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을열며-너무 가벼운 집단행동
아침을열며-너무 가벼운 집단행동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6.09.06 18:41
  • 14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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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영/소설가
 

강영/소설가-너무 가벼운 집단행동


국민의 대표들이 모여서 국민을 대신해서 정책을 의논하고 결정하는 정기국회 첫날에 우리 국민은 참으로 어이없게 보이콧 당했다. 국회의원이라는 사람들은 국회의원에 당선만 되고 나면 자신들이 국민의 대표라는 이 절대적 사실을 까맣게 잊는 것일까? 아니면 새누리당의 의원들만 그런 것일까? 정말 의아하고 고민된다. 새로이 국회의원이 선출됐고 이제 의정활동을 본격적으로 시작하려는 정기국회 첫날에 새누리당 의원들은 국회의장의 개회사를 문제삼아 한 명도 빠지지 않고 전원이 일사분란하게 집단퇴장했다. 마치 사전에 계획하고 훈련이라도 한것처럼.

정말 대단한 단결이다. 민주주의를 표방하는 나라에서 어떻게 저런 장면이 연출될 수 있는 것인지 도무지 이해가 안 된다. 국민들은 뒤 늦게 왜, 왜 저러지? 왜 국민을 위해 일을 해야할 여당 국회의원들이 처음부터 한 명도 빠지지 않고 국회로부터 도망가지? 하고 놀랐을 뿐이다. 국회의장의 개회사 중에 자기들의 의견과 반대되는 내용이 있어서였다는 이유를 알고나서도 그 놀라움은 가시지 않았다. 법이니 뭐니 아는 것 별로 없는 우리 국민은 얼핏 개회사는 국회의장의 고유권한이 아닐까, 하고 혹시 의장에게도 잘못이 있나해서 고개를 갸웃하게 되었다.

게중에는 의장이 중립을 지켜야지, 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그러나 대개의 국민은 중립은 갑도 옳고 을도 옳다는 무책임한 것이 아니다. 힘이 센쪽이나 돈이 많은 쪽의 의견에 찬성만 해서도 중립일 수 없다. 중립을 생각할 때 잊어서는 안 되는 것은 가장 힘이 없거나 약한 쪽의 의견이 묵살되거나 소외되지 않게 하는 일이다. 게다가 국회의장도 국회의원이고 보면 그를 대표로 내세워준 국민의 뜻을 전하는 게 가장 우선할 상황이다. 그런 국민의 뜻을 전하면서 개회사를 했다면 보이콧을 당할 일은 아니었다고 우리 국민은 생각한다.

국민이 원해서 야당 의원들을 많이 뽑았다는 것은 엄연한 사실이고 야당출신의 국회의장이 탄생한 현재의 결과다. 여당 야당을 떠나서 가장 국민의 뜻에 근접하는 개회사를 해야 마땅하다고 결론을 내리게 되던 것이다. 국민은 지금 맨난 여대야소일 때와 똑 같으려면 우리가 뭐하러 비싼 밥먹고 야대여소로 만들어!! 하고 짜증을 내고 있다는 걸 여당은 알아야 한다. 몰라도 할 수 없기는 하다. 그러나 대선에서 이기는 건 포기해야 되지 않을까. 맨날 그러다가 총선에서 국민들의 외면을 받았으면서 또 맨날 국민의 뜻을 외면하면 어쩌자는 건지...

국민은 개회사도 제 마음대로 못하는 국회의장을 보는데 넌더리가 나서 야대여소 라는 새로운 국회를 탄생시켰다. 그리고 국회의원이란 말하기 위해, 대화하기 위해 뽑힌 사람들이다. 의사 결정을 말하는 것도 아니고 개회사를 한 것을 가지고 집단퇴장해서 의사일정 전부를 거부하는 보이콧을 놓는다면 어디 여당 무서워서 말이라도 제대로 할까 두렵다. 그래서는 안 된다. 국민의 대표들이 모여서 국민을 위하고 나라를 위해 의논해서 결정하는 곳이 국회라면 국책을 결정하기 전이라면 마음껏 말하고 마음껏 의논해야 되지 않을까. 그러지 않아서 문제다.

결국 저들이 보이콧한 건 국민이었다. 국민은 안중에도 없이 자기들의 의견과 다르다고 순식간에 줄지어 그 소중한 곳을 빠져나가는 저들의 국회 첫날 첫 행동을 국민은 두 눈 부릅 뜨고 보고 있다. 특히 여당대표는 앞으로는 더더욱 신중해야 할 것이다. 영남과 호남, 또 나라 전부의 화합과 협치를 내걸고 호남의 국회의원이 된 걸로 알고 있다. 부디 초심을 잃지 말기를 당부한다. 초심을 잘 살려 자신의 공약대로 여야 협치를 이끌어내기를 국민들은 학수고대하고 있다. 국민은 언제라도 소탐의 싸움을 바라는 게 아니다. 국민은 님들의 생각보다 훨, 훨, 높이 멀리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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