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민요와 한국인의 삶/경남 민요를 중심으로(7)
칼럼-민요와 한국인의 삶/경남 민요를 중심으로(7)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6.09.27 18:33
  •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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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창교/문화재청 무형유산지기ㆍ진주문화원 향토사 실장ㆍ진주향교 장의
 

정창교/문화재청 무형유산지기ㆍ진주문화원 향토사 실장ㆍ진주향교 장의-민요와 한국인의 삶/경남 민요를 중심으로(7)


지난시간에 이어서 경남지역의 <보리타작소리>에 대하여 알아보겠다. 요즘에야 보리를 심는 농가도 줄어들었고, 또 심더라도 기계로 수확을 하지만 옛날에는 보리농사를 많이 지었으므로 아직도 이 노래가 널리 전승되고 있는 것이다. 일의 강약에 따라 노래의 강약도 조절된다. 이 노래는 보리타작을 효율적으로 하기 위해서 부르는 것으로 실무적인 효용성이 가장 두드러진 민요 가운데 하나라 할 수 있을 것이다. <고성 보리타작소리-어화>를 들어보자.

‘에화 에화 에화 에화/뒤를 뒤를 물러서고/때려요 때려라/보리가 많이 붙는다/ (중략) /목이 모르거든/주인한테 술 주라고/많이 먹고 힘차게/이차 이차/힘차게 하는구나’

그 중 어로노동요가 있다.

경남지역은 동해안과 남해안을 끼고 있어 예로부터 각종 어장이 잘 발달되어 왔다. 특히 전어, 멸치, 숭어 등이 많이 잡혔는데 이러한 어종을 잡아 올릴 때는 대형 그물을 사용해야 하므로 여러 사람의 힘을 필요로 한다. 이처럼 공동으로 어로작업을 할 때는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여러 가지 노래를 불렀던 것이다. 사천시 마도에서 전승되고 있는 <그물 당기는소리>와 같은 것은 우리 고유의 가락과 요사로 이루어져 있어 매우 의의 있는 자료라 할 수 있을 듯하다. 이 노래는 전어를 잡을 때 부르는 것이라서 일명 <전어잡이노래>라고도 한다. 고기를 그물로 잡아 올리면 이를 퍼 담아야 하는데 이 때 부르는 노래가 <가래소리>이다. 가래소리는 남해안 일대 곳곳에서 많이 들을 수 있던 노래라서 지금도 비교적 전승 상태가 양호한 편이다. <사천 그물당기는소리-사래소리>를 들어본다.

‘야여/이 살 저 살/중살로 땡기라/야여/얼씨구 좋다/우리 종사/소리도 잘 하고/일도 잘 하네/ (중략) /광지바닥에/들어온 전어를/종자만 두고/다 잡아 낸다/야여/야여/이 소리 하고/그만두자’

통영, 고성, 거제 일대의 민요는 전라도풍의 영향을 입은 흔적이 역력한데 특히 가래소리에는 경상도의 메나리토리와 전라도의 육자배기토리가 한데 어울려 있음을 알 수 있다. 고기를 많이 잡아 만선이 되었을 때는 온 마을이 축제판이 된다. 선주는 술과 음식을 차리고 용왕고사를 지내며 어부들에겐 술과 음식을 대접한다. 이런 분위기 속에 ‘치나 칭칭 나아네’를 부르며 한바탕 춤판을 벌이는 것이다. 이 때 부르는 소리가 만선소리이다. ‘치나 칭칭 나아네’ 즉, 칭칭이소리는 실상 무용유희요의 일종이라 할 수 있다.

토목·운반·채취 노동요가 있다.

운반노동요는 지게나 목도, 혹은 다른 기구들을 이용해서 물건을 운반할 때 부르는 민요이다. 이 노래 역시 경남 지역에서만 들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강원도 산간 지역과 같이 이른바 산판 일이 많은 곳에서 주로 전승되고 있다.

운반노동요 가운데 대표적인 것은 목도를 메면서 부르는 <목도소리>이다. 목도메기는 무거운 물건을 나르는 일이므로 2인, 4인, 8인, 12인 등 일의 규모에 맞추어 짝을 지어 일을 한다. 좁은 길이나 비탈진 곳에서는 박자가 아주 급하고, 평평하거나 넓은 길에서는 박자가 다소 느린 것이 특징이다.

다음시간에는 창원군 북면 화천리 일대에서 전승되고 있는 <강배끄는소리>에 대하여 살펴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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