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 6주년 특별인터뷰)박종훈 경남도교육감
(창간 6주년 특별인터뷰)박종훈 경남도교육감
  • 대담 / 황인태 본지 회장
  • 승인 2016.10.31 17:59
  •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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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주체와 소통하며 약속한 일 차근차근 완성하겠다
▲ 박종훈 교육감은 “교육주체가 두루 행복한 교육을 위해 혼신의 노력을 다할 생각이다”고 말했다.

행정업무 학교지원센터 건립

‘선생님을 아이들 곁으로’ 성과
배움이 즐거운 행복학교 추진
무상급식 해결 개정법 청원

누리과정 등 예산부족 아쉬움
급식비리 예방 지자체 협조 필요
내년 내진시설 확충 안전강화
학부모 등 교육주체 관심 부탁


박종훈 경남도교육감은 본보 창간 6주년 특별인터뷰를 통해 “지나고 보고 많은 일들을 했지만 앞으로 해야 할 일이 더 많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며 “교육주체들과 소통하면서 학부모들과 도민에게 약속한 일들을 차근차근하게 완성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박 교육감은 아울러 “교사들의 행정업무 경감과 행복학교 운영, 교사들의 수업혁신 등의 성과를 이뤄낸 점을 자랑할만한 성과”라며 “정부의 누리과정 예산 지원문제, 교육자치권이 충분히 확보되지 못한 점은 아쉽다”고 덧붙였다. 박 교육감은 “학교는 학생, 학부모님, 교직원이 주인이며 학부모님의 학교 교육과정 운영에 대한 관심과 협조를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대담 / 황인태 본지 회장

-교육감으로 취임한지 2년 반 가량이 지났는데 소감이 어떤지
▲지난 시간을 돌이켜 보면 정말 바쁘게 지나왔다는 생각이 든다. 그동안 힘들었던 일도, 보람 있었던 일도 많았다. 지나고 보니 많은 일을 했다는 생각보다 앞으로 해야할 일들이 더 많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남은 임기 동안에도 공약 이행을 위해 교육주체들과 더 많이 소통하면서 학부모들과 도민들께 약속드렸던 일들을 차근차근 완성해 갈 것이다. 교육주체가 두루 행복한 교육을 위해 혼신의 노력을 다할 생각이다.

-교육감께서 취임 이후 자랑할만한 성과를 말씀하자면
▲가장 먼저 하고자 했던 일은 ‘선생님을 아이들 곁으로’ 돌려보내겠다는 것이었다. 선생님이 출근하면서 수업을 구상하고, 아이들을 위한 일들을 챙겨야 하는데 공문처리와 행정업무를 처리할 걱정을 한다는 것은 옳지 못하다고 생각했다. 행정업무를 줄이고자 도교육청 인원을 줄여서 교육지원청 단위로 학교지원센터를 만들어 학교 업무를 지원하도록 했고 200건에 가까운 사업을 폐지하거나 개선했다. 그리고 학교에 행정전담팀을 구성하도록 하고 교무행정원 900여명을 배치했다.

배움과 협력이 있는 학교, 일등도 꼴찌도 모두가 행복한 학교를 만들고자 시범적으로 행복학교 21개교와 행복맞이학교 85개교를 운영하고 있는데 학생과 학부모님, 교직원들의 만족도가 매우 높다. 고입선발고사를 폐지해 입시부담을 줄이고 강제 야간 자율학습과 0교시를 폐지한 것도 행복교육을 위한 정책이었다.

경남교육에서 가장 자랑할 내용은 선생님들의 자발적인 참여에 의한 수업혁신이다. 교사들의 수업 동아리가 중심이 되어 학생참여 수업이 활성화되면서 배움의 공동체 수업, 거꾸로교실, 하브루타, 협동학습, 토론수업 등 학생의 자기주도적 학습력을 신장시키는 수업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수학교육센터를 설치하고 전국 최초로 수학문화관을 유치한 것도 수업혁신을 위한 노력의 일환이다.

-아쉬운 점은 어떤 것인지
▲가장 아쉬운 점은 예산이 부족하다는 점이다. 경남교육청은 2011년까지 빚이 없었다. 1조원 가까이 빚이 쌓이게 된 주범은 누리과정 예산이다. 정부에서 예산지원은 없이 어린이집 운영 지원을 시도교육청에 떠넘기면서 빚이 눈덩이처럼 늘어나기 시작했다. 누리과정 예산은 도내 1600여개 학교에 지원하는 학교운영비에 맞먹을 정도로 엄청나고 이를 감당할 능력이 안된다. 학교를 신설하거나 이전하는데도 막대한 예산이 필요하고 다양한 교육활동을 지원하는 데에 많은 예산이 필요하다.

