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르신들 오늘 하루 근심 지우고 행복하게 즐기세요”
“어르신들 오늘 하루 근심 지우고 행복하게 즐기세요”
  • 글/김영우 선임기자·사진/이용규기자
  • 승인 2016.04.26 19:35
  •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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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주 여래사 제22회 어르신 경로위안잔치 마련 ‘성황’

▲ 26일 여래사 신도회, 사회봉사 불국정토회와 함께 ‘제22회 노인들을 위한 시민위안 경로잔치’를 진주학생실내체육관에서 어르신 15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성황리에 개최했다.
동봉스님·불국정토회 마련…어르신 1500여명 참석
경비전액 자체수입으로 충당 사찰수입 사회환원 귀감
“앞으로도 힘 닫는데까지 어르신 위해 행사 계속할 것”

“우리나라의 발전과 번영, 자식들의 안녕을 위해 평생 고생하신 어르신들 오늘 하루는 모든 근심걱정 털어 버리시고 마음껏 웃고 즐기면서 행복한 하루 보내세요”

30년 넘게 우리사회의 소외이웃들을 위해 사회봉사활동을 꾸준하게 펼쳐 온 진주 여래사 주지 동봉 스님이 올해도 변함없이 지역 어르신들을 위한 경로잔치를 가정의 달을 앞두고 마련해 칭송을 받고 있다.

동봉 스님은 26일 여래사 신도회, 사회봉사 불국정토회와 함께 ‘제22회 노인들을 위한 시민위안 경로잔치’를 신안동 소재 진주학생실내체육관에서 성황리에 개최했다. 여래원 경로잔치는 1979년 4월 구 제일극장에서 처음으로 열린 이래 해마다 빠짐없이 개최되면서 진주지역 어르신들과 시민들의 큰 관심과 호응을 얻고 있다.

▲ 동봉 스님이 경로위안잔치에 참석한 어르신들과 담소를 나누고 있다.
이날 행사에는 진주지역 어르신 1500여명이 참석해 자리를 메웠으며, 자원봉사자들이 정성껏 마련한 점심공양과 함께 지역 예능인인 고명의씨의 사회로 지역가수인 박현민, 공나희, 치예나씨 등 가수들의 흥겨운 공연과 함께 푸짐한 선물이 마련돼 어르신들의 눈과 귀를 즐겁게 했다.

여래사 동봉스님은 지난 30여년간 관내 형편이 어려운 청소년 장학금을 비롯, 재소자, 낙도 어린이, 노인 등 소외된 이웃을 위한 지원을 꾸준히 이어와 이날 행사의 의미를 더했다.

특히 동봉 스님이 지난 1979년부터 해마다 열고 있는 경로잔치는 그동안 22회째를 치르면서 연인원 3만명이 넘는 어르신들이 참여했으며 경비만도 5억여원을 넘었지만 외부단체나 개인의 후원금은 일체 없이 경비 전액을 자체수입으로 충당해 사찰 수입의 사회환원 차원에서 귀감이 되고 있다는 평을 받고 있다.

이날 잔치에 참여한 이희순 할머니(79·진주시 상봉동) 할머니는 “해마다 친구들과 함께 경로잔치에 참석하고 있는데 동봉 큰스님의 한결같은 베품에 늘 감사드리며, 부처님의 자비정신을 스님에게서 항상 느낀다”며 흥겨운 가락에 맞추어 덩실덩실 춤을 췄다.

김정호 할아버지(75·진주시 신안동)는 “행사를 마련하려면 적지 않은 경비가 소요될 터인데 스님께서 해마다 경로잔치 행사를 마련해 주셔셔 너무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이날 잔치에는 불국정토회 자원봉사자 등 100여명이 행사 준비와 진행을 도맡아 큰 힘이 됐다.

