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삶 지켜온 역사 산물, 성곽의 보존과 활용(9)
우리 삶 지켜온 역사 산물, 성곽의 보존과 활용(9)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6.04.20 19:32
  •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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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창교/진주문화원 향토사실장·문화재청 무형유산지기

 
지난 시간에 이어서 성곽 보존관리의 문제점을 몇 가지 거론해 보기로 한다.

첫째, 원형 보존과 유지를 생명으로 하고 있는 복원정비와 수리는 모두 같은 목적을 가지지만 복원이라는 의미보다는 수리에 중점을 두어야 한다. 복원이란 새로운 자재나 구조물을 사용함으로써 파악된 원래의 상태로 돌려놓은 것으로 풀이된다. 우리나라 실정은 문화재 수리라는 용어가 다수 사용되고 있다. 문화재 수리는 기존의 양식, 기존의 기법으로 수리하고 기존의 주변 환경도 보존한다는 사항을 준수하고 원형유지를 원칙으로 한다고 되어 있다. 그렇지만 자치단체에서는 오히려 복원 정비라는 단어를 사용하고 있어 더 우아한 멋을 풍기려고 한다. 사실 국가기관에서는 문화에 대한 복원 정비를 신중하고도 최소한으로 하고 있다. 그 결과 매년 문화재 수리보고서를 알려주고 있는 실정이다. 정확한 고증과 검증자료가 없을 경우에는 복원이라는 단어를 사용해서는 안 될 것으로 본다. 큰 의미의 복원보다는 작은 의미의 보수 정비라는 사업이 더 어울리는 말이 아닐까 한다.

둘째, 성곽을 관리하기 위한 실질적인 지침이 미흡하다.

성곽보존 유지를 위한 종합정비계획에서 평상시 관리항목, 관람객 안전, 성곽 보존 및 설계 시공, 활용방안 등이 제시되어야 하는데도 구체적인 내용을 담은 관리 지침이 마련되어 있지 않다는 점이다. 대부분의 성곽은 일정한 기준이 없이 제각각 임시응변으로 관리하고 있는 점이다.

셋째, 틀에 박힌 듯 성곽보존 방식에서 문제점이 드러난다.

성곽 형태나 쌓기 수법이 시대와 쌓는 주체에 따라, 특성에 따라 여러 형태로 축조되어 왔다. 그러나 대부분의 성곽은 조선시대 성곽 형태와 축조 방식에 맞추어 정형화된 형태로 보수 정비가 이루어지고 있다. 시대성과 역사성, 학술성을 충분히 고증하여 그 시대에 맞게 살아있는 성곽으로 정비되어야 한다고 본다.

넷째, 석재 선택에 또 다른 문제점이 대두된다.

오래 세월 자연환경의 영향으로 석재 자체가 고풍스럽게 변화된다. 일반인들은 석재 종류와 축조 수법이 동일한 것으로 알고 있다. 현실적으로 기존과 같은 질감이 나는 석재를 구입한다는 것은 사실상 어려우며 가공하더라도 자연 풍화된 질감을 나타내기에는 한계가 있다. 이에 고증자료를 수집하고 전문가 자문을 받아 기존 성곽에 근접한 재료와 수법으로 복원 정비해야 할 것이다.

다섯째, 성곽의 역사 연구에 한계가 있다.

성곽의 복원 정비는 멸실이나 훼손, 붕괴 우려가 있는 부분에 한하여 우선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는 실정이다. 성곽 전체에 대한 복원정비 계획이 수립되지 않는 상태에서 실태조사만으로 사업계획을 세움에 따라 성곽의 정비 방향이 달라진다. 성곽의 형성 시기와 과정, 목적 등을 조사한 후 정비사업이 추진되어야 할 것이다.

여섯째, 성곽 보존관리의 환경 대비에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보존관리 환경은 자연환경에 크게 지배를 받는다. 최근 기후변화로 산사태 등 자연재해와 등산객들의 무분별한 등산로 이용으로 크게 훼손되고 있다. 이에 대한 연구와 기초조사 미비, 성곽보존 전문인력의 양성, 복원 정비 후의 활용 문제 등 복원 정비 시 미비했던 다수의 문제점들이 도출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러한 성곽 보존관리의 문제점을 분석함에 따라 성곽유적의 보존 관리 및 활용 방안을 다음시간에 4가지 관점에서 거론해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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