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을열며-게임에 대한 인식 전환이 절실한 시점
아침을열며-게임에 대한 인식 전환이 절실한 시점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6.09.01 19:12
  •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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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영숙/영산대학교 게임·영화학부 교수
 

채영숙/영산대학교 게임·영화학부 교수-게임에 대한 인식 전환이 절실한 시점



제주도 여행길에 갑자기 내 눈에 들어온 것은 뉴욕에 있어야 할 자유여신상. 왜 저곳에 자유여신상에 있을까 하는 의문은 들었지만 몇 년 사이 갑자기 늘어난 볼거리들 중 하나려니 하고 무심히 지나쳤다.

다음날 일행 중 한 명이 승마 체험을 하고 싶다기에 들렀던 곳이 바로 자유여신상이 있는 놀이동산. 들어가 내가 선택한 놀이는 카트 타기. 카트 체험은 한동안 한국에서 제일 많은 고객을 확보한 유명 게임이었던 카트라이더 게임을 본 따서 만든 듯한 풍경으로, 자유여신상을 중앙에 두고 설치된 길을 따라 10분을 달리는 것이었다. 이것이 지나는 길에 보였던 자유여신상의 용도를 파악하는 순간이었다.

신나게 달리면서 내 머리를 스쳐 지나간 생각은 보는 것과 보이는 것의 차이. 보는 것은 내 의지에 의해, 보이는 것은 내 의지와 무관하게 눈앞에 펼쳐지는 것들. 이처럼 우리는 일상생활에서 보이는 것에 대해 내가 아는 만큼만 보고 판단한다. 숨겨진 것들, 마음으로 보아야 할 것들도 많기에 통찰력을 길러야 한다고 한다.

나를 평가하는 잣대도 내가 보는 나보다 보여지는 나에 대해 타인에게 평가된 내가 더 정확하다고 본다. 특히나 ‘역사적 사실’이라는 것도 역사를 묘사하는 학자에 따라, 입장에 따라 달리 설명하는 사례를 우리는 접하고 있지 않은가. 이는 진실이라고 말하는 것들조차 말을 전달하는 이에 따라 관점의 차이가 생기는 것을 평소 경험하지 않는가?

매스컴에서 얘기하는 것은 사실이라고 무조건 믿어왔던 시절도 있었다. 대중에게 알리는 것이기에 사실만을 얘기할 것이라 나 스스로 생각한 것이었다. 요즘은 신문이나 방송을 보는 것보다는 스마트폰을 자주 보기에 주변에서 일어나는 많은 일들을 신문이나 방송을 통해서가 아니라 SNS를 통해 접하는 경우가 더 많다.

세대별 느끼는 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SNS의 막강한 힘을 우리는 잘 안다. 노출의 횟수가 매출과 연결된다는 것. 마케팅 방법의 일환으로 일반인에게 노출되는 빈도가 높은 SNS의 힘을 빌어 사실을 왜곡하는 보도를 하기도 하고, 간접 광고를 통해 눈에 익숙하게 만든다.

우리 사회의 구조를 알게 되면 대중에게 알려지는 많은 보도들이 힘에 의해 걸러지고 왜곡되기도 한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게임을 바라보는 부정적 시각. 이것이 바로 언론이 만든 작품 중 하나이다.

게임 관련 가사를 보면 학습용 게임이나 치료용 게임을 통한 유익한 게임들을 소개한다거나 게임사들의 사회공헌을 소개하는 기사 보다는 살인 사건이 발생하면 그 원인을 게임에서 찾았고, 게임에 대한 악영향을 주는 보도는 게임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심어주었다.

게임에 대한 사회 분위기는 정부 정책으로 반영되었고, 한국의 우수한 개발자들이 중국 게임사로 이직하면서 많은 개발 노하우가 빠져나갔다. 지난 정부에서 펼쳤던 게임에 관한 정책들은 이처럼 게임 시장에 큰 타격을 주었고, 언론은 많은 이들에게 중독, 폐인, 폭력성이란 단어들을 떠 올리게 만들면서 게임에 대한 편견을 심어주었다. 모두가 걱정하는 게임 과몰입은 올바른 게임 활용법과 자기 통제 교육을 수반한다면 해결될 수 있다.

정부의 잘못된 정책으로 중국 게임에 잠식당하고 있는 한국의 게임 시장을 살려야 한다. 게임에 친숙한 젊은 세대들에게 게임은 소규모 창업의 좋은 아이템이 될 수 있다. 게임을 새로운 일자리 창출과 새로운 욕구 충족의 기회를 제공하는 것으로 인식을 바꾸어 나간다면 창조경제에 큰 역할을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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