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 사는 삶이라야 가치가 있다
더불어 사는 삶이라야 가치가 있다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6.07.19 18:40
  •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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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산스님 금인산 여래암 주지

 
범산스님 금인산 여래암 주지-더불어 사는 삶이라야 가치가 있다

‘나’ 한사람의 존재를 위해서는 수많은 인연들의 가르침과 보살핌, 수고의 은덕이 있다.

염치와 담 쌓은 사람처럼 서로 흉잡고 허물 들추며 트집 속에 살아가지 말자.

상하좌우 앞뒤를 감싸는 자비의 마음으로 사는 삶이 ‘고귀한 삶’이다.

언제 어디서나 연민의 마음으로 먼저 손을 내밀어주는 사람이 되자. 우리몸속은 오물(汚物)로 가득 차있다. 오장육부(五臟六腑)의 굽이굽이에 똥, 오줌, 가래, 피고름, 눈물, 콧물, 기생충 등이 한량없이 저장되어 있다. 겉은 화려해도 속은 오물로 가득 차있다.

천하의 미인도 수시로 오줌, 똥을 내보내고 있고, 매월 정기적으로 피를 쏟아내고 있다.

손톱의 가시는 눈에 보여도 염통 속의 고름은 보이지 않는 것이 우리의 눈이다.

비위에 맞는 사람만 찾으며 서로 구분하지 말자. 만약 입이 좋아하는 것만 먹고 마시면 몸이 병들고, 인간의 편의만 추구하며 자연을 함부로 대하면 지구가 병든다.

선악호오(善惡好汚)의 분별을 떠나 상생의 길을 걸어가자. 삶은 영원하지 않다.

항상 저승사자가 문밖에서 기다리고 있어서, 오뉴월 장마에 호박꽃 떨어지듯 맥없이 떨어질 날이 온다. 선하게 살아가자. 언젠가는 너도 죽고 나도 죽고 다 죽는다.

죽음만큼 평등하게 찾아온 것도 없다. 평소에 나도 죽는다는 사실을 잊지 말자.

사고와 감정과 성향을 변화시켜 건전하게 살아가며, 모든 것을 육안(肉眼)으로만 보지 말고 심안(心眼)으로 보는 지혜가 있어야한다. 사람의 내면은 외면으로 나타난 것이어서 도둑의 눈에서는 음흉함이, 백정의 눈에서는 살기가, 수행자의 눈빛에서는 청정함과 자재함을 볼 수 있다. 육안에 보인 천하의 미인도 세월 따라 점점추한 꼴로 변해가다 죽으면 살점이 녹아내리고 해골과 뼈만 남다가 흙과 교합하는 소멸의 아픔을 격을 수밖에 없다.

사람은 누구나 똑같이 이 과정을 거친다는 것을 잊다보니 이번에 구속된 전, 현직 검사장 들처럼 안팎으로 추악한 삶을 살게 된다. 못된 송아지 엉덩이에 뿔나고, 약빠른 고양이 밤눈 어둡다. 그렇게 살면 당대 아니면 그 다음 세대에는 틀림없이 망하게 된다.

국민들을 개, 돼지라 말했던 사람도 이제 그 자리에서 내려왔으니 그도 또한 개, 돼지로 전락했다. 우리들은 그들을 반면교사로 삼아 겸손한 마음으로 국가와 사회에 봉사하자.

염라대왕도 돈 앞에는 한쪽 눈을 감는다지만 재물 욕과 출세욕에 불타면 반드시 불행의 늪에 빠진다. 우리나라에서는 개인의 재산을 계산하여 중산층으로 분류하고 있다.

그러나 미국의 경우는 사회적 약자를 돕고, 부정에 저항하며, 자신의 주장이 떳떳한 사람을, 영국은 강자에 대응하고, 법규를 잘 지키는 사람을, 프랑스는 외국어 하나쯤 구사하고, 한 가지 이상의 악기나 운동을 즐기며, 사회봉사에 참여한 사람을 중산층으로 분류한다.

우리는 모든 것을 재산과 권력과 지위와 명예로만 따지다보니 항상 부족하여 불행하다.

지금 들이마신 숨, 토해내지 못하면 죽고, 토한 숨, 들이마시지 못하면 죽는다. 우리 육체 안은 죽음으로 가득 차 있기에 생사일여(生死一如)라 한다. 곧 죽고, 썩어질 고깃덩어리다.

죽고 나면, 지·수·화·풍(地水火風) 사대로 돌아갈 몸이며, 영원한 삶은 절대 없다.

이 세상은 삼독(三毒)으로 오염된 오탁악세(五濁惡世)이다. 부귀권력과 명예를 가진 사람들부터 모범된 삶을 살아가기 바란다. 그들이 서로 싸우고 헐뜯고 욕설, 이간질, 분쟁, 도둑질 등 추한 꼴을 보일 때 국민들은 열 받는다. 언제까지 살려고 그 야단들인가.

젊은이들 보기 부끄럽다. 이제라도 마음을 비우고 화합하며 ‘고귀한 삶’을 살아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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