또 하나 아쉬운 점은 우리사회에서 교육자치권이 충분히 확보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는 비단 경남만의 문제가 아니라 대한민국 전체의 문제다. 교육을 이념이나 정쟁의 대상으로 생각할 것이 아니라 아이들의 행복 추구권을 존중하고 미래사회를 준비한다는 생각으로 접근해야 한다.

-무상급식 문제 해결 차원에서 학교급식법 개정을 위해 국회에 청원을 했는데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지난 7월 6일 국회를 방문해 정세균 국회의장에게 학교급식법 개정 청원 61만8651명분의 서명자를 전달하고 8월 16일에는 국회 유성엽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장을 방문해 개정 촉구 서한문을 전달했다. 정세균 의장도 만난 자리에서 급식비 지원에 대한 논쟁과 관련해서 사회적 합의가 됐다고 보며 더 이상 급식비 지원여부에 대한 논쟁이 있어서는 안된다며 급식법 개정에 대한 내용에 공감했다. 유성엽 위원장 또한 국회에서 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 보자고 이야기 했다. 국회에서 경남도민과 학부모들의 염원을 받아들여 급식법 개정을 조속히 마무리 할 수 있기를 바란다. 현재, 국회에 정의당 노회찬 대표와 더불어민주당 김경수 의원이 학교급식법 개정을 위한 법안을 제출한 상태다. 그리고, 경남 학교운영위원회 위원장협의회 차원에서 빠른 심사를 요구하기 위해 조만간 국회 청원심사 소위원회 심의요청을 위한 준비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학교급식법이 개정되면 중앙정부와 지자체의 지원비율과 지원대상 범위 등에 대해서는 어떻게 하는 것이 맞다고 보는지
▲현재 추진 중인 법안이 여러 가지가 있지만, 그 중에서 대표적인 것이 중앙정부 50%, 지자체와 교육청 부담이 50%로 돼 있다. 법안이 통과된다면 지자체와 협의해 50%에 대한 분담비율에 대해서는 자치단체간 협의하는 것이 맞다고 본다. 중앙에서 50%가 지원되고 지자체와 교육청이 25:25로 분담한다면, 2013년 수준의 급식지원 내용과 비교해 볼 수 있다. 당시에 도청 30%, 시·군 40%, 교육청 30%의 부담으로 전 초등학교, 읍·면지역 중·고등학교, 저소득층자녀 및 특수교육대상자가 지원 대상이었다. 법안 심사 과정에서 논란이 있을 수 있지만 과거에 지원한 사례를 보거나, 점점 지방자치단체가 지원을 조금씩이라도 높혀오고 있는 것을 생각하면 충분히 가능할 것으로 본다.

-주요 과제로 추진하고 있는 행복학교에 대해 성과와 향후 계획은
▲행복학교는 학생들이 배움으로서 즐거울 수 있다는 것을 실제 구현하는 모델학교다. 2015년 3월부터 시작해서 지금 21개의 행복학교(초 13, 중 6, 고 2)가 각기 다양한 행복한 만들고 있다. 행복학교는 교직원들의 자발성을 바탕으로 운영되기에 학교마다의 개성이 나타나고 있다. 지난해 11월 2015년 행복학교 만족도를 조사했다. 11개 행복학교 교사, 학생, 학부모를 대상으로 10문항씩 설문조사를 했는데 학생 84점, 학부모 86점, 교사 90점 등의 결과가 나왔다. 행복학교는 임기 내 50개 학교를 지정하여 운영할 계획이다. 도내 학교수를 고려하면 적게 느껴질 수 있는데. 50개 모델학교를 중심으로 모든 학교가 행복한 학교가 될 수 있도록 할 생각이다.

