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로교육과 직업교육
진로교육과 직업교육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6.04.24 19:22
  •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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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진/하동 화개초 교장·시조시인
 

나의 초등학교 때의 장래 희망은 몇 번이나 바뀌었다. 처음에는 과학자가 되는 것이었는데 어느 순간에 대통령이 되고 싶었다. 그러다가 중학생이 되고 고등학생이 될 때까지 무엇이 될지 생각해보지 않은 것 같다. 특히 중학생에서 고등학생이 될 때만 해도 우리나라는 중화학공업이 발달하고 있어서 고등학교는 기계공업고등학교가 특수고등학교로 만들어져서 좋은 조건으로 유혹하였고 열망의 대상학교가 되기도 하였다. 나도 가정형편상 부산에 있는 공업고등학교로 가려는 마음을 갖다가 담임선생님의 지도로 가까이에 있는 인문계 고등학교로 진학하였다. 그리고 고등학교 때에도 별다른 장래 희망이 없었는데 사관학교가 좋아보였고, 선배가 합격해서 간 학교이고, 또한 학비 걱정도 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희망을 했었는데 마음대로 되지 않았다. 결국은 교대로 방향을 틀어서 지금의 35여년의 교직생활을 하면서 사명감을 갖고 열심히 한 것 같다. 그러고 보면 그때에는 진로교육이나 직업교육을 제대로 받지도 않은 것 같기도 하다.


요즈음에는 진로교육을 많이 이야기한다. 중학교 2학년 쯤 되면 자유학기제로 진로체험학습을 하도록 하고 있으니 진로교육이 더 체감을 하게 된다. 물론 초등학교에서도 진로교육은 열심히 하고 있는 편이나 실질적인 진로교육은 할 수 있는 여건을 갖추고 있지 못하다고 보는 것이 맞지 않을까? 담임선생님이 학생들의 모든 것을 책임지고 하고 업무도 해야 하니 진로교육까지 한다는 것은 어려울 것이다. 물론 진로담당교사가 있는 학교는 예외일 터이지만 말이다. 나의 29년 교사생활을 되돌아보면 그 중에서 6학년 담임을 맡은 것이 8년이다. 그 때마다 거의 학년이 다지나 갈 때면 20년 후의 나의 모습을 글로 써보게 하였다. 그 때 쓴 글은 대부분이 직업을 자기의 희망으로 생각하고 있었다. 나 또한 그 것이 진로교육 인줄 알았으니깐 말이다. 직업을 갖는 것이 꿈이고 진로교육이라고 여겼으니 … 지금 생각해보면 자칫 커다란 실수를 저지른 것이 아닌지 염려가 된다.

사회가 빠르게 변하여 많은 직업이 생겨나고 없어지고 하였으니 말이다. 앞으로도 사회는 더 빠르게 변할 것이다. 또한 직업도 새롭게 많은 것이 생겨날 것이고, 없어질 것이다. 그렇게 뻔하게 보이는 것을 아이들에게 직업을 꿈으로 갖게 하는 것은 모순이 될 수도 있을 것 같다. 미래 학자들은 현재의 유망 직업들도 미래엔 없어지거나 축소될 것이라고 하니 어떻게 아이들에게 진로지도를 할지 어려운 일이다. 앞으로 진로 지도하려면 공부도 많이 하고 미래를 내다볼 줄 아는 힘도 길러야 할 것이다. 그리고 직업보다는 어떠한 사람이 될지를 아이들에게 꿈을 갖도록 하는 것이야 말로 중요하지 않을까? 그렇게 하다 보면 아이들은 자기가 좋아하고 소질이 있는 능력을 찾아 갈 것이고, 하고자 하는 사람이 되기 위해서 미래에 있는 다양한 직업 중에서 찾게 될 것이다. 20세기에 꿈을 키우고 교육을 받은 기성세대가 21세기에 자라나고 교육을 받는 아이들이 22세기에 살아갈 꿈에 대하여 어떻게 하라고 하는 것이 맞을지도 고심해볼 일일 것이다. 직업에는 귀천이 없다고 말들 하지만 과연 그럴까? 북유럽이나 유럽에는 직업에 대한 차별이 없이 서로의 자부심을 가지고 존중하는 곳이 많다고 하는데 우리가 살고 있는 아시아에는 그렇지가 않다. 그것은 아이들보다 어른들 즉 기성세대가 보는 눈이 아이들에게 그렇게 물들이고 기르는 것이 아닐는지…

우리나라엔 요즈음 대학을 나와서 직장을 구하려는 준비생들이 대학을 가기 위한 입시 전쟁 못지않게 치루고 있다. 그래서 실업률이 높다고 한다. 하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어렵고 힘든 일을 하지 않고 편하고 수월하면서 돈을 잘 벌고 권력이 있다고 하는 그러한 직종을 선택해서 그렇지는 않을까? 교육의 새바람이 불고 있다. 배움 중심의 교육에다가 진로교육을 중요시하는 교육으로 말이다. 하지만 그것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도 직업에 대한 국민들의 사고가 바뀌는 것이 우선시 되어야 하지는 않는지, 아이들 스스로 자기의 진로에 대하여 자기의 능력과 좋아하는 일 등에 맞도록 가꾸어 가는 것이 중요하고, 직업에 대한 평등한 의식을 갖도록 하는 것도 함께 만들어 가야 하는데, 어른들이 어떠한 사람이 되라고 강요하고 이끌어가는 것은 역효과를 내지 않을까?

앞으로 컴퓨터가 더 발달하고 지능화된 로봇이 더 완전하게 만들어지면 인간이 하는 많은 일들을 대신하는 것이 다반사가 될 것이다. 이러한 일에 대비를 하고 미래 사회에 행복을 추구하면서 살아 갈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아이들 스스로 미래의 예측 불가능한 많은 일들을 겪고 이겨 나갈 수 있도록 경험하면서 즐겁게 자신이 할 수 있는 힘을 지금부터 키워나가야 할 것이다. 미래가 아이들의 즐겁고 행복한 삶이 기다리는 사회가 되기를 바라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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