여래사 동봉 주지스님은 인사를 통해 “우리 사회를 유지, 발전시킨 공로자들인 노인세대에 존경과 감사의 마음으로 매년 잔치를 가진다”며 “노납이 칠순을 넘었지만, 앞으로도 힘 닫는데까지는 계속 어르신들과 즐거운 하루하루가 되는 삶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동봉 스님은 평생 소외된 이웃과 함께 하면서 지역사회를 위해 봉사하는 일에 보람을 느끼고, 지난 79년부터 매년 경로효친을 실천해 왔으며 교도소 재소자 교화사업, 소년소녀 장학금지급, 낙도어린이 지원, 어린이 놀이터 놀이시설 설치, 수재민 돕기 등으로 40여년동안 한결같은 이웃사랑과 진정한 자비를 몸소 실천하면서 각계로부터 존경을 받고 있다.

동봉 스님은 경로사상의 쇠퇴로 각종 사회병리 현상이 심각한 현실을 안타까워 생각하며 어른을 공경하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지난 1979년부터 올해까지 40여회에 걸쳐 어르신들을 모시고 시민위안잔치를 해마다 베풀면서 경로효친 사상을 몸소 실천하면서 어르신들로부터 한껏 존경을 받고 있다.

▲ 동봉 스님과 여래사 신도회, 불국정토회 자원봉사자들 모습.
스님은 또한 지난 2000년부터 매월 진주시 상봉동동 관내 65세 이상 어르신들의 생일잔치를 베풀어 음식대접과 노래, 춤 등으로 하루를 즐겁게 해드려 지금까지 경로잔치를 통해 3만여명의 노인들에게 기쁨을 제공했고, 생일잔치도 60여회에 걸쳐 400여명에게 잔치상을 차려드리고 있다.

동봉 스님은 저소득가정 학생들에게 훌륭한 사회역군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1999년부터 올해까지 상봉동동에 거주하고 있는 저소득가정 학생 260여명에게 18회에 걸쳐 모두 9220만원의 장학금을 전달해 왔다. 이렇게 장학혜택을 입은 학생들은 사회각계에서 동량으로 활동하고 있다.

스님은 올해도 지난 2월 관내 어려운 가정의 중학생에게 각 20만원, 고등학생에게 각 30만원 대학생에게 각 50만원 등 30명의 학생에게 총 1100만원의 장학금을 전달하고 대화의 시간을 가지면서 학생들이 꿈과 희망을 잃지 않고 학업에 정진할 것을 당부했다.

▲ 동봉 스님이 어르신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한 지역가수들과 함께 기념촬영을 가졌다.
동봉 스님은 의곡사 주지 취임 이후인 지난 1971년 4월부터 부모 없이 생활하는 고아들과 가정형편이 어려운 중·고교생과 진학을 포기해야만 하는 학생들에게 학비를 조달하면서 시작한 봉사활동이 지금은 어르신은 물론 재소자 등 사회각계의 다양한 계층으로 퍼져 나가면서 다방면에서 봉사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동봉 스님은 또한 지난 1975년부터 매년 진주교도소를 방문해 위문공연과 떡과 위문품을 전달하고, 출감자에게는 취업까지 알선하는 등 자활의 터전을 마련해줘 이들에게 용기와 희망을 안겨주고 있다.

동봉 스님은 “봉사는 조건 없이 베푸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사회로부터 소외돼 있던 어르신과 청소년들에게 사랑의 씨앗을 뿌려, 그 씨앗이 멋진 열매가 돼 찾아올 때 가슴 뭉클하고 행복과 보람을 느낀다”며 “별로 할일도 없는데 과분한 상을 받게 되는 것 같다”며 겸손해 했다.

동봉 스님의 조건없는 봉사활동은 각계로부터 인정을 받아 2013년에는 청와대에서 박근혜 대통령으로부터 직접 대통령 표창을 전수받았으며, 지난 2008년에는 제8회 진주시민상을 수상하는 등 수도 없이 많은 수상을 한 바 있다.

