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문에 나오는 생청국 음식 널리 활용됐으면”
“논문에 나오는 생청국 음식 널리 활용됐으면”
  • 김상목기자
  • 승인 2016.08.15 19:08
  • 4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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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주향토음식문화연구원 정계임 원장

생청국 활용음식 논문 경상대학 이학박사학위 취득


▲ 정계임 식품명인은 “앞으로 100세 시대가 되면서 노인들의 음식이 점점 더 중요해진다”고 말하고 “이들을 위한 항노화 식품개발에 주력하고 싶다”고 말했다.
식품명인인 정계임 진주향토음식문화연구원 원장이 경상대학에서 평소 자신의 전공인 음식으로 이학박사학위를 받는다. 오는 8월 25일 열리는 경상대학교 하기 졸업식에서 박사학위를 수여받는 정 명인은 청국장을 활용하여 다양한 음식을 개발하는 것을 주 내용으로 박사학위 논문을 제출했다. 박사학위 논문 제목은 ‘우량 군주를 활용한 생 청국의 특성 및 이를 활용한 상용음식 개발’이다.

박사학위논문에 대해 정 명인은 “청국장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효소입니다. 청국장의 효소는 강한 혈전용해제입니다. 즉 피를 깨끗하게 한다는 의미입니다. 그런데 청국장의 이 효소는 열을 가하면 죽습니다. 대부분의 효소는 60도 이상의 열에서 살아남기 힘듭니다. 그래서 청국장도 생으로 먹는 게 원래 취지에 맞습니다. 그런데 대부분의 청국장은 끓여서 먹습니다. 생으로 먹기가 쉽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우리가 일상 음식에서 청국장을 생으로 먹을 수 있도록 다양한 상용음식 개발이 필요합니다. 이번 박사학위 논문이 바로 이런 음식개발과 그 원리를 내용으로 한 것입니다”고 그 취지를 설명했다.

정 명인에 따르면 비빔밥에도 고명을 육회 대신 생청국을 얹어서 먹는다면 고혈압 환자나 당뇨병 환자가 별도의 혈전용해제를 먹을 필요가 없는 ‘밥이 곧 약이 된다’는 것이다. 정 명인은 자신이 개발한 음식들이 널리 활용될 수 있도록 특허제출 등을 하지 않았다고 한다. 평생 음식을 해 온 사람의 입장에서 자신이 개발한 음식이 많은 사람들에게 혜택을 준다면 그것보다 더한 보람은 없다는 것.

이번에 박사학위를 받는 정 명인은 평생을 요리의 개발과 보급에 앞장서 온 사람이다. 지금이야 TV에서 먹방 등이 활성화돼 음식을 하는 사람들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많이 높아져 있다. 하지만 자신이 요리에 투신한 30년 전만 하더라도 요리를 업으로 하는 사람에 대한 인식이 그리 높지 않았다. 당시로서는 요리를 평생의 업으로 삼는데 상당한 용기가 필요했던 것.

정 명인은 요리를 평생의 업으로 하게 된 것도 일종의 운명이라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6남매의 장녀로 태어나 방앗간(구 진주시청 앞 금산떡방앗간)을 하던 집안이다 보니 자연스럽게 음식을 접하게 됐다. 또 장녀이다 보니 방앗간 일에 바쁜 어머니를 대신해 여고 다닐 때(진주여고 76년 졸업)부터 동생들 밥을 해주는 게 당연한 자신의 일이 됐다. 그런데 집에 있는 식재료를 가지고 대충 밥을 해 놔도 동생들이 맛있다고 잘 먹었다. 이웃집 아주머니들도 자주 집에 와서 밥을 먹고는 맛있다고 하면서 “며느리 삼아야겠다”는 말을 자주 했다. 그렇게 음식솜씨에 대해 칭찬을 듣다 보니 더욱 더 열심히 요리를 하게 됐다. 여고를 졸업하고는 경상대 식품영양학과에 들어가 본격적인 요리 공부를 하게 됐다. 대학 때도 행사나 모임 등 기회 있을 때마다 음식을 만들면 교수님도 학생들도 모두 다 맛있다는 칭찬을 해서 진짜로 자신이 요리를 잘 하는 줄 알고 살았다.

그렇게 해서 대학을 졸업하고 1989년 진주시 중앙광장에 일신요리학원을 설립해 지난해 딸에게 물려줄 때까지 약 30년을 요리학원을 운영했다. 학원을 운영하면서 진주비빔밥의 활성화와 보급에 대한 공로를 평가받아 2013년 정부에서 선정한 식품명인이 됐다. 제56호 식품명인인 정 명인은 앞으로는 주로 항노화 요리개발에 주력할 생각이다. 100세 시대가 되면서 노인들이 많아지고 노인의 시대가 길어지면서 노인들이 먹는 음식의 중요성이 더 커졌기 때문이다.

