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찰의 비밀(3)
사찰의 비밀(3)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6.05.23 18:36
  •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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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경익/전 경남과학기술대학교 토목공학과 겸임교수
 

일반적으로 절의 시설은 전(殿)이나 각(閣)으로 나타내지만 부처님의 진신사리(眞身舍利)를 봉안한 절은 보궁(寶宮)이라 하여 궁(宮)으로 높여 부른다. 사찰의 중심은 금당(金堂)이라고 하며 일명 또는 주불전(主佛殿)이라고도 하는데 일반적으로 대웅전(大雄殿)이라고 한다. 금당에는 사찰에 모시는 최고 어른 즉 부처님이 계신다. 주불전에 부처님이 없는 경우는 보궁사찰(寶宮寺刹)또는 적멸보궁(寂滅寶宮)이라고 하는데 석가모니불의 몸에서 나온 진신사리(眞身舍利)를 모신 전각(殿閣)으로 석가모니불이 미혹(迷惑)의 세계를 벗어나 항상 적멸의 낙(樂)을 누리는 곳이다. 사리(舍利)를 모셨기 때문에 예불을 올릴 불상(佛像)을 따로 봉안하지 않고 불단(佛壇)만 설치해 둔다. 부처의 존상이나 후불탱화(後佛幀畵)도 없고 다만 법당 바깥에 사리(舍利)를 모신 탑이나 계단(戒壇)을 설치한다. 적멸보궁은 신라시대의 건축물이다. 신라시대인 647년(진덕여왕 재위기간)경 자장율사(慈藏律師:590∼658)에 의해 처음으로 창건되었다.


우리나라에는 5대 보궁(寶宮)이라고 하여 경남 양산시 하북면 영취산 통도사(通度寺)·강원도 오대산 중대(中臺)의 상원사(上院寺)·강원도 정선군 고한읍 고한리 태백산(太白山) 월정사(月精寺) 말사(末寺)인 정암사(淨岩寺)·강원도 영월 사자산 법흥사(法興寺)·강원도 인제군 용대리 설악산(雪嶽山) 봉정암(鳳頂庵)이 있으며 그 외에도 강원도 동해시 삼화동 삼화사(三和寺)·강원도 양양군 설악산 계조암(繼祖庵)·충남 공주시 태화산 마곡사(麻谷寺)·대구 달성군 비슬산(琵瑟山) 용연사(龍淵寺)·경남 사천시 곤명면 용산리 다솔사(多率寺)·경남 고성군 개천면 옥천사(玉泉寺)가 있다.

절에는 왜 전각(殿閣)도 많고 부처님도 많을까? 불교를 석가모니 부처님을 숭배하고 따르는 종교라고 정의하는 것은 맞지 않는 설명이다. 불교는 진리를 통해서 스스로 깨쳐 완전한 열반(涅槃)을 증득(證得)하여 부처가 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종교이다. 그래서 깨친 사람이 석가모니 부처님 한분뿐이 아니고 아미타불이나 비로자나불 또는 미륵부처님 같은 다양한 부처님이 존재한다. 그래서 불교에서는 많은 종파가 있는 것이다. 또한 단청(丹靑)은 왕궁과 사찰에만 할 수 있었다. 이는 절은 궁궐보다 귀하고 부처님은 왕보다 높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절에 가면 불전사물(佛殿四物)이라고 하여 종(鍾)·법고(法鼓)·운판(雲版)·목어(木魚)가 있다. 종을 울리는 이유는 지옥에서 고통 받는 이들에게 평안을 주고 이들을 구제하겠다는 의미가 내포되어 있는데 큰 종도 있고, 손으로 잡고서 흔들어 치는 작은 종도 있다. 작은 종은 흔히 요령(搖鈴)이라고 한다. 크기와 모양은 다르지만 이것은 49재나 천도재 등을 지낼 때 돌아가신 영혼을 위무하기 위해 사용한다. 또한 상여가 나갈 때 상두꾼도 이 요령을 흔들며 상여소리를 한다. 쇳소리는 죽은 사람을 인도할 때 사용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기 때문이다. 법고는 예불할 때나 의식 때 치는 큰 북인데 길짐승을 인도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으며 운판은 절에서 식사시간을 알리기 위하여 치는 구름 모양의 금속판인데 청동 또는 쇠로 만들었는데 날짐승을 인도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으며 물고기 모양의 목어는 불교 경전을 읽을 때 두드리는 제구인데 나무로 잉어처럼 만들어서 종각의 대들보에 매어 달아 놓았는데 물고기는 잠을 잘 때도 눈을 감지 않기 때문에 늘 깨어 있으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개인이 지은 절은 과거에는 ‘난야(蘭若)’라고 해서 구분했다. 난야란 아란야(aranya)를 음차해서 축약한 것이다. 본래는 숲속의 고요한〔寂靜〕수행처를 의미했다. 그러나 난야는 현재 거의 사용되지 않고 있다.

오신채(五辛菜)는 불교에서 금하는 다섯 가지 채소로 한국 사찰에서 특별히 먹지 못하게 하는 음식이다. 마늘·파·부추·달래·무릇의 다섯 가지로, 대부분 자극이 강하고 냄새가 많은 것이 특징이다. 율장(律藏)에 따르면, 이러한 음식을 먹으면 정신에 자극이 생겨 맑은 정신이 흐려지게 되므로 금하게 하고 있다. 그러나 요즘에는 이들 음식이 식욕을 돋우고 정력을 높이는 데 도움을 주는 강장제로 알려져 있다. 불교의 표시로 쓰는 卍(만)자의 뜻은 吉祥(길상)의 표시로 부처님의 덕과 광명의 의미를 담고 있으며 부처님의 가르치심이 진실하다는 뜻이다. 사찰에서 우리는 다시 한 번 인생의 큰 의미를 깨닫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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