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을열며-휘두를 것인가? 휘둘릴 것인가?
아침을열며-휘두를 것인가? 휘둘릴 것인가?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6.11.10 18:36
  •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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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영숙/영산대학교 게임·영화학부 교수
 

채영숙/영산대학교 게임·영화학부 교수-휘두를 것인가? 휘둘릴 것인가?


수학능력시험이 일주일 앞으로 다가왔다. 매년 이맘때가 되면 전국의 모든 부모가 수험생을 둔 부모 마음이 된다. 수험생을 둔 부모 마음과 수험생 마음이 이때만큼은 똑같이 아는 문제는 틀리지 말아야 하고, 모르는 문제는 운 좋게 답을 맞출 수 있기를 기도해 본다.

자기가 원하는 대학에, 원하는 학과에 입학하기 위해서 수험생은 밤잠을 설쳐가며 공부를 하는 것일까? 서열이 매겨진 좋은 대학, 좋은 학과에 가기 위해서는 좋은 점수를 받아야 하기에 오늘도 공부에 매진하고 있는 것인가?

좋은 대학에 진학해 졸업을 하면 좋은 직장에 들어갈 것이고, 그러면 우리에게 미래는 보장된다고 생각해 왔던 시절이 있었다. 공부를 잘 하는 사람이 잘 사는 세상이라고 생각하고 살았던 시절이었다. 힘든 노동을 하는 것보다 책상에서 펜대를 굴리는 사람을 부러워하던 시절이었기에 적성과 무관하게 인기있는 학과를 지원하던 시절이 있었다. 법대와 의대를 최고로 꼽던 시절 말이다. 부모의 희망 직업군에 맞추어 진학을 했던 시절. 그렇게 살아 보니 행복한지 자신에게 되물어 보아야 한다.

정시 모집을 앞두고 수험생을 둔 학부모의 질문은 한결같다. “우리 아이는 어느 학과를 가면 좋을까요? 적성을 고려하면 A 학과를 가면 좋겠지만 장래성이 없어서요. B 학과가 요즘 인기라는데 우리 아이가 가도 될까요?”라는 것이다. 현재 인기 있는 학과를 보낸다고 아이가 행복해 할까? 나의 대답은 학교를 다니는 동안 재미있어 할까를 고민해 보라고 한다. 장래성이 없다는 얘기도 기성세대의 시각에서 판단이지 않을까. 예를 들어 간호학과를 지망하는 대부분의 학생은 보장된 직장을 이유로 꼽는다. 무작정 선택을 할 것이 아니라 간호학과의 공부 내용과 간호사에게 필요한 자질을 따져 보라고 권한다. 개인 성향을 무시하고 학과를 선택하면 늘 후회를 하고 힘들어 할 것이기 때문이다. 자기중심적인 사람이 과연 봉사 정신을 가져야 하는 직업군을 택했을 때 얼마나 힘들어 할 지를 생각해 보라.

요즘은 다소 바람직한 방향으로 바뀌고는 있다. 일찍부터 아이의 적성을 찾아주려고 다양한 직업군을 찾아보고, 부모는 아이들의 의견을 존중한다. 미래의 먹거리에 대한 고민을 하게 되고 진학에서 아이의 적성을 우선순위로 꼽는다. 아이가 하고 싶은 것, 아이가 되고 싶은 것이 부모가 희망하는 직업이 아니어도 좋다.

현실은 과연 그럴까? 자기가 좋아하는 것, 되고 싶은 것을 아는 학생이라면 대학을 고민하지 학과 선택을 고민하지는 않을 것이다. 또한 미래 학자가 언급하는 미래 먹거리로 인해 사라질 직업군으로 언급된 학과들에 우리 아이를 보내도 될까를 고민한다. 사라질 직업군은 다른 형태의 직업군으로 나타날 것이다. 한 예로 문과 성향을 가진 아이에게 미래의 먹거리를 생각해 공대를 가라고 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본다.

미래의 먹거리는 변화한다. 4차 산업을 미래의 먹거리로 얘기하면서 사라질 직업군에만 초점을 맞춘다. 통상적인 관념의 제조업은 규모가 축소될지 모르지만, 제조업 자체는 사라지지는 않는다. 오히려 특화된 제조업, 맞춤형 제조업으로 발전할 것이다. 나만의 기술력을 가진다면 세상에 휘둘리지 않고 휘두르면서 살아갈 것이다.

지금 세상에 존재하는 직업군에 우리 아이를 가두지 말자. 시대가 원하는 인재상에 맞출 것이 아니라 내가 가진 능력으로 먹거리를 만들어가는, 주체가 될 수 있는 인물로 만들어 주자. 우리 아이가 중심이 될 수 있는 세상에서 자기만의 기술력, 세상을 호령할 자기만의 무기를 손에 쥐어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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