굽이굽이 흐르는 포항 청하골
굽이굽이 흐르는 포항 청하골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6.06.23 18:59
  •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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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연산 12폭포 40리 여름산행지로 적격
▲ 제1상생폭포

경북 포항시 북구에 위치한 내연산(內延山·710m)은 해안 가까이에 솟아올라 있어 내륙의 엇비슷한 높이의 산보다는 휠씬 더 높고 우뚝해 보인다. 주능선은 완만하고 참나무 숲이며 청하골은 기암절벽으로 이뤄진 계곡미가 빼어난데다 12개의 폭포가 이어져 절경을 뽐내며 여름산행지로 적격이다.


이 내연산 자락을 굽이굽이 감돌며 40리가량 흘러내리는 골짜기가 바로 청하골이다. 12폭포골 또는 보경사계곡이라고도 하며 내연산말고도 문수산(622m), 향로봉(930m), 삿갓봉(718m), 천령산(775m)등의 높직한 준봉들이 반달모양으로 둘러져 있어서 여느 심산유곡 못지않게 깊고 그윽하다.

청하골은 천년고찰 보경사(寶鏡寺)에서부터 시작된다. 보경사는 웅장하고 수려한 중남산을 등에 업고 좌우로 뻗어난 내연산 연봉에 둘러싸여 있으며 그윽한 계곡에서 흘러내리는 맑은 시냇물을 껴안고 포근하게 배치되어있다.

신라 진평왕 25년(602)에 진나라에서 유학하고 온 대덕지명 법사가 왕께 아뢰어 ‘동해안의 명산에서 명당을 찾아 팔면보경(八面寶鏡)을 묻고, 그 위에 불당을 세우면 왜구의 침략을 막고 장차 삼국을 통일하리라’하자 왕이 기뻐하며 포항을 거쳐 해안을 타고 올라가는데 오색구름이 덮힌 산을 보고 찾은 곳이 내연산이며 중국에서 가지고 온 불경과 팔면보경을 연못에 묻고 지은 절이라 해서 보경사로 불리게 됐다.

지금은 대웅전 적광전 천황문 요사채 등의 당우(堂宇)가 여러채 있지만, 연륜에 비해 큰 규모의 사찰은 아니다. 경내 문화재로 고려 고종 때의 고승인 원진국사의 비석(보물 제252호)과 부도(보물 제430호)를 가지고 있으며 절집의 분위기가 번잡하거나 호사스럽지 않아서 좋고, 절주변의 수림이 울창하여 염천의 불볕더위를 식히기에 그만이다.

내연산은 산행능력에 따라 다양한 코스가 있다. 문수암을 거쳐 주능선에 이르는 지능선 약 50분 내외만 다소 가파르고 주능선은 완만하다. 따라서 초보자에게도 무난하다.

보경사에서 연산폭포까지 다녀오는 데에는 대략 2시간(왕복 6km쯤) 가량 걸리는 데, 등산로가 잘 닦여 있어서 어린아이나 노인들도 손쉽게 오르내릴 수 있다.

보경사를 지나 물길과 나란히 이어지는 등산로를 1.5km쯤 오르면 제1폭포인 쌍생폭포가 나온다. 그리 우람하지는 않지만 두물길이 양옆으로 나란히 떨어지는 모양이 단아하기 그지없다. 이 폭포를 지나면 잇따라 보현폭포(제2폭포) 삼보폭포(제3폭포) 잠룡폭포(제4폭포) 무봉폭포(제5폭포)가 나타난다.

 

▲ 제6관음폭포

청하골의 열두폭포 가운데 가장 경관이 빼어난 곳은 관음폭포(제6폭포)와 연산폭포(제7폭포)다. 청하골에서 가장 규모가 큰 폭포인데, 학소대라는 깎아지른 절벽 아래로 커다란 물줄기가 쏟아지는 광경에는 탄성이 절로 나온다.

쌍폭인 관음폭포 주변에는 선일대 신선대 관음대 월영대 등의 천인단애가 장성처럼 둘러쳐져 있고, 폭포수가 만들어 놓은 못 옆에는 커다란 관음굴이 뚫려 있다. 이굴 안쪽으로 들어가면 한쪽입구를 가린 채 떨어지는 폭포수 줄기를 볼 수 있다. 폭포 위에 걸린 적교(吊橋:구름다리)를 건너면 높이 30m, 길이 40m에 이르는 연산폭포의 위용이 눈에 들어온다.

관음폭포 앞쪽 암벽의 벼룻길을 지나 다시 15분가량 물길을 따라가면 또하나의 폭포를 만나게 된다. 이 폭포는 숨겨져 있다고 해서 은폭(隱瀑)이라 하는데, 가지런한 물줄기가 시퍼런 소(沼)로 떨어지는 모습이 사람들의 마음을 차분하게 해준다. 이곳 위쪽으로도 물주기가 이어지지만 거기까지 찾아가는 이는 드물다. 지금까지 보아온 8개의 폭포만으로도 내연산 청하골의 진면목을 실감할 수가 있기 때문이다.

관음폭 앞 계곡을 건너 가파른 계단을 따라 350m정도 올라가면 선일대(仙逸臺) 암봉이 나오며 ‘신선이 학을 타고 비하대(飛下臺)에 내려와 삼용추(三龍湫)를 완성한 후 이곳 선일대에 올라와 오랜 세월을 보냈다’고 전해지는 곳이다. 영조 9년인 1733년부터 1735년까지 청하현감을 지낸 겸재(謙齋) 정선(鄭敾)이 이곳 일대를 그림으로 남겨 진경산수(眞景山水) 화풍(畫風)을 완성시킨 곳이기도 하다. 이곳에서 능선쪽으로 20m떨어진 곳에 암자 선열암(禪悅庵)이 있었으며, 지금도 그 흔적을 찾아볼 수 있다.

문수봉에서 정상 삼지봉에 이르는 능선에서 청하골로 내려서는 길이 네갈래가 있다. 산행능력에 따라 코스를 잡을 수 있다. 코스에 따라 산행시간 4-8시간이다. 또한 계곡산행으로 관음폭포까지 왕복은 1시간 30분, 은폭포까지 왕복은 2시간 30분이면 된다. 특히 단체산행의 경우 산행능력에 따라 다양하게 코스를 잡을 수 있다.

일박적인 코스는 문수암-문수봉을 거쳐 정상인 삼지봉을 오른 뒤 약 600m를 되내려가 거무나리 코스(은폭포)로 하산 하는 코스로(4-5시간) 이다. 정상에서 직진하여 미결 등으로 하산하는 코스는 4시간 30분-5시간 소요된다. 자료제공/한국의 산하

▲ 제8은폭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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