“노인이 되면 아무래도 혈액순환, 뼈 건강 등이 중요해 지기 때문에 이런 기능성을 잘 고려해서 요리를 만들어야 하고 특히나 노인이 되면 소화기능이 약해지기 때문에 소화가 잘 되는 재료를 골라서 음식을 만들어야 합니다.”

정 명인은 최근 TV에서 활성화 되고 있는 먹방에 대해서는 음식의 중요성을 일깨우는 부분에 대해서는 긍정적이지만 지나치게 맛 위주로 흐르는 면이 있다며 건강의 관점에서 음식을 보는 부분이 좀 보완되어야 하지 않겠느냐, 하는 생각이라고 자신의 견해를 밝혔다. 다음은 박사학위를 받는 정계임 식품명인과의 대담 내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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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주비빔밥 활성화 기여로 제56호 식품명인 지정돼    
생청국 활용한 다양한 일반음식 개발 박사학위 받아
100세 시대를 위한 항노화 음식개발에 주력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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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식품명인인 정계임 진주향토음식문화연구원 원장이 이번 하반기 경상대학 졸업식에서 생청국의 특성 및 이를 활용한 상용음식의 개발이란 주제의 논문으로 이학박사학위를 받는다.
-이번에 박사학위를 받는다고 들었다
▲그렇다. ‘우량 군주를 활용한 생 청국의 특성 및 이를 활용한 상용음식 개발’이란 제목으로 논문을 제출했다.

-논문은 주로 무엇을 다루나
▲청국장은 생으로 먹어야 효소가 살아있어 제대로 효과를 본다. 그런데 대부분 청국장은 끓여서 먹는다. 그래도 나쁠 거야 없지만 생으로 먹을 때 얻을 수 있는 효소를 먹을 수는 없다. 청국장의 효소는 강력한 혈전용해 작용을 하는 일종의 약이다. 그래서 청국을 생으로 먹게 되면 고혈압 환자나 당뇨병 환자 들은 약을 대신 먹을 필요가 없을 정도로 강력한 효소를 섭취하게 되는 것이다. 이를위해 생으로 청국을 먹을 수 있는 일반음식을 개발했다. 이에 대한 것이 논문의 주된 내용이다.

-주로 어떤 방식으로 생으로 청국을 먹을 수 있나
▲예를 들어 비빔밥에 고명으로 육회대신 생청국을 얹어서 먹을 수 있다. 이렇게 하면 비빔밥에 많은 채소의 섬유질과 생청국의 효소가 결합해 건강에 아주 좋은 건강 기능식품이 된다.

-논문에 개발된 음식들은 어떤게 있나
▲먼저 소개한 생청국 비빔밥과 생청국 쌈장, 생청국 김밥, 스페인 음식인데 프리타타라고 아침식사 대용으로 먹는 옴렛이 있다. 여기에도 청국을 넣어서 만들 수 있다.

-좋은 아이디어 들인데 이런 음식을 만들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
▲논문에 만드는 방법이 다 소개돼 있다.

-이런 음식을 상업화 하려면 정 명인의 허락을 얻어야 하나
▲아니다. 제가 개발한 것이지만 활성화 될 수 있도록 특허를 신청하지 않았다. 누구든지 논문을 보고 만들어 상업화해도 되고 집에서 만들어 먹어도 된다.

-보통 새로이 개발하면 특허를 제출해 권리를 확보하는 게 일반적인데
▲저는 평생을 음식을 만들면서 살아왔다. 많은 사람들의 사랑으로 식품 명인이 됐고 또 지금까지 자식 키우면서 살았다. 제가 개발한 음식을 많은 사람들이 사랑하고 활용하면 그것이 저의 보람이다. 굳이 제가 개발한 음식을 특허로 제한해 돈을 벌고 싶지는 않다.

-지도교수는 누구인가
▲경상대 생물소재공학과 류충호 교수이다.

▲ 정계임 원장은 진주비빔밥 활성화에 기여한 공로로 정부로부터 제56호 식품명인으로 지정됐다.
-식품명인이면 그것으로 이미 그 분야에서는 최고의 위치에 간 것 아닌가. 명인이 박사보다 더 희귀하고 명예로울 것 같은 데 박사학위를 하게 된 이유는 무엇인가
▲물론 명인도 그 나름의 권위가 있다. 그러나 명인과 박사는 다르다. 박사는 어떻든 학문적 방법론을 터득한 사람이다. 요리도 이제는 과학적이어야 하고 학문적 방법론이 많이 필요하다. 그런 점이 늘 부족하다고 생각되어 박사학위 과정을 밟았고 논문을 제출해 학위를 취득하게 된 것이다.

-박사학위 과정에 언제 들어갔나
▲2008년에 들어가 8년 만에 박사학위를 받게 됐다.

