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이샤, 어이샤’ 줄 당겨 보세!/민속문화의 상징, 줄다리기의 보존과 전승(5)
‘어이샤, 어이샤’ 줄 당겨 보세!/민속문화의 상징, 줄다리기의 보존과 전승(5)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6.06.09 18:37
  •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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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창교/진주문화원 향토사실장·문화재청 무형유산지기
 

지난시간에 이어 유네스코에 등재된 국가 또는 시도 지정 무형문화재 6개의 줄다리기에 대해 살펴보겠다.


의령 큰줄땡기기는 1800년경부터 시작하여 200여 년의 역사를 지닌 민속놀이로 온 마을이 참여하는 축제로 정착되었다. 원래 줄땡기기는 촌•동•리•면 등 소지역 단위로 행해졌던 고유 민속놀이였지만 사회구조 변혁을 거치면서 현 단위의 큰 행사가 되었다. 편 가르기는 현감의 관아를 중심으로 동(물 아래, 청룡)편과 서(물 위, 백호)편으로 나누어진다. 근래는 제작 상 어려움 때문에 똑같이 쌍줄을 만든다. 큰줄의 고는 올가미 모양인데 용머리를 상징한다거나 남녀의 성기를 상징한다고 하며, 고 걸기를 격렬한 성희로 보기도 한다. 물 아래가 이기면 우순풍조하여 대풍년이 든다는 것이고 물 위가 이기면 시화연풍이라 하여 고루 풍작을 이룬다는 속신이 있어 서로 이겼다고 우겨대기도 한다. 의령 큰줄땡기기를 지구상에서 가장 규모가 큰 줄다리기로 일컫는 것은 참가자 수가 많을 뿐 아니라, 2005년 기네스북에 등재됐을 만큼 큰 줄을 사용하기 때문이다. 2005년 행사 직후 측정한 결과 길이 251m(최고 직경 5~6m), 무게 54.5t이었다고 한다.

영산줄다리기는 현재 3·1 문화제 행사의 하나로 열려진다. 줄의 길이는 40∼50m이며 몸줄의 지름이 1m가 넘는 경우도 있어 사람이 줄을 타고 앉으면 두 발이 땅에 닿지 않을 정도라고 한다. 줄이 커서 손으로 잡아당길 수가 없기 때문에 줄 중간 중간에 가늘게 만든 곁줄(벗줄)을 여러 개 매달아 잡아당기기 좋도록 만든다. 끝에는 꽁지 줄이라 해서 가는 줄을 10개정도 만들어 많은 사람들이 매달릴 수 있도록 한다. 동·서 양편의 줄을 제각기 만들어 줄다리기 하는 당일에 연결하는데, 많은 사람들이 잡아당겨도 끊어지거나 풀어지지 않도록 비녀목이라 부르는 큰 나무토막을 꽂아둔다. 줄 위에 올라선 대장이 지휘를 하면 줄다리기가 시작되고, 각 마을의 농악대는 빠른 장단으로 사람들의 흥을 돋운다. 이는 용사(龍蛇) 신앙에 바탕을 둔 농경의례놀이로 암줄과 수줄의 모의 성행위를 통해 그 해 농사의 풍흉을 점치거나 풍년을 기원하는 마을공동체의 민속놀이로서 그 의의가 있다.

다음시간에는 나머지 무형문화재 4개의 줄다리기에 대해 살펴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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