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학 칼럼-발바닥이 아파요-족저근막염
한의학 칼럼-발바닥이 아파요-족저근막염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6.10.27 18:26
  •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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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권/산청 동의본가 한의원 원장
 

김종권/산청 동의본가 한의원 원장-발바닥이 아파요-족저근막염


막바지 단풍철을 맞이하여 이곳 지리산에는 관광버스가 밀려들어온다. 모처럼 외출하신 어르신들은 ‘얼씨구 절씨구 차차차’라는 후렴구를 놓치지 않고 덩실덩실 춤을 추며 신이 나셨다. 이 노래는 우리 국민이면 모두 들어서 아는 바 그 가사가 참 재미있다.

노세 노세 젊어서 노세

늙어지면 못노나니

화무는 십일홍이요

달도 차면 기우나니라


노랫말에는 젊어서 놀자고 했지만 어르신들은 못내 가버린 젊음이 아쉬운 듯 아니 아직 정정하여 괜찮다고 하시는 듯 단풍놀이를 즐기신다.

왜 늙어지면 못논다고 했을까? 여러 이유 중에 으뜸은 건강 때문일 것이다. 실제로 진료실에서 어르신들로부터 제일 많이 듣는 소리 중 하나가 놀러 다니려고 해도 몸이 아파서 기력이 딸려서 못하겠고 운동하려해도 관절이 아파서 못하겠다는 말씀이다. 최근에는 발바닥이 아파서 걷기가 힘들다는 말을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많이들 하는데 발바닥 통증 중 제일 큰 비중을 차지하는 족저근막염에 대해서 살펴보고자 한다.

족저근막은 발바닥의 단단한 막으로서 보행 시 스프링 역할을 하여 충격을 흡수하거나 발의 아치 모양을 유지해주는 역할을 한다. 발 종골의 족저근막 부착부에 염증이 생겨서 발뒤꿈치에 통증이 발생하는 질환이 바로 족저근막염이다.

병에는 원인이 있기 마련인데 이 족저근막염은 족저지방층의 두께가 감소해서 나타나기도 하고 종골극(Heel Spur)이라 부르는 뼈가시로 인해서 생기기도 하고 노화에 따라 아무 이유 없이 발생하기도 한다. 다만, 등산 마라톤 등 과도한 운동을 하는 사람, 오래 서있는 사람, 하이힐을 자주 신는 사람, 급격하게 체중이 증가한 사람들이 이 족저근막염을 호소하는 예가 많듯이 아무래도 발을 무리하게 사용하여 발바닥이 힘들다고 비명을 지르는 병이라고도 비유할 수 있다.

자고 일어나서 첫발을 내딛거나, 한참 의자에 앉아 있다가 걸으면 발바닥의 발뒤꿈치 부분에 통증이 생기는 게 대표적인 증상인데 무릎 뒤쪽과 종아리 윗부분에 통증이 생기기도 한다. 다만, 발바닥이 아프다고 모두 족저근막염은 아닌데 신경포착 증후군, 발뒤꿈치 뼈의 피로 골절, 테니스 레그라고 부르는 장딴지근 파열과는 잘 감별해야 하니 가까운 의원, 한의원에서 초기 상담이 필요하다.

이 족저근막염을 치료할 때는 환자분에게 좋은 소식과 나쁜 소식이 함께 있다고 말씀드린다. 좋은 소식은 특별한 치료 없이도 스스로 증상이 좋아지는 자한성(self-limiting) 질환이라는 점이고 나쁜 소식은 좋아지기까지 약 6~18개월 장기간의 시간을 요한다는 점이다. 한의학의 침과 뜸 그리고 약침이 이 기간을 단축시키는데 큰 도움을 줄 수 있어 함께 잘 치료해보자고 말씀드린다.

족저근막염에 있어서는 밑 빠진 독에 물 붓기가 되지 않도록 생활에서의 주의사항이 특히 중요하다. 바닥이 딱딱한 신발 및 깔창을 피하고 하이힐은 신지 않으며 무리한 운동이나 장시간의 보행을 삼가야 한다. 통증이 생길 경우 아이스 팩과 마사지가 도움이 되는데 의자에 앉은 상태에서 음료수 캔을 차갑게 해서 발바닥으로 밟고 굴리기를 하면 이 두 가지를 동시에 할 수 있으니 특히 기억해두면 좋다.

그리고 안쪽 발등과 발바닥 사이 경계선에서 움푹 파인 곳에 있는 ‘연곡(然谷)’혈과 종아리에 힘을 줬을 때 근육이 갈라져 움푹 파인 곳에 있는 ‘승산(承山)’혈을 꾸준히 지압해줘도 좋은 효과를 볼 수 있다.

건강과 젊음은 그 두 가지를 잃고 난 뒤에야 고마움을 알게 된다는 아라비아의 속담처럼 위에서 소개한 노래는 건강은 건강할 때 지키자라는 의미로 아래와 같이 불러도 좋을 듯하다.

노세 노세 건강해 노세

발 아프면 못노나니

족저근막염엔 연곡 승산 혈이요

발이 건강해야 온몸 건강하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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