시종교의 핵심을 이루니, 이는 오늘에 이르기까지 중국인에게는 대중종교를 유지케 했고, 한편 다른 종교적인 신앙에 경도할 수 없게 한 현실적 원인이 되고 있다. 하늘을 경외하여 교사(郊社)의 예를 지내고 조상에게 보답하는 제사의 관념이 시작되는 하·은·주(夏殷周) 3대는 이미 씨족부락에서 씨족집단을 거쳐 씨족수장에 의한 중앙집단 체제의 형태가 갖추어진 사회조직 속에 움튼 것이다. 이러한 경천사조는 하늘[天]과 하느님[上帝]에 대한 초구상(超具象)의 경배(敬拜)였다.

그러나 보다 원시적이고 보다 장기적인 신앙은 토템을 향한 숭배를 비롯하여, 일월성신(日月星辰) · 산천풍우(山川風雨)·사직(社稷)·군신(羣神)·무격(巫覡) 등의 구상(具象)적인 대상이었다. 구상적인 신앙에는 비록 자연을 경배하는 것으로 다신신앙적이다. 따라서 그 대상은 다양하다.

하나의 부족은 어느 자연계의 물상을 미신한 나머지 그 부족의 조상이 어떤 토템에서 근원했다든지 혹은 거기에서 화신(化身)했음을 믿는 것이다. 뱀·양·곰·소 따위를 자기 부족의 신으로 삼는바 중국 상고에 있어서도 그런 문헌의 기록을 살필 수 있거니와 은(殷)대의 동기(銅器)에 조각되어 있는 각종 짐승의 다리 · 배 · 머리 등으로 충분히 짐작할 수 있다. 특히 중국에 있어 동물숭배는 특수하다. 북방민족이 곰·이리를, 남방민족이 사자·호랑이·악어 등을 일반적으로 숭배하는 외에도 십이진(十二辰)을 열두 가지 동물과 자(子)는 쥐, 축(丑)은 소와 같이 짝하기도 하거니와 봉황·기린·용·거북 등으로 길운과 수명을 상징(象徵)하는 데서 족히 그 연원을 내다볼 수 있다. 자연과 군신에 대한 숭배는 모두 제사의 의식에 의하여 표현되었다.

첫째, 일월(日月)에 대해서는 우순(虞舜) 때부터 해·달·별·강·바다·산 등 육종(六宗)에게 지내는 제사를 비롯하여 3대 때에는 교제(郊祭)를 통하여 백신(百神)의 왕인 일월을 숭배했고, 둘째로 산천에 제사하는 망제(望祭)와 나무 위에 짐승을 태워 연기로써 풍우의 은혜에 보답하는 유료사(槱燎祀) 등이 있는가 하면, 셋째로 토지신[社]과 오곡신(五穀神)에게 춘추로 지내는 사제(社祭), 넷째로 가내에 지내는 오사(五祀), 다섯째로 하느님과 귀신의 관념을 융합한 군신의 총위로 백신제(百神祭)를 지냄으로써 만민의 유화를 기도했으니, 이들은 모두 자연과 인간 사이의 가장 직접적인 교통이요 기원이었다.

대문에 제사의 방식은 대부분 높은 언덕에 올라 섶나무를 태우며 불길을 하늘에 올리며 제사지내는 번제(燔祭), 도는 시제(柴祭)·재제(載祭)·교천(郊天) 등의 방식이었다.

한편 강신(降神)을 기도하기 위하여 무용과 주술을 외는 남녀 무당, 즉 무격과 길흉(吉凶)화복을 점쳐주는 복서(卜筮)에 의하여 천지신명께 기원을 알리거나 천지신명의 뜻을 전달받기도 했으니 특히 거북껍데기[龜申; 卜]와 톱풀에 의한 운명의 진단이 성행한 것은 문헌을 통해서나 1928년 하남성 소둔촌에서 발굴된 갑골편(甲骨片)에 새겨진 수십만 조각의 복사(卜辭)에서 짐작할 수 있다.

주(周)대의 공주옹대(共主擁戴) 시대에 이르러서는 부족국가만의 별개의 자연 신앙만으로 집체의 유대를 갖기가 어려운바 공동의 상징과 공동의 사전(祀典)이 필요했으니 바로 정치와 종교의 일체화된 시대가 되었다. 이에 공동의 신, 즉 하늘, 혹은 하느님을 설정케 되었으니 중국 토착 종교사상 커다란 연진이랄 수 있다.

구상(具象)의 경배는 다신신앙이지만 한계가 있고, 초구상적인 제·천숭배(帝天崇拜)는 한계가 없는 진실의 최고 표현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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