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말파문 박달호 산청부군수 사퇴해야
막말파문 박달호 산청부군수 사퇴해야
  • 산청/정도정기자
  • 승인 2016.04.24 19:22
  • 14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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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도정/제2사회부 본부장(산청ㆍ함양ㆍ거창)
 

박달호 산청부군수는 자신이 지휘하고 있는 부하 공직자들에 대해 “서글프고 한심하다”고 말하는 가 하면 산청군 싱크탱크인 한방항노화 포럼 위원들에 대해서는 “예산을 쓸 수 있는 안을 가져오라고 해도 가져오지도 못하면서 말만 번지르게 한다”고 말해 막말 파문이 일고 있다.


우리사회는 다른 것은 몰라도 말에 대해서는 엄격하다. 19대 총선에 나왔다가 막말파문으로 사퇴한 김용민 후보를 비롯하여 아나운서 비하발언으로 국회의원직을 사퇴한 강용석 변호사, 최근 당대표에 욕설을 해 출당당한 윤상현 의원, 대표적인 막말 인사로 분류돼 공천에서 배제된 정청래 의원 등 우리사회는 막말인사에 대해서는 예외없이 공직사퇴 등으로 엄격하게 다룬다.

이번 박달호 산청부군수의 부하직원에 대한 막말이나 자문교수에 대한 비하발언등도 가벼이 넘길 일은 아니라는 게 필자의 생각이다. 비록 박 부군수가 막말로는 김용민, 정청래, 강용석, 윤상현 급(?)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공직자로서 품위나 자세에는 한참 미치지 못하는 발언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박달호 부군수가 스스로 자신의 거취를 결정하는 게 옳다고 필자는 생각한다. 그렇지 않을경우 사태는 일파만파로 커질 것이다.

벌써 그런조짐이 보이고 있다. 산청한방항노화 포럼의 위원들은 박달호 부군수의 막말에 반발, 내달 3일로 계획된‘산청군 한방 항노화 산업의 성공적인 사업화 방안과 산청군 한방항노화 산업 정책적 모델 개발’을 위한 토론회를 무기한 연기해 줄 것을 요청하고 있는 상태다.

사실 항노화포럼 위원으로서는 이만 저만 억울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이번 박부군수의 막말 대상이 된 서울대 장태수 교수는 지난해 8월 26일 창립총회 시 “산청군 항노화에 대한 문제제기와 비전공유는 충분히 이루어진 셈”이라며 “이제부터는 행동에 옮겨 성과를 내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이날 장 교수는 “현재 동의보감촌으로는 항노화 센터로 기능하는 데 한계가 많다”며 “동의보감촌을 항노화센터로 만들어 가기 위해서는 산청군 공무원들이 똘똘 뭉쳐 국비와 도비를 확보하던지 아니면 투자의향이 있는 민간 기업을 발굴해 대폭적인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투자를 유치하던지 양단간에 결단을 해야 할 때가 됐다”고 말했다. 또한 “그렇지 않고서 산청군 항노화 메카를 논의하는 것은 공허한 구호로 그칠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했다. 너무나 지당한 지적이라고 할 수 있다.

그래서 본 기자가 이와 관련해 박 부군수에게 “장 교수를 포함한 위원들의 우려가 현실로 나타나지 않도록 행동을 보이고 성과를 보여야할 때”라며 군의 입장을 묻자 박 부군수는 “장 교수에게 실제로 예산을 투입해서 할만한 사업을 제시하라고 요구했더니 정작 가지고 오지도 못하더라”며 “말은 번지르하게 하는데 실제로 실체는 없다”고 말했다. 이는 비판이라기 보다는 인격모독적인 성격이 강한 발언이 아닐 수 없다.

박 부군수가 항노화포럼 위원에 대해 이렇게 생각하고 있었다면 항노화 포럼을 지속할 이유도 없는 것 아닌가. 박 부군수의 말대로라면 ‘산청한방항노화포럼’역시 허기도 군수의 전시행정을 위한 하나의 유명무실한 기구에 불과했다는 의미가 된다.

또한 공무원들에 대한 박 부군수의 발언 또한 위험 수위를 넘어 상급자로서의 갑질에 해당할 만큼 부하직원을 무시하는 처사에 해당된다 할 것이다.

박 부군수는 회의 도중 한 발언이 외부로 유출된 것과 관련해 “실·과장들이 실망스럽고 한심하다”며 자신의 발언이 정당한 것처럼 미화하려 했고 “직원들이 나보고 일을 너무 많이 시켜서 평생동안 부군수 할거냐고 할 정도로 역동적으로 일 해왔다”며 자신의 업적을 부추켰다. 이어 “실·과장들이 너무 나태해졌다. 근본적인 취지도 모르는 실·과장을 데리고 일하는 내가 서글프다”는 막말도 여과없이 내뱉었다.

박 부군수의 일탈행동은 계속 이어졌다. 22일자 보도 이후에도 박 부군수는 기자에게 말한 제보자를 색출하기 위해 “통화내역 등을 수사의뢰해 공무원 생활을 못하게 하겠다”는 등의 협박성 발언도 서슴치 않았다는 제보조차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비단 공직에 근무하고 있다 하더라도 상급자의 부당한 지시나 명령은 거부할 수 있어야 하는게 당연하다. 그런데도 부당한 지시를 일삼고 여론을 막으려 하고 군이 위촉한 자문위원을 부정하며 폭언과 협박성 발언을 일삼는 박달호 부군수는 잔여 임기를 떠나 본인 스스로 사태에 대한 책임을 지고 자진 사퇴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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