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천 오도산 한국표범 마지막 서식지
합천 오도산 한국표범 마지막 서식지
  • 합천/김상준기자
  • 승인 2016.04.28 19:01
  •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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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출·운해 촬영명소 사진작가들로 장사진 이러
 

합천 오도산(吾道山)은 합천군과 거창군 가조면의 경계를 이루는 높이 1134m의 산으로 합천군에서는 가야산 다음으로 높은 산이다. 한국 마지막 표범의 서식지로 알려져 있으며 특히 일교차가 많이 나는 나레는 산자락에 운해가 걸려 일출과 함께 장관을 이룬다.


◆오도산과 두무산
이 산은 옆에 나란히 자리 잡고 있는 두무산(1038m)과 함께 6∼70년대 어려운 시기에 약초와 산나물 채취로 산자락에 터 잡아 사는 주민들에게 큰 의지가 되었다. 지금은 숲으로 우거져 원래의 모습을 되찾아가면서 고로쇠 수액채취 등으로 주민소득에 기여하고 있다.

오도산 정상에는 80년대 중반 통신중계소를 설치하면서 길을 내어 산 정상까지 승용차로 오를 수 있어 사진촬영이나 산악자전거, 기체험 등 다양한 목적으로 산을 찾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오도산이 소재한 합천군 묘산면에서는 통신중계소 설립당시 부지를 조성하면서 산 정상을 13m 깎아내자 면민과 출향인사들에게 피해가 있다며 13m 높이의 탑을 조성하고 매년 4월 둘째 주 일요일을 면민의 날로 정해 산신제를 올리고 있다.


 

 

◆일출, 운해 촬영명소
산 정상에 오르면 겹겹이 쌓인 산과 합천호 전경이 장관을 이룬다. 남쪽으로는 황매산, 서쪽으로는 덕유산이 보이고 북쪽으로는 가야산 등 유명한 산들이 병풍처럼 둘러쳐져 있다. 일교차가 많이 나거나 비온 다음날 안개가 피어오르면 운해 촬영을 위한 사람들로 장사진을 이룬다.

인터넷에는 오도산 일출과 운해를 찍은 사진이 많이 올라와 있는데 한결 같이 감탄과 구름 위를 걷는 듯한 황홀한 느낌을 전하고 있다. 사진 제목도 안개바다, 구름바다, 여명, 해무, 오도산 사계 등 다양한 이름으로 변화무쌍한 자연을 표현하고 있다.

 

 

◆한국의 마지막 표범 서식지
한국표범은 백두산 호랑이와 함께 한반도 전역에 고루 분포되어 개체수가 많은 편이었으나 일제강점기인 1919∼1942년 조선총독부에서 해수구제(害獸驅除-해로운 동물 제거)를 명목으로 총기사냥을 허락하면서 개체수가 급격히 줄어들었고 6.25전쟁으로 먹이사슬이 끊어지고 서식지가 파괴되어 멸종에 이르렀다.

이후 몇 차례 표범과 호랑이가 잡혔다는 이야기가 있었으나 최후까지 생존한 표범은 1962년 2월 11일(음력 1월7일) 오도산에서 잡힌 표범이 한국의 마지막 표범이다.

이 표범은 오도산 입구에 있는 가야마을 황홍갑(黃紅甲, 1923년생)씨가 노루를 잡기위해 설치한 덫에 걸린 것을 포획해 1962년 2월 20일 서울의 창경원 동물원에 기증했다. 인계 당시 표범은 한살 된 수컷으로 10kg정도였으며 한표(韓豹)라는 이름으로 살았다.

동물원에서는 한표의 자손을 남기고 싶어 했지만 암컷표범이 발견되지 않았다. 어쩔 수없이 인도표범 암컷을 구입해 동거를 시켰고 무사히 교미가 이루어져 1972년 두마리의 새끼를 낳았다. 모두 암컷이었다. 하지만 이후에는 어찌된 일인지 인도표범은 임신을 하지 않았다.

오도산 표범은 1973년 8월 19일 사육 된지 11년 5개월 만에 과체중(87kg) 등으로 순환기 장애를 일으켜 숨을 거두어 한반도에서 표범이 사라지게 됐다. 합천군에서는 최근 가야마을 주민들의 진술과 일본인 동물문학자 엔도 키미오(遠藤公男)가 쓴 ‘한국의 마지막 표범’을 바탕으로 이러한 내용을 담은 표지석을 표범이 서식했을 것으로 추정되는 주춤바위 위쪽에 설치했다.

 

 

◆먹거리와 주변 관광지
오도산 진입로 초입에 위치한 묘산면 소재지에는 토종흑돼지 전문식당이 늘어나 쪽갈비 찜, 삼겹살, 사태찌게 등의 메뉴로 호황을 누리고 있다. 면내에는 2만여 두의 돼지를 사육하고 있는데 특히 흑돼지를 사육하는 농가에서는 지역 내 식당에 우선 공급해 안정적인 유통망을 구축했다. 주말에는 인근 대구 등지에서 계모임 등 단체손님이 자주 찾고 미식가들의 방문도 이어지고 있다.

오도산 주변에는 합천군에서 직영하고 있는 오도산자연휴양림과 묘산면 화양마을에 있는 천연기념물 제289호인 소나무와 민속자료 제18호, 제206호로 지정된 윤씨고가와 묵와고가 등이 있다. 합천/김상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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