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을열며-2박 3일의 휴가(1)
아침을열며-2박 3일의 휴가(1)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6.08.22 19:35
  •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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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진/하동 화개초 교장·시조시인

 
김용진/하동 화개초 교장·시조시인-2박 3일의 휴가(1)

올해 따라 여름의 무더위가 더욱 기승을 부린다. 아마도 날씨가 아열대의 기후로 변한 것이 아닌가 하고 염려가 되는 여름의 날씨이다. 여유가 있는 여름방학이면 많은 선생님들이 개인 및 공적인 연수로 바쁜 일정을 보내는 경우가 많지만 어떤 선생님들은 해외여행으로 보다 넓은 안목을 익히곤 한다. 하기야 선생님들이 갈 수 있는 기간은 여름방학과 겨울방학인데 그때면 성수기가 되어 다른 때보다 비싼 비용으로 해외 여행을 해야 한다. 요즈음엔 많은 학부모들이 아이들을 데리고 해외로 나가는 경우도 많이 볼 수 있어 우리나라가 잘 살게 되었다는 것을 몸소 느낄 수 있다.

우리도 아이들이 지금보다 어릴 때에 가족여행을 몇 번 다녀왔고 내가 교장으로 발령을 받던 여름철에 서유럽으로 아내와 함께-아이들은 같이 가지 않고-여행을 다녀왔었다. 벌써 두해나 지났다. 나이가 들고 여유도 찾을 겸 요즈음엔 국내를 돌아보고 싶어서 내가 가보지 못한 곳을 가끔은 생각해보곤 한다. 1박 2일로 가까운 곳으로 다녀오기도 하였는데 올해에는 왠지 강원도를 다녀오고 싶었다. 그래서 여름방학 전에 강원도에 가기로 마음을 먹고 나름대로 계획을 세웠는데 아내가 꼭 원하는 남이섬과 몇 해 전에 불이나서 화제가 되었던 낙산사로 가보기로 하였다. 다른 일정은 차를 가지고 가면서 그 때 그 때 정하기로 하였다. 둘이서 가기 때문에 빡빡하게 계획을 세우는 것보다는 그것이 더 의미가 있을 듯하였다. 방학을 하기 전에 어떤 여행사의 대표님을 만날 기회가 있어서 대강의 코스를 추천해 주고 잘 방도 구해달라고 하였더니 방은 어렵고, 코스는 첫날 남이섬으로 갔다가 아침고요 수목원 앞에서 자고 이튿날 아침고요 수목원을 둘러보고 통일전망대를 갔다가 속초나 양양에서 숙박을 하고 낙산사를 둘러보고 집으로 오는 코스를 이야기 하였다. 여행을 하고픈 여름철이라 방이 없을지 모르니 인터넷에서 예약을 하는 데를 가르쳐 주면서 해 놓으라고 하였다.

8월초나 8월의 주말에는 휴가로 인하여 전국곡곡이 빈틈이 없어 방도 구하기 힘들뿐만 아니라 다니기도 엄청나게 힘들 것이라고 여겨졌다. 그래서 조금은 뜸한 8월 2주 화수목의 평일에 연가를 내고 아내와 함께 휴가를 갔다.

첫날은 아침 8시쯤에 집을 출발하고 핸드폰의 네비에 따라 먼저 대전 통영 고속도로를 탔다. 남이섬을 목적지로 하였는데 4시간이 걸린다는 안내가 되어져 있었다. 하지만 먼저 금산인삼랜드 휴게소에서 처음으로 쉬면서 7080통기타 음악CD와 발라드음악CD를 사고 물과 수제초코렛도 샀다. 다시 고속도로를 달리면서 CD 2장(총4장 중)을 다 들으면서 기분을 업그레이드 하였다. 밖에는 무더위가 기승을 부려 에어컨을 계속 틀어 놓으니 어떤 때에는 춥기까지 하였다. 에어컨을 끄면 무더위와 습도가 높아 더 무더운 것 같고…, 중간에 1번 더 쉬고 남이섬으로 가는 배가 있는 선착장에 도착을 하니 거의 1시가 다 되었다. 점심은 먹을 틈도 없이 남이섬의 승선권을 사가지고 남이섬에 도착하니 많은 사람들이 와 있다. 특히 중국 사람들이 많이 와 있어 유명한 곳임을 알게 하였다. 우리는 1시간 남짓 2인용 자전거를 빌려서 섬을 구석구석 돌아보았다. 소나무 숲, 은행나무길, 단풍나무길, 메타세카이어길 등등, 그리고 커피숍에서 옛날팥빙수를 먹었다. 정말 시원하고 맛있었다. 걸어서 선착장을 나오면서는 음악 악기를 전시해 놓은 전시장을 둘러보았는데 세계의 여러 나라 악기가 전시되어 있어 많은 식견을 갖게 해 주었다. 비슷 비슷한 악기들도 더러 있었고, 어떤 악기는 희안하게 처음 보는 것도 보였다. 그리고 들어갈 때는 예사로 보았던 남이 장군의 묘소도 잠시 둘러보면서 시 한 수에 역적으로 모함에 걸려 죽었다는 안타까운 기록을 보고 시를 읊어도 보았다.

저녁 무렵이 되었기 때문에 방을 구하지 못할까 하는 염려 속에 아침고요수목원으로 향하였다. 가는 길에는 펜션들이 우후죽순 들어서 있었다. 마침 아침고요수목원 입구에 도착을 하니 시간이 다되어서 입장도 어려웠다. 그래서 바로 앞에 있는 펜션에서 방을 구하니 해결이 바로 되었다. 내일의 구경을 위하여 개장 시간을 알아보니 아침 6시에 문을 여나 수목원 안에 있는 편의 시설은 8시 30분이 되어야 활용할 수 있다고 하였다. 저녁을 먹으로 다시 오던 길을 나서서 간단히 해결하고 저녁에 먹을 물과 소주 1병과 오징어포 1마리를 샀다.
 
자그마한 펜션방에서 아내와 오붓이 소주 한잔에 하루의 피곤을 푸니 앞으로 2일간의 여행길이 더 재미있어질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행복한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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