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민요와 한국인의 삶/경남 민요를 중심으로(13)
칼럼-민요와 한국인의 삶/경남 민요를 중심으로(13)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6.11.14 18:44
  • 14면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정창교/문화재청 무형유산지기ㆍ진주문화원 향토사 실장ㆍ진주향교 장의
 

정창교/문화재청 무형유산지기ㆍ진주문화원 향토사 실장ㆍ진주향교 장의-민요와 한국인의 삶/경남 민요를 중심으로(13)


지난시간에 이어서 진주지역의 특성을 잘 드러내고 있는 것들을 유형별로 살펴본다. 본고에서 검토한 자료는 한국구비문학대계, MBC ‘한국민요대전’, 도선자의 ‘진주지역의 전승민요 연구’에서 조사한 자료들임을 밝혀 둔다.

진주지역의 민요는 기능요가 비기능요로 전환이 되지 않고 전승되고 있다. 이것은 ‘기능’이 없어져도 민요가 지닌 본래의 현장모습이 살아있음을 의미한다.

전승되고 있는 농업노동요 중 <모내기소리>가 있다. 모내기를 하는 시간의 흐름에 따라 부르는 소리가 달리 나타났다. 진주지역의 모내기소리는 4음보의 율격을 지닌 4·4조나 약간 변형된 자수로 교환창으로 부른다. 모내기소리의 사설 전승도 소주제별로 보면 각 편이 60편이 넘는다. 그 중에서도 가장 많이 불린 각 편은 ‘물끼철철 헐러놓고 주인양반 어데 갔노’이다. <논매기소리>의 사설은 효, 권농에 대한 것으로 이뤄져 있고 후렴구는 ‘상사디야’를 반복하며 선후창으로 불린다. 진주지역의 길쌈노동요는 유형별로 골고루 전승되고 있는데 음영 민요로 불리고 있다. <삼삼는소리>의 공식구는 ‘이삼삼아서 옷해입고 무등산천 구경가자’로 경남에서 즐겨 부르는 공식과 같다. 진주지역에 전승되는 <물레소리>는 ‘물레야 가락아 뱅뱅 돌아라’라는 사설이 단연 우세하다. 그러나 베틀소리 사설 유형은 각각이라고 할 정도로 다양하다. 진주지역에 전승된 김쌈노동요 중 금곡면 죽곡리에서 전승된 <삼삼는소리>와 <베틀소리>는 현재 베를 짜고 있는 여성이 부르는 현장성이 살아있는 소리로 특징을 가진다. 예전에는 기능요가 현장에서 불리는 것이 당연한 일이었지만 현재는 더 이상 일의 현장에서 불리지 않게 되었기에 현장성이 살아있는 민요는 귀한 민요라고 할 수 있다. 가사노동요는 부녀자들이 집안일을 하면서 틈틈이 불렀던 민요이다. 진주지역의 <애기어르는소리>는 ‘불매불매 불매야’가 대표적 유형이다. 그 외 <빨래소리>도 전승되고 있다. 그밖에도 밭농사요, 채취노동요 등이 전승되어 오고 있다. 의식요 중에는 <상여소리>가 원형대로 전승되고 있다. 진주지역의 유희요는 다양하게 전해져 오지만 그 중에서 <그네노래>와 <수요>가 있다. <그네노래>는 연정을 나타내고 <수요>는 권력자를 풍자하고 있다. 비기능요에서는 <권주가>, <시집살이요>, <진주낭군>, <의암요> 등이 전승되고 있다.

진주지역 민요에 나타나는 민중들의 의식을 주제별로 살펴보면 애정, 풍류, 풍자, 해학, 의로움 등이 드러났다. 주제를 바탕으로 보면 진주지역 민중들은 긍정적이고 낙천적인 의식을 지녔다고 할 수 있다. 반면에 올바른 일은 끝까지 지켜내며 옳지 못하는 세태는 비판의 정신으로 맞서는 것을 볼 수 있다. 이것은 진주지역의 서민들이 의로움을 좋아하기에 옳지 못하는 일에 맞서는 저항정신 즉, 진주지역의 민중의식을 이어온다고 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시대와 인문•지리적 환경 변화에 따라 민요의 전승 방향을 요약해서 논의해 보도록 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