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민요와 한국인의 삶/경남 민요를 중심으로(8)
칼럼-민요와 한국인의 삶/경남 민요를 중심으로(8)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6.10.05 18:37
  •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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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창교/문화재청 무형유산지기ㆍ진주문화원 향토사 실장ㆍ진주향교 장의
 

정창교/문화재청 무형유산지기ㆍ진주문화원 향토사 실장ㆍ진주향교 장의-민요와 한국인의 삶/경남 민요를 중심으로(8)


지난시간에 이어서 창원군 북면 화천리 일대에서 전승되고 있는 <강배끄는소리>에 대하여 살펴보겠다.

창원군 북면 화천리 일대에서 전승되고 있는 <강배끄는소리>는 운반노동요이기는 해도 그 가창 환경이 여타의 것과는 다르다. 이 노래는 일명 <고딧줄꾼노래>라고도 하는 것으로 낙동강이 수로운송의 주요 교통수단이었던 옛날, 고딧줄이라 하여 범선에다가 굵은 줄을 연결하여 그 끝을 잡고 강둑을 따라 강을 거슬러 올라가며 배를 끌 때 부르던 노래이다.

토목노동요란 각종의 토목일을 하면서 부르는 소리이다. <가래소리>, <망깨소리> 같은 것이 대표적이겠지만 경남 지방에서 흔히 들을 수 있는 노래는 <망깨소리>이다. <망깨소리>의 요사는 지시적 가사, 즉, 일을 어떻게 하라고 지시하거나 설명하는 내용으로 되어 있는 것이 많다. 그러나 물론 지시적 가사만으로 가창하는 것은 아니다. 성애, 신세자탄, 죽음, 유흥 등 여러 가지 삶의 모습을 표현하고 있는 것이다. <어사용>은 경남북 일대에서 두루 전승되고 있어 가히 영남의 대표적인 소리라 일컬을 만한 노래이다. 서로는 지리산, 동으로는 창녕, 밀양, 청도, 경산, 영천 등지에서 조사되고 있다. 그래서 혼자서 자신의 삶을 되돌아보며 느끼는 감회를 독백조로 읊어내면 되는 것이다. <창녕 나무꾼신세타령-어산영>을 들어본다.

‘가자 가자 어서 가자/우리 집에 어서 가자 어허/만첩산중 고드름은 봄바람에 풀어지고/이내 심중 맺힌 서럼 임 사랑에 풀어지니/어떡 바삐 집에 가자 어허/ (중략) /한자 두치 긴긴 비개 둘이 비자 지었더니/동지섣달 설한풍에 혼자 비니 웬 일이요/이호호호호호!’

채취, 곧 나물 뜯기, 굴 따기 등은 남자보다는 여자들의 몫이라 할 수 있다. <나물뜯는소리>는 나물을 뜯으면서 부르기도 하지만 그냥 재미 삼아 이 노래를 부르기도 한다. <의령 동요-나물뜯기>를 들어본다.
‘영도씨 할마씨/내 나물 광주리 불아주소/자네 딸 시집갈 때/농 두 바리 궤 두 바리/코리 닷죽 실리 주께’
채취노동요는 산에서 부르는 것도 있지만 바다에서 부르는 것도 있는데 거제도 지방의 <굴까러가세>와 같은 것이 대표적인 예이다.

또, 수공·도정 노동요가 있다.

민요와 관련해 볼 때 낫이나 괭이 같은 연장을 풀무 불에 달구어 만들면서 부르는 <쇠부리소리>가 대표적이라 할 수 있겠다. 이처럼 손놀림으로 어떤 물건을 만들어 내는 일을 수공일이라 할 수 있는데 이런 경우에 부르는 노래를 수공노동요라 한다. <쇠부리소리>란 대장간에서 풀무질을 하여 쇠의 원석을 달구거나 녹이면서 부르는 노래이다. 주로 울산지방을 중심으로 전승되고 있는 이 노래는 일명 <불매노래>라고도 한다. 거제도에는 여자들이 새끼를 꼬면서 부르는 노래가 전승되고 있다. 이를 <어긔야소리>라 하는데 주로 그물을 짜거나 새끼를 꼴 때 부르는 것이다. 경남의 도정노동요로서 대표적인 것은 <목매소리>, <갈방아소리> 등이다. <목매소리>는 밀양 지방에서 전승되어 오는 것인데, 어쩌면 일하면서 부르는 경남의 노래들 가운데서 가장 신명나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일명 <매통질소리>라고도 한다. 사천시 마도에서 전승되고 있는 <갈방아소리>는 방아소리의 일종이기 때문에 도정일노래로 분류하긴 했지만, 사실 이것은 도정과는 무관한 좀 독특한 노래이다. 갈을 빻아 삶은 것을 명주그물에 바르면 그물이 아주 튼튼해진다고 한다. 이때 갈을 빻으면서 부르는 노래가 바로 이 <갈방아소리>인 것이다.

다음시간에는 방적·양육 노동요에 대하여 알아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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