-박사학위를 받았으니 이제 거의 다 한 것 같은데 또 다른 목표가 있나
▲인간문화재가 남았으니 거기에 도전해 보려고 한다.

-이렇게 음식을 평생의 업으로 하게 된 이유가 있나
▲집이 방앗간을 했다. 옛날 진주시청 앞에 금산 떡방앗간이 부모님이 하시던 업이었다. 그런데 방앗간에는 떡만 하는 것이 아니라 수육도 하고 다양한 음식들을 만들었다. 그런 일을 도와주다 보니 요리에 대한 관심이 생겼다. 또 6남매의 맏이다 보니 자연히 방앗간 일에 바쁜 엄마를 대신해 동생들에게 밥을 해주게 됐다. 그런데 식재료로 대충 음식을 만들어 줘도 동생들이 맛있다고 했다. 동네 아주머니들도 집에 와서 제가 만든 음식을 먹고는 맛있다는 얘기를 자주 했다. 음식이 맛있다며 “며느리 삼아야겠다”는 말도 자주 들었다. 그렇게 칭찬을 듣다보니 더 열심히 하게 됐고 대학도 식품영양학과로 진학하게 됐다. 대학 가서도 행사 때 등에 요리를 만들면 친구들도 교수님들도 맛있다는 칭찬을 많이 했다. 그래서 제가 정말 요리를 잘 하는 줄 알고 요리를 평생의 업으로 삼게 된 것이다.

-본격적으로 요리를 업으로 시작한 게 언젠가
▲1989년 일신요리학원을 설립해 운영하게 된 것이 시작이다.

-그 학원을 지금까지 운영했나
▲지난해(2015년)까지 운영하다 딸에게 물려줬다.

-딸도 요리를 잘 하나
▲딸이 저보다도 더 잘한다.

-식품명인을 받은 것으로 알고 있다.
▲2013년 정부로부터 제56호 식품명인을 받았다.

-어떤 자격으로 받게 됐나
▲진주비빔밥에 대한 활성화에 대한 기여 등을 평가받아 받게 됐다.

▲ 경남과학기술대학교 양돈산학연협력단과 정계임 명인이 예비 창업자들을 대상으로 즉석육가공 실무교육을 실시했다.
-56호이면 우리나라에 식품명인이 56명이 된다는 말인가
▲그렇다. 그런데 대부분 식품명인이 술과 관련된 사람들이고 실제 음식과 관련된 사람은 별로 없다. 경상남도에서는 의령의 한과 명인과 저, 이렇게 둘이다.

-진주비빔밥은 어떻게 해서 생겼나
▲물론 진주대첩과의 연계성을 얘기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저는 제사음식에서 유래되지 않았나,하는 생각이다.

-그건 무슨 뜻인가
▲진주비빔밥에 들어가는 재료들이 모두 제사음식이다. 그 중 육회가 애매하긴 한데 기록에 보면 종묘제례문화에 반드시 생고기를 올렸다는 기록이 있다. 큰 기우제나 고사지낼 때에도 생고기를 썼다. 그런 관행이 진주비빔밥에 이어져 오지 않았나,하는 생각이다.

-진주비빔밥의 특성은 무엇인가
▲진주비빔밥은 쏙대기 나물, 육회, 보탕, 선지국 등이 특징이다. 이는 다른 비빔밥에서는 발견되지 않는 특성이다.

 
-진주비빔밥과 전주비빔밥의 차이는 무엇인가
▲요즘은 많이 섞여서 구별하기 쉽지 않지만 전주비빔밥은 주로 콩나물을 이용한다. 일종의 콩나물 비빔밥이라고 보면 된다. 그런데 진주비빔밥 육회, 보탕, 선지굿, 삼색나물 등 서민이 접하긴 어려운 재료들을 사용한다. 조선시대만 하더라도 소는 관청의 허락 없이 잡을 수 없었다. 그런 점에서 진주비빔밥은 주로 관청에서 외빈을 접대하던 음식이고 전주비빔밥은 일반 서민들의 음식이었다는 생각이 든다.

-앞으로 하고 싶은 일은 무엇인가
▲100세 시대를 맞아 항노화 음식을 개발하는 게 하고 싶은 일이다.

-왜 그런가
▲젊을 때는 아무거나 먹어도 되지만 노인이 되면 소화기능도 약해지고 해서 아무거나 먹으면 안 된다. 정말 잘 먹어야 한다. 그래서 노인들이 먹으면 좋은 그런 음식을 개발하는 게 꿈이다.

-예를 들어 어떤 것들인가
▲주로 전통 음식에다가 혈액순환이라든지, 당뇨에 좋은 기능이라든지 이런 것들을 활용해 음식을 만드는 것이다. 김상목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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