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상철/합천경찰서 경무계장
문상철/합천경찰서 경무계장-수확철 면허증 없는 농기계운전 주의 필요
지금 농촌지역에서는 한 해 동안 땀 흘려 가꾸어 온 농산물을 거두어들이는 추수가 한창이다. 본격적인 농번기에 접어들면서 운전면허증 없이 누구나 운전할 수 있는 경운기, 트랙터 등이 도로에 나와 불의의 교통사고를 당하는 사례가 많다는 것이다.
경찰청 통계에 따르면 최근 10년간 추이를 볼 때 교통사고 발생 건수와 부상자는 꾸준히 줄었지만, 농기계 사고 사상자는 증가했다는 분석이다. 2006년 농기계 사고 발생 건수는 361건이었지만 지난해에는 500건, 2006~2010년 농기계 사고로 한 해 평균 48.6명이 목숨을 잃었다. 그런데 2011~2015년에는 그 수가 73.4명으로 증가했다. 5년치씩 비교할 때 농기계 사고 사망자가 66% 늘어난 것이다.
농사일은 새벽 일찍 나가서 저녁 늦게 귀가하는 경우가 많아 우리나라 도로구조상 농사일로 들에 나갈 때나 귀가할 때는 도로를 운행해야 농사를 지을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어두운 귀가시간에 사고가 많아 경찰에서는 야광스티커를 부착하고, 고령의 농민을 대상으로 계도, 홍보에도 집중하고 있으나 농기계 운전자의 안전의식이 바뀌지 않고는 효과를 거둘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또 한 가지는 농기계 음주사고다. 힘든 농사일 중간에 새참과 함께 술을 마셔 취기가 오른 상태에서 농기계를 운전하면 자칫 큰 사고를 불러온다. 시중에 판매되는 주류 중 도수가 낮다는 막걸리 몇 잔은 괜찮겠지, 하지만 고령자인 점을 감안할 때 인지능력이 떨어지고 이 때문에 농기계 조작 실수로 사고를 낼 가능성이 많다는 것이다. 술을 마시고 운전하면 농기계도 순간 흉기로 변할 수 있고, 부주의로 인한 추락과 전복에 의한 단독사고가 많이 발생하므로 주의가 필요하다.
자동차운전자는 농촌도로 운행 시 수확철 풍성한 농촌 들녘만큼 여유로운 마음을 가지고 조금 더 양보하고, 농기계 운전자는 일찍 귀가하고 부득이 늦은 시간에 도로를 운행 할 수밖에 없다면 밝은 옷을 입고 농기계 안전장치를 확인한 후 교통법규를 준수하면서 운행한다면 농기계로 인한 사고는 줄어 들 것이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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