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사회를 지탱시킬 소금이 썩고 있다
칼럼-사회를 지탱시킬 소금이 썩고 있다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6.09.20 18:54
  •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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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산스님 금인산 여래암 주지
 

범산스님 금인산 여래암 주지-사회를 지탱시킬 소금이 썩고 있다


알고도 죽는 해수병처럼 절대로 해서는 안 될 일을 계속 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래도 우리는 그들을 향해 불평하거나 화내지 말고, 사려 깊은 행동을 하며 살아가자.

바다 한 가운데 떠있는 작은 섬처럼 거친 세파 속에서도 평화로움을 유지하여야 한다.

어리석은 사람은 홍수에 떠내려가면서도 날이 가물 징조라며 미혹하게 앞날을 예견한다.

나의 도움이 필요한 사람에게는 손을 내밀어주며, 나와 생각이 다른 사람에게도 관용을 베풀며 갈등 일으키지 말자. 모두가 고은 말, 바른 마음, 착한 행동을 거듭해나가자.

나의 ‘마음’의 뿌리에서 꽃이 피고 열매를 맺는다. 마음만 잘 먹으면 날마다 기쁨과 행복 속에 살아갈 수 있다. 뿌린 대로 거두기에 내가 먼저 베풀 때 삶의 가치가 빛난다.

양반은 가는 곳마다 상이요, 상놈은 가는 데마다 일이라고, 잘난 사람은 어딜 가나 대접 받고, 못난 사람은 가는 곳마다 험한 일에 괴로움만 당하며 살아가는 세상이다.

우리에게는 신구의(身口意) 삼업(三業)이 있다. 그중 입으로 짓는 구업을 4가지로 규정한다. 말을 경계하란 뜻이다. 말을 잘못하면 남에게 상처를 주고, 자신의 인격도 갉아먹는다.

인격 모독적 발언이나 거짓말, 거친 말 많이 하는 사람들의 말로는 끝내 비참하다.

자신을 철저히 죽이고 또 죽여서 수천 번 죽었다가 되살아나면서도 고운 말, 부드러운 말을 사용하자. 손발톱이 다 닳고 머리털과 이빨이 다 빠지고 새살이 돋아날 때까지 자신을 내려놓고, 개인의 이익보다는, 국가와 사회를 위해 남이 할 수 없는 일까지 해내보자.

요즘, 앞길이 구만리 같아 더 큰일을 해낼 수 있는 기세등등한 법조인들 중에 탐욕에 눈이 멀어 바보짓을 한 젊은이들이 섞여있다. 사회를 지탱시킬 소금이 썩고 있는 것이다.

고위직을 유지 하려면 과감하게 탐욕을 버려야한다. 그러면 조용하면서도 강인하고, 겸손하면서도 당당하고, 가난하면서도 정직하여 이 세상 어디를 가도 두려움이 없다.

‘기신론’에 의하면 중생의 마음은 진여심(眞如心)과 생멸심(生滅心)으로 구성되어 있다.

진여심은 본래의 참된 마음으로, 시간과 장소, 상황과 조건 따라 변화하거나 영향을 받지 않는 차별 없는 평등심이다. 생멸심은 시간과 장소, 상황과 조건에 따라 다양하게 변화하는 마음이다. 좋다, 싫다, 구분하고 차별하며 평등하지 못한 마음이 생멸심이다. 양반은 물에 빠져도 개헤엄은 치지 않는다하였다. 아무리 생멸심으로 가득 찬 사람이라도 부장판사, 부장검사쯤 되었으면 임무수행을 성실히 하고 있는 동료들의 명예를 봐서라도 치사한 짓은 안 했어야 했다. 최소한의 도덕성을 갖추어 우리사회가 더 이상 짐승의 세계를 닮아가지 않도록 노력하자. 윤리적 최대치의 가능성을 내포한 기품 있는 사회를 만들어가자.

인격적 품위를 갖추면 삶의 존엄성을 확보할 수 있다. 개혁의 주체가 되어 이상세계 구현의 주춧돌이 되어야할 천하의 귀한 존재들이 그렇게 타락의 길을 걷는 것은 바로 생멸심 때문이다. 고위 공직자들의 욕된 일 당한걸 보면 삶이 실로 거품이요, 몽환(夢幻)이로다.

어느 조직에나 못된 인간은 섞여있기 마련이며, 그런 인간들은 앞 못 보는 사람은 앞에서 뺨 치고, 뒤보는 사람은 뒤에서 뒷골 치는 사람들이다. 마음하나 잘 못 먹은 탓에 약방의 감초처럼 동분서주하며 제 이익 챙기기는 일이 애호박에 말뚝 박기였을까?

그들은 생멸심 때문에 기쁨과 행복이 뿌리 채 날아 가버리고, 뿌린 대로 거두었기에 지금쯤 식욕을 잃고, 식은땀 흘리며, 앙다문 이빨사이로 신음을 토하면서 세상살이에 흥을 잃고, 축 처져 있을 것이다. 우리는 죄는 미워하되 그 불쌍한 사람들도 감싸주며 함께 살아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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