 
진주 여래사 동봉 스님 인터뷰
“경로효친 사상 갈수록 퇴색돼 너무 안타깝다”
“젊은이들도 언젠가는 늙는다는 사실 알아야”

동봉 스님의 어르신 사랑은 남다른데가 있다. 35년이 넘도록 어르신들을 위한 경로잔치와 생일잔치를 열어 오면서 경로효친 사상을 몸소 실천하고 있다. 올해 22회째 마련한 어르신 경로위안잔치도 이같은 어르신 사랑의 일환이다. 스님이 어르신 사랑을 실천한 계기가 궁금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어르신 경로위안잔치가 올해로 22년째 열리고 있는데 행사를 시작하게 된 계기는
▲우리나라가 1970년도에 접어들면서 경제개발로 살기가 조금 나아지면서 핵가족문화의 확산으로 어르신들을 등한시하는 분위기가 생겨나기 시작했다. 이런 사회적 분위기를 보면서 잘못하면 우리고유의 가장 중요한 덕목인 경로효친 사상이 자칫 사라질 것 같은 생각이 들어서 이래서는 안 되겠다 싶어 1979년에 제일극장에서 처음 어르신들을 위한 경로잔치를 시작하게 된 것이다. 당시만 해도 재정이 열악해 매년 행사를 하지 못하다가 요즘은 능력도 되니 매년 열고 있다. 그래서 경로잔치를 시작한 햇수로는 30년이 넘었지만 행사 횟수는 22회가 것이다.

-우리나라 어르신들의 역할을 평가하자면
▲해방 이후 헐벗고 굶주리던 우리나라를 지금의 반석으로 올려 놓은 것은 어르신들이 허리띠를 졸라가며 자식들을 어렵사리 공부를 시켰기 때문이다. 경로정신의 발현 없이 효도를 기대할 수 없다. 그러므로 효심은 경로의 열매인 셈이다. 부모나 어르신을 섬기는 모습은 얼마나 위대하고 거룩한가. 경로는 가히 세상사람 모두가 지켜야 할 덕목이며 효도와 윤리와 도덕의 이치이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우리 사회의 경로효친 사상은 날이 갈수록 퇴색되면서 어르신들이 퇴물 취급 당하고 거추장 스러운 존재로 각인되는 일이 버젓이 벌어지는 현실이다.

-우리사회에서 갈수록 어르신들의 입지가 좁아지고 있는데
▲과거 우리 사회에서는 어르신들이 받들어졌다. 하지만 언제부터인가, 어르신들의 권위가 무너져 내리기 시작했다. 도시화와 개인주의화로 치닫는 핵가족사회에서는 지난날과 같은 권위나 설득력의 설자리가 날로 좁아지고 있다. 어르신들이 어른으로 대접을 못받는 것은 고사하고 학대 당하고 젊은세대로부터 ‘짐짝’ 취급을 당하는 세태는 우리 사회의 서글픈 자화상이다. 더 기가 찬 것은 어르신 학대의 대부분이 배우자와 아들, 며느리 등 가족에 의해 발생하면서 이를 가정내 문제로 치부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원인이야 어찌 됐든 어르신 학대는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어르신 공경을 위해 젊은이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은
▲근본적인 문제는 효도와 어른 공경심의 추락 현상이다. 오죽하면 어르신들의 입에서 '무자식이 상팔자'라는 자조 섞인 한탄이 자연스럽게 나오겠는가. 이 모두가 물질만능에 젖은 우리 사회의 책임이 아니겠는가. 경로사상의 퇴색은 물질문명의 지배와 핵가족화에 떠밀린 것이 원인으로 볼 수 있다. 어른신들의 깊고도 큰 희생이 없었다면 오늘날 우리 젊은이들이 어떻게 세계에서 몇 손가락 꼽히는 풍요를 누릴 수 있겠는가. 우리 모두 가슴에 손을 얹고 생각해보자. 젊은이들은 항상 젊음을 유지할 수 있을 것 같은가. 당신들도 언젠가는 늙게 된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글/김영우 선임기자·사진/이용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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