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을열며-2박 3일의 휴가(3)
아침을열며-2박 3일의 휴가(3)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6.08.31 18:43
  •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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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진/하동 화개초 교장·시조시인·아동문학가
 

김용진/하동 화개초 교장·시조시인·아동문학가-2박 3일의 휴가(3)


드디어 2박 3일 휴가의 마지막 날이다. 일어나자마자 떠날 차비를 하였다. 어제 입구에서 알아본 바에 의하면 신흥사 및 설악산은 새벽 3시에 문을 연단다. 아마 등산객 때문일 것이었다. 하지만 케이블카는 아침 8시 30분이 되어야 탈 수 있다고 하였다. 그래서 신흥사를 구경하고 타면 될 것 같아서 세수를 하고 가방을 챙겨서 일찍 나선 것이다. 입구에 도착하니 주차요원들이 주차를 안내해주어서 차를 세워두고 표를 사서 설악산으로 들어갔다. 신흥사를 둘러보기 위해서 들어가면서 케이블카를 타는 곳도 봐두었다. 벌써 등산객들이 산을 오르기 위해 장비를 갖추고 등산을 시작하고 있다. 우리는 불상을 지나서 신흥사 대웅전으로 향하였다. 멀리 보이는 설악산의 아름다운 경치가 아침의 기분을 더 좋게 한다.

이른 아침의 산사는 조용히 산의 품에 안겨서 더욱 신비롭기까지 하다. 한 켠에 놓인 약수터에서 냉수를 한 바가지 들이키니 속까지 시원해진다. 옆에 흐르는 개울물은 아침이지만 더운 여름철에 반가운 님이다. 다시 야외의 커다란 부처님 불상으로 나와 불상 아래에 있는 불전을 들렀다고 나오니 8시부터 케이블카가 개장을 했단다. 부리나케 달려가니 손님이 그렇게 많지가 않다. 케이블카 2대가 편도로 왔다 갔다 하고 있다. 표를 사서 케이블카를 타고 올라 전망대에서 아침겸으로 떡볶이와 호떡, 어묵으로 배를 채우고 올라 갈 수 있도록 허락한 산 위까지 올라보니 둘러선 산봉우리들이 감탄사를 자아내게 한다.

사진도 찍고 잠시 쉬었다가 다시 내려오니 갈 길이 우리를 재촉한다. 다음에 갈 낙산사를 네비에 찍으니 10KM정도의 거리이다. 조심해서 차를 몰고 낙산사 앞에서 주차를 하고 경내를 들어가니 낙산사 유물전시관이 있다. 들어가서 둘러보니 많은 유물들이 전시되어 있어 낙산사의 오래된 내역들을 알아 볼 수 있었다. 하지만 몇 년 전에 낙산사에 불이 나서 많은 문화재와 절의 건물 등이 소실되었는데 불에 탄 종(鐘)이 반쯤 녹아내린 상태로 진열되어 있어 보는 이의 마음을 아프게 하였다. 아쉬움과 오래된 전통의 낙산사의 유래를 가슴에 새기며 밖으로 나오니 바닷가에 세워진 의상대가 바다와 더 잘 어울린다는 생각이 들었다. 많은 사람들이 의상대에 올라 쉬고 구경하고 있다. 우리도 잠시 들렀다가 되돌아 나와서 대웅전으로 향하니 무더운 여름철의 날씨가 더 기승을 부리는 것 같았다.

아내가 부처님전에 절을 하고 나오기를 기다리다가 해수관음상이 있는 언덕위에 올랐다. 무더운 날씨지만 많은 사람들이 기도도 하고 사진도 찍고 한다. 멀리 보이는 바다가 더 장관이다. 우리도 잠시 머무르면서 아내는 부처님께 기도하고 나는 마음속으로 기도하고 내려오니 시간이 잘도 흐른다. 벌써 점심때가 다 되었다. 주차장을 벗어나서 식당들이 즐비한 도로를 지나가려니 식당마다에 물회 메뉴가 보인다. 마침 진주횟집이 눈에 띄어 반가움에 그 집으로 들어가서 왜 진주횟집이냐고 물으니 그 집의 막내딸이 진주란다. 물회를 물으니 오징어 물회와 활어 물회가 된단다. 각각 시켜서 맛도 나누어 먹어 보니 두 종류다 제법 맛있다. 다시 네비를 따라 고속도로를 달려가니 치악산 휴게소가 보여서 잠시 들렀다가 휴식을 취한다. 그런데 기름을 넣을까 생각하다가 다음 휴게소에서 넣으면 되겠지 하고 중앙고속도로를 달렸는데 다음 휴게소에선 주유소가 문을 닫았다. 차의 주유 게기판엔 빨간 불이 들어왔는데…다음 휴게소인 동명휴게소에서 기름을 넣으며 얼마나 가슴을 쓸어내렸는지 모른다. 2박 3일의 휴가를 다 끝내고 집으로 향하는 몸과 마음엔 많은 것을 넣어가는 것 같아 넉넉하면서도 뿌듯하여 다음에 또 좋은 기회를 만들어 보리라 새겨 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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