-교육현장에서 이것만은 꼭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부분이 있다면
▲학교는 민주적이고 합리적인 의사결정 구조를 가져야 한다. 그런데 관료주의 문화 속에서 위에서 결정하면 아래서는 말없이 따라야 하는 것은 옳지 못한다. 지시와 명령, 복종의 풍토보다는 소통과 공감, 협력의 문화가 자리 잡았으면 좋겠다. 소통과 공감의 폭이 넓어지고 협력하는 일이 많아질수록 교사들의 교육열의는 높아지고 아이들의 행복감은 커질 것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아이들에게 학교가 행복한 공간이 되었으면 좋겠다. 성적에 따라 줄을 세워서 주눅이 들게 하거나, 수업시간에 잠을 자는 모습이 있어서는 안된다. 아이들의 꿈과 희망은 제 각각 다를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천편일률적인 수업방법, 반강제적 야간 자율학습을 강요하는 것은 옳지 않다. 다양한 것이 아름답다. 경남교육이 아이들의 다양한 꿈과 희망을 활짝 피우도록 돕겠다.

-최근들어 학생들의 안전문제가 화두가 되고 있는데 안전강화를 위해 어떠한 조치들을 하고 있는지
▲안전은 생명과 건강, 재산을 지키는 가장 중요한 교육의 기본이다. 2016년 ‘학생안전 원년의 해’를 선언하고 전국 최초 안전 실천 브랜드 ‘LIVE 안전’ 제정·선포식을 가졌다. 또 안전 생활화·실천할 것을 약속하면서 안전교육 강화하고 있다. 경주 지진으로 인한 경남지역도 지진의 안전지대라는 인식에서 벗어나 새로운 대책이 필요해 9월 22일 우리도교육청에서는 ‘지진 피해 복구 및 향후 지진 대비 대책’을 발표했다. 경남도내 피해 학교 및 기관에 대한 신속한 피해 복구와 학교 건물의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예비비 100억원을 투입해 내진 보강을 추진하고 있으며 내년도에도 내진보강시설비를 집중 투자해 내진시설의 확충 비율을 점진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학교폭력을 비롯한 학생들의 비행이 인성교육 부족에서 비롯되고 있다는 지적인데 인성교육 강화를 위한 대책은
▲경남도교육청은 인성교육 강화를 위해 존중과 배려의 인성교육 실천으로 품격있는 민주시민 육성을 비전으로 제시하고 있다. 추진방향은 공동체 문화조성을 통한 인성교육 토대를 마련하고 배움에서 실천으로 이어지는 감동있는 인성교육 실천한다. 또 가정-학교-사회의 참여와 협력으로 함께 하는 인성교육을 만들어나갈 계획이다. 인성교육 강화를 위한 중점추진과제로 인성교육을 위한 학교기반 조성, 학생이 행복한 인성교육 확대, 인성교육 전문가로서의 교원의 역량제고, 경남교육가족이 함께하는 인성교육 지원체제 구축, 인성교육 인식 전환 및 공감대 확산시킬 계획이다.

-학교급식과 학교시설 공사 등과 관련한 부조리와 비위가 근절되지 않고 있는데 어떤 대책을 마련하고 있는지
▲지난번 학교급식 비리의 경우 대부분의 금액이 입찰담함이었다. 현행 입찰시스템상으로 단위학교에서 발견할 수 없다. 시스템적인 개선 보완과 함께 납품업체의 감독기관인 지자체 등의 협조가 매우 절실하다. 앞으로 도교육청과 지자체가 납품업체에 대한 관리감독을 강화한다면 학교급식 납품 비리를 상당 부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학교시설 공사 비리에 대해서는 참으로 안타깝다. 학교시설 공사 비리의 경우 인척 등이 연루된 일이라 매우 유감스럽다. 수사중인 사안이므로 수사 결과에 따라 입장을 밝히겠다.

-학생과 학부모, 교직원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학교는 학생, 학부모님, 교직원이 주인이다. 우리는 교육주체이자 동시에 교육가족이다. ‘더 좋은 학교 더 나은 교육’을 위해 당당하게 자신의 주장을 밝혀주길 희망한다. 우리 학생들이 즐겁게 공부하고 친구들과 우정을 나누며 행복한 학교생활을 할 수 있기 바라며 내일을 위해 오늘을 희생하는 것은 좋은 생각이 아니다. 오늘 행복해야 내일도 행복할 수 있다. 학부모님의 학교 교육과정 운영에 대한 관심과 협조를 부탁드린다. 교사를 포함한 우리 교육가족에게는 늘 고마운 마음을 가지고 있다. 우리의 미래는 아이들에게 달려 있다. 우리 아이들을 위해 점 더 수고해 주시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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