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진실의 눈을 틔우고 진실의 귀를 열어가자
칼럼-진실의 눈을 틔우고 진실의 귀를 열어가자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6.07.26 18:21
  •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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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산스님 금인산 여래암 주지
 

범산스님 금인산 여래암 주지-진실의 눈을 틔우고 진실의 귀를 열어가자


‘법구경’ 에서는 ‘성남은 자애의 마음으로, 인색함은 보시로서 이겨내라’하셨다.

옷깃만 스쳐도 전세의 인연이다. 자애로운 마음과 베푸는 마음으로 후하게 살아가자.

지금 ‘나’를 섭섭하게 한 사람도 한때는 ‘나’를 기쁘게 대해주던 때가 있었을 것이다.

오른쪽 궁둥이나 왼쪽 볼기나 그게 그거이니 잘 대해주던 그 순간을 떠올려보자.

그러면 그를 이해하는 자애의 마음이 생길 것이다. 믿었던 사람으로부터 섭섭함을 당하면 요강 뚜껑으로 물 떠먹은 기분이겠지만 폭력적 언행을 사용하면 당장 속은 시원할지 몰라도 결과는 서로 상처와 후회만 남게 되며, 순간의 화풀이가 새 원수를 맺게 된다.

“피와 살을 나눈 부모 형제간에도 다툼이 있는데 대인관계에서는 오죽하겠는가.

개미가 아무리 고목을 건드려보았자 끄떡없듯이 거친 언행을 사용해 보았자 달라질건 없다. 사람을 볼 때도 학력, 집안, 외모, 지위를 보지 말고, 그 사람의 됨됨이를 보도록 하자.

내 눈에 행복해 보이는 사람들도 나름의 고충과 괴로움 속에 살아가고 있다.

마음의 여유가 없으면 옴딱지 떼고 비상 칠하듯 무리한 방법을 쓰게 되고 그러면 일은 더욱 꼬이게 된다. 삶에는 약간의 부족한 틈새와 여유가 필요하다.

장작도 빈틈없이 착착 붙여놓으면 숨 쉴 공간이 없어 불이 잘 붙지 않는 것이다.

사람사이에서도 기쁠 때나, 섭섭할 때, 슬플 때도 매사에 성심을 다하도록 하자.

가령 상인이 물건의 양과 값을 속이고 질 나쁜 물건을 팔아서 자신의 이익만 챙긴다면 그 사람은 상인이 아니라, 고객을 상대로 도둑질과 사기를 치고 있는 것이다.

도둑의 종자가 따로 없다. 마음한번 잘못 먹으면 쉽게 도둑이나 사기꾼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좋은 물건을 제값에 팔아 고객에게 편의와 이익을 주면 그는 세상을 성실하게 살아간 사람이다. 잘살 짓만 골라서 하는 성실성 속에는 속임이 없다. 정직하고 성실하고 진실하게 살아가자. 성실한 사람은 평탄하지 않는 길을 평탄하게 걸어가는 것이다.

“그대 입으로 남을 속이는 말, 해치는 말, 이간시키는 말, 아첨하는 말을 하지 말라. 어떻게 하면 남을 이롭게 즐겁게 해줄까 생각해내고 부지런히 베풀라. 그러면 그대는 항상 극락에 살게 될 것이다” 그렇다. 구슬도 닦아야 빛이 나고, 수고와 노력이 따라야 뜻을 이룰 수 있다. ‘나’를 힘들게 한 사람일수록 연민과 이해와 용서로서 서로 보듬어주며 살아가자.

거짓은 잠깐이지만 진실은 영원한 것이다. 진실의 눈을 틔우고 진실의 귀를 열어가자.

가짜가 판치는 세상에서 고객은 진짜와 가짜를 쉽게 구분하지 못하여 진짜가 가짜 같고 가짜가 진짜만 같아서 물건보다는 상인의 양심을 믿고 사는 경우가 더 많다.

오월 농부 팔월 신선이라, 여름의 수고가 있어야만 편안한 가을을 맞을 수 있다. 사람을 대할 때는 경청의 자세가 중요하다. 우렁이도 두렁 넘는 꾀가 있는 것처럼 사람마다 자기 입장에서는 자기 말은 다 옳다고 믿기에 인내하며 끝까지 경청해주는 자세를 가져야한다.

옷은 결혼 날처럼 잘 입고, 음식은 한가위 날처럼 잘 먹고 산다면 얼마나 좋겠는가.

그러나 세상일은 맘대로 되지 않는다. 남녀 간 사랑도 좋을 때는 자기 목숨까지도 기꺼이 내주고 싶지만 미워지기 시작하면 금방 죽이고 싶어지는 것이 인간의 마음이다.

어떤 상황 속에도 자애로운 마음과 베푸는 마음으로 후하게 살아가자. 선악은 항상 공존하여 함께 전개된다. 늘 좋기만을 바라는 미혹함이 돌연변이를 일으켜서 중생으로 전락하며, 정상적인 눈을 가지고도 깜깜한 밤에 아무것도 보지 못한 것처럼 세상을 헤매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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