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식생활 문화와 상차림
우리나라의 식생활 문화와 상차림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6.05.15 18:50
  •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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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진상/경남과학기술대학교 식품과학부 교수
 

우리나라는 사계절이 뚜렷하여 절기마다 다양한 식재료들의 생산으로 이들을 이용한 계절음식과 향토음식이 발달되었는데, 그 식생활 문화와 상차림의 형식에 대하여 수학사의 <세계식생활문화>를 통하여 상식을 넓혀 봅시다.


우리의 오랜 식생활 문화는 자연적, 사회적 환경의 변화에 따라 영향을 받으며 형성되어 왔다. 뚜렷한 사계절의 변화는 다양한 절식과 시식을 즐기는 풍습과 발효음식의 발달을 가져왔고, 가부장적인 가족제도와 통과의례는 큰 상이나 제례음식의 차림새를 중요시하여 식생활에 많은 영향을 주었다.

우리나라 음식의 상차림은 준비된 음식을 한번에 모두 차려 놓고 먹는 공간전개형으로 독상이 기본이다. 밥이 주가 되고 반찬이 부가 되어 반드시 음식이 놓이는 장소가 정해져 있어 상차리기가 매우 중요시되고 그 형식이 까다롭다.

상차림은 한상에 차려지는 주식을 중심으로 찬품의 종류와 가짓수 그리고 배열 방법을 의미하며, 하나의 상차림이 되는 여러 음식들의 내용을 적은 것을 음식발기(飮食發起, 또는 찬품단자 饌品單子)라고 한다.

우리의 전통 상차림은 전통적으로 독상을 기본으로 하며 주식에 따라 반상, 점심이나 간단한 손님상으로 내는 장국상(면상)과 죽상, 술을 대접하기 위한 주안상, 다과상으로 나눌 수 있다. 또 목적에 따라 행해지는 의례식 상차림으로는 출생 때의 삼신상부터 백일상, 돌상, 혼례상, 회갑 때의 수연상 및 조상께 차리는 제상, 차례상 등이 있다.

일상식의 상차림으로 식사하는 사람의 수에 따라 독상과 겸상으로 구분하며 손님에게는 독상으로 대접하는 것이 전통이었다. 영양과 맛을 고려하여 다양한 재료와 조리법을 선택하고 음식을 차릴 때에는 담는 음식의 높이도 일정하게 한다. 밥그릇은 상의 앞줄 중간보다 왼쪽에, 국그릇은 그 오른쪽에 놓아야 하며 국물 있는 그릇은 오른쪽 가까이에, 수저는 반드시 오른쪽에 놓는다.

그 중 반상차림은 밥과 찬을 주로 하여 차리는 상차림으로 아랫사람에게는 밥상, 어른에게는 진짓상, 임금에게는 수라상이라 불렀다. 3첩, 5첩, 7첩, 9첩, 12첩이 차려지는데, 첩이란 뚜껑이 있는 반찬 그릇을 말하는 것으로 밥, 국, 김치, 장류, 조치(찌개), 전골, 찜 등을 제외한 반찬의 수를 말한다.

그 외에도 국수나 만두, 떡국을 주식으로 차리는 장국상차림, 죽을 주식으로 차리는 죽상차림, 술과 함께 안주를 곁들이는 주안상차림, 다과만 대접하는 다과상차림, 명절이나 잔치에 많은 사람들이 모였을 때의 교자상차림 등이 있다.

의례식 상차림은 사람의 출생에서 죽음에 이르기까지 반드시 통과해야 하는 몇몇 과정이 있는데 이를 통과의례라고 한다. 즉 탄생, 삼칠일, 백일, 돌, 관례, 혼례, 회갑, 회혼례, 상례 제례 등의 통과의례를 거치게 되며, 각 의례에는 그 의미를 상징하는 특별한 음식과 지켜야 하는 예법이 전해지고 있다.

의례식 상차림에는 간절한 소망과 복을 비는 마음, 희로애락을 함께 공유하는 상징적인 의미가 담겨 있다.

돌상에 마련된 물건 중 아기가 무엇이든 먼저 집는 것에 따라 아기의 장래를 점치며 즐거워한다. 쌀은 먹을 복, 대추는 자손의 번영을, 흰 타래실과 국수는 장수를, 붓, 먹, 벼루, 책은 학문이 탁월하기를, 활과 화살은 용감하고 무술이 능하기를, 색실, 자, 실패는 여자가 바느질을 잘 하기를 바라는 뜻에서 놓는 옛 풍습이다. 요즈음은 남녀에 따라 돌상에 놓는 물건들의 차이가 없으며, 그 종류도 현실에 맞게 변화하는 경향이 있다.

봉치(채)떡이란 신랑 집에서 함을 보내 신부 집에서 받는 납폐의식 때 신부 집에서 준비하는 떡이다. 찹쌀과 붉은 팥으로 시루떡을 시루에 앉히고 맨 위에 대추와 밤을 중아에 놓아 함이 들어올 시간에 맞추어 쪄서 준비한다. 함이 들어올 때 북쪽으로 향한 곳에 돗자리를 깔고 상을 놓는다. 상 위에 붉은 천을 깔고 그 위에 떡시루를 얹어 놓고 함을 받아 시루위에 놓고 북향재배한 후 함을 연다. 봉치떡을 찹쌀로 하는 것은 부부의 금슬(琴瑟, 거문고와 비파)이 찹쌀처럼 잘 화합하라고 하는 뜻이고, 붉은 팥의 고물은 화를 피하라는 뜻이며, 대추와 밤은 장수와 다산, 풍요를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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