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룡(黑龍)의 해를 기다리며
흑룡(黑龍)의 해를 기다리며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1.12.20 2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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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찬인/하동군 기획감사실장
내년 임진년이 60년만에 오는 흑룡의 해 라고해서 많은 사람들이  상서로운 기대들로 새해를 기다리는 것 같습니다.

10천간(天干)중 임(壬)과 계(癸)는 물을 상징하고, 방위로는 북쪽을, 계절로는 겨울을, 색깔로는 어둠 즉 흑을 나타내는 오행상의 분류입니다.

오행상 수(水)의 성질이라는 물, 어둠, 겨울이 가진 의미는 자신의 생명력을 최대한 응축하여 봄과 새벽이라는 때를 기다리는 것입니다. 임진년(壬辰年) 흑룡의 해 기업들의 마케팅전략과는 다르게 오행의 의미로는 만반의 준비를 갖추고 때를 기다리는 해입니다.

내년에 우리는 많은 용들을 새로 뽑게 됩니다.용의 해에 걸맞게 대통령도 뽑아야 하고, 300여명이나 되는 작은 용들인 국회의원도 새로 뽑아야 합니다.

신묘년 올핸 세상이 참 시끄러웠습니다. 서울시의 무상급식 논란에서 시작된 정치권의 대공황은 이 국민이 무엇을 원하고 있는지, 이 시대를 관통하는 시대정신은 무엇인지 하는 새로운 자각과 담론을 우리 사회에 깊고 넓게 던져주고 있습니다.

서울시장 선거에서 시민사회 의 지원을 받은 박원순의 당선은 2040의 대반란이라는 자극적인 표현까지 등장시키고, 온 나라가 소통과 청춘콘서트의 열풍에 휩싸이게 하더니 이제는 세상이 왼통 2040의 환심을 사느라 제 정신이 아닙니다. 왜 2040이 반란을 일으키고 기존의 정치권이 국민의 신뢰를 잃었는가. 단순히 청년실업, 경제적 곤란, 정치적 불통만이 그 이유는 아닐것입니다. 이제 한 걸음 물러나 2040열풍의 이면을 찬찬히 들여다보는 안목이 필요합니다.

우리 국민들은 참으로 위대한 국민입니다. 세계 최고수준의 기름값, 국제시세보다 몇배 비싼 쌀을 사먹으면서도 이것 때문에 데모하지는 않았습니다. 일년 사시사철이니 난방에 냉방도 하여야 하고, 여름 옷, 겨울 옷, 봄 옷에다 철마다 즐겨야 할 레져마져 다르니 세계 어느나라 백성보다 생활비가 많이 들어가지만 그것 때문에 불평하는 사람은 없었습니다. 이런 대단한 백성들이 취업 좀 안되고, 살기 어렵고, 정치하는 사람들이 허구헌날 싸우질 한다고 반란을 일으키겠습니까.

반란의 원인은 멀리 있지 않습니다. 우리나라를 움직이는 지도층이 같은 편, 같은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대통령, 국회의원, 도지사, 시장, 군수 모두가 내편이 아니다라는 것이지요. 소수의 1%와 다수의 99%가 같은 편이 아닌 다른 편이 되어 버렸다고 믿는 게지요.

함께하면 어려워도 참을 수 있습니다. 꿈이 있으면 어려워도 함께 갈 수 있습니다. 우리 사회가 어느새 “함께”의 가치를 잃어버렸습니다. 고도의 압축성장은 우리 사회의 양극화를 심화시켰고, 국제경제의 어려움은 중산층을 붕괴시키면서  ‘함께’의 동질성마저 사라지게 하였습니다.

1998년 외환위기때 집안 곳곳의 금부치를 들고나온 ‘함께’는 환란극복의 원동력이었으며 2002월드컵때의 ‘함께’는 세계를 놀라게 하였고,  10.26 박원순의 서울시장 선거승리는 ‘함께’ 하는 우리 편입니다. 이제 시대정신은 ‘함께’입니다. 지도자와 민중이라는 이분법이 아닌‘함께’ 중의 리더인 용들이 나와야 합니다.
2012 임진년. 새로운 용들이 선택되어 질 것입니다. 소통한다고 대학생들이나 찾아 다니는 용들이 아닌 진정으로 민중과 ‘함께’ 하는 사람들이 용이 될 것입니다.

비록 승천하지 못하더라도 아픔을 ‘함께’ 하는 사람, 기쁨을 ‘함께’ 하는 사람  그런 사람들이 용이 되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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