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여름아 고맙다! 친구야 놀자! 청산아 놀자!
칼럼-여름아 고맙다! 친구야 놀자! 청산아 놀자!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6.08.09 19:42
  •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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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산스님 금인산 여래암 주지
 

범산스님 금인산 여래암 주지-여름아 고맙다! 친구야 놀자! 청산아 놀자!


음력 칠월은 저무는 해에도 검정 소의 뿔도 익어서 빠진다더니 햇볕이 무척 따갑다.

녹아내릴 듯 작열하는 태양과 무더위도 시원한 바람 앞에서는 무릎을 꿇는다.

우물물은 자꾸 퍼내야 새물이 샘솟듯 이럴 때는 마음을 쉬어주어 활기를 찾아야한다.

도시의 소음과 직장생활의 스트레스, 복잡한 일상에서 벗어나 청량한 계곡물에 잠시나마 발을 담그고 자신을 돌아보며 ‘마음에 쉼표를 찍어보자.’ 머리를 식히면서, ‘나는 누구인가’ ‘나의 감정’ ‘나의 가족’ 상대배려에 소홀한 점은 없었는가? 지난날을 되돌아보자.

자신을 성찰하며 새로운 에너지를 충전하여 새로운 삶을 영위할 길을 찾아보자.

산다는 것은 수많은 시련을 이겨내고, 역경에 부딪치며 불확실성을 감내하는 일이다.

수많은 시련은 자신의 삶을 놀랍도록 풍부함으로 이끌어줄 견인차인 것이다.

휴식 속에 자존감을 키워 인생의 올바른 가치관과 생활의 지혜를 일깨우는 기회로 삼자.

모든 것을 ‘용서’해주고 화내는 마음도 내려놓고 타인에 대한 자비심을 일으켜보자.

성적부담으로 지쳐있는 청소년들에게도 놀이문화가 절대 부족한 도심을 떠나 자연 속에서 스트레스를 날려버리고 가벼운 마음으로 신나는 시간을 갖도록 배려해주자.

아이들이 여름아 고맙다! 친구야 놀자! 청산아 놀자! 외치며 맑은 물과 공기를 담뿍 머금고, 허리띠 느슨하게 풀고, 마음을 턱 놓고 편안하게 쉴 수 있도록 배려해주자.

쉬고 또 쉬고, 맘껏 뛰놀면서 꽃과 나무도 직접 만져보고, 별자리와 달을 관찰하는 기회를 마련해주어 자기치유의 시간을 갖게 하자. 현장을 떠날 때는 주변을 깨끗이 청소하는 모범을 보여주면 자존감도 향상되고 가족과 친구, 대인관계까지 좋아질 것이다.

“노동 없이 인간은 휴식에 도달하는 일이 없고, 전투 없이 승리에 달하는 일도 없다”

어른들도 바쁜 일상의 걱정들을 잠시 내려놓고,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볼 수 있는 시간을 가져보자. 매순간 긴장에 시달리며 심신이 지칠 대로 지쳐있으니 자연 속에서 물놀이도 즐기고, 땅의 감촉을 느끼면서 자기반성과 함께 가족 간 도란도란 이야기도 나누어보자.

그러다보면 휴식을 넘어 탐욕과 분노와 어리석음과 집착을 떠나는 자비심이 저절로 일어나 게 된다. 아무리 성미 급한 사람이라도 우물을 들고 물을 마실 수는 없다.

느긋하게, “마음 낮춘 곳에서 마음 닦음이 시작”되며 “지혜는 탐심 내려놓은 그 자리에서 나온다” 마음을 가라앉히고, 소용돌이치는 번뇌 망상을 잠재우며, 나는 지금 행복한가? 정직하게 노력하고 있는가? 스스로의 마음을 들여다보며 ‘비움’ 시간도 가져보자.

“근로 뒤의 휴식과 기쁨은 근로가 격렬하고 쓰라릴수록 더욱더 큰 것이다”

만사를 모두 잊고, 느긋한 마음으로 가족들과 서로 손 잡고 걷다가, 앉았다가, 누워서 만성피로도 해결하고 생활의 활력을 되찾아 용솟음치는 새로운 기운의 변화를 경험해보자.

그러면 세상을 열린 눈으로 바라보게 되며, 서로의 웃음과 유머로서 협동 속에 더욱 강한 삶을 살 수 있게 된다. 그리하여 삶의 전선에서 더욱 적극적인 전투를 벌려나가자.

으르렁대는 소는 받지 않듯이 큰소리를 치고 허세 부려보았자 별 볼일 없다.

자신의 삶은 ‘나’다운 그 독특함에 있다. 보약이 따로 없다. 휴식이 보약이다. 하던 일손 잠시 멈추고 여유로운 휴식 속에 지금 이대로도 충분하고 성공적인 삶이란 걸 확인해보자.

명성 높은 사람도 알고 보면 실속은 없다. 남들과 비교하지 말고 나만이 가진 독특하고도 아름다움을 지니고 여유롭게 살아가자. 일손을 멈춰보면 진지한 삶이 눈에 들어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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