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혁명과 식생활 문화의 변천사
산업혁명과 식생활 문화의 변천사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6.04.10 12:01
  •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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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과학기술대학교 식품과학부 교수 최진상

 
현재의 식생활 문화도 19세기 산업혁명을 계기로 과학적 농업기술, 도시 빈민의 증가, 중산층과 부유층의 증대, 식품산업의 발달 등 무척 많은 변화를 나타내고 있는데, 수학사의 ‘세계식생활문화’를 근간으로 살펴보자.

산업혁명과 함께 기계와 농장이 증가하면서 거대한 도시들이 생겨나고 인구 또한 폭발적으로 늘어났다. 따라서 유럽은 농업만으로는 많은 인구를 먹여 살릴 수 없었으나 신대륙으로부터 대규모 식량공급을 통해 어느 정도 해결이 가능해졌다.

또한 미국은 남북전쟁 이후 농업사회에서 공업사회로의 전환이 순조롭게 이루어 졌으나 다른 대륙들은 이와는 달랐다. 특히 유럽인들의 식민지로 있었던 나라들은 통치자들이 식민지의 공업발달을 저해함으로서 아시아와 아프리카의 많은 지역이 서양에 비해 경제발전이 뒤 처지게 되었다.

또한 19세기는 과학의 발전이 이루어진 시기로 자연과학의 발전과 더불어 식품관련 분야 즉 식품저장기술의 개발, 위생, 가공 및 영양에 관한 지식의 발전으로 식생활에서 많은 변화를 가져오게 되었다.

먼저, 과학적 농업은 토지가 부족한 베네룩스(벨기에, 룩셈부르크, 네덜란드) 지역의 사람들에 의해 우선적으로 시도되었다. 특히 네덜란드인들이 정기적인 수확과 유기비료를 사용하는 방법을 통하여 늘 토지를 비옥하게 하였고, 이들의 농법이 유럽의 다른 지역에 도입되어 윤작이 시작되었다.

초기의 산업혁명에 의해 동물의 사료공급이 원활해지면서 겨울철에도 소들을 살려 둘 수 있게 되었다. 따라서 곡물의 생산량이 증가하였고, 영국 농학자가 개발한 파종기가 도입되어 사용되었다.

유럽은 도시화와 공업화에 따라 공장이 늘어나면서 공장 근로자들을 수용하기 위한 도시들이 급조되었다. 그러나 갑작스러운 인구증가로 초창기 도시에는 항상 도시빈곤이 수반되었으며 그에 따른 불량 주택, 질이 낮은 음식, 비위생적인 환경 등에 의한 희생자들이 증가하였다. 수만 명의 어린이들이 질병뿐 아니라 영양불량으로 사망하였고, 주민들은 만성적 괴혈병을 앓았으며, 구루병과 결핵이 널리 퍼져 있었다.

이들에게 훌륭한 식사란 따뜻하고 배부를 수 있으며, 신속히 조리 가능한 것을 의미하였다. 가격이 싼 감자는 많은 사람들이 손쉽게 이용 가능한 재료였고, 주말에는 온 가족이 함께 고깃국, 스튜, 푸딩 등이 포함된 일요일의 정찬을 먹었다. 그러나 1845년 아일랜드에서 감자마름병으로 인한 감자기근이 일어나 아일랜드인들이 대규모로 미국으로 이주하였다.

한편 부유층에서는 예전에 비해 상당히 질서정연한 명칭을 가진 세 그룹의 코스요리를 즐겼다. 첫 번째 코스는 전채와 주요리로 구성되며, 구성은 수프-앙트레(가벼운 모듬 고기요리)-생선요리-오르되브르(위액분비촉진용)-가축, 새, 가금류 고기와 채소, 샐러드 등이었다.

두 번째 코스는 앙트르메(찬고기, 고기 젤리, 짭짤 달콤한 요리 및 채소)가 코스 사이의 요리로 제공되었다. 세 번째 코스는 빵과자 또는 얼름과자가 올려졌다. 다소의 변화를 주어 다양하게 코스의 변화가 나타나기도 하였다.

한편 개회기 이후 우리나라는 서양의 식품이나 요리법 내지는 식생활의 습관이 전해져서 한식과 양식의 혼합시대를 이루게 되었다. 궁중 수라간에는 서양요리 주방이 따로 마련되었고, 커피와 케이크도 즐기게 되었다. 우
유가 일반인들에게도 전해지기 시작하였고, 양반과 서민, 성별의 구별 없이 한 자리에 나란히 앉아 음식을 나누어 먹는 동등한 식사법이 시작되었다. 주식은 오늘날과 거의 같은 곡류, 육류, 어류, 해조류와 채소류가 재배되었다. 술공장, 정미공장, 두부와 떡을 만드는 공장이 설립되면서 식생활 풍속에 많은 변화를 주었다.

앞으로의 식생활은 식량의 생산 뿐 아니라 적절한 배분, 안전한 식량의 공급을 위한 노력과 함께 다른 나라의 식문화에 대한 올바른 이해가 필수적인 과제로 대두되고 있으므로 이러한 문제점들을 개선하기 위한 다양한 시도들이 이루어져야 함을 숙제로 남기는 시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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