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사람은 자리에서 머물 때와 떠날 때를 알아야한다
칼럼-사람은 자리에서 머물 때와 떠날 때를 알아야한다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6.11.22 18:24
  •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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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산스님 금인산 여래암 주지
 

범산스님 금인산 여래암 주지-사람은 자리에서 머물 때와 떠날 때를 알아야한다


족제비 지나간 곳에 노린내 풍기며, 부정적 행동의 뒤끝에는 반드시 그 흔적이 남는다.

자신에게 좋은 것만 취하려는 마음이 탐심(貪心)이고, 싫어하는 것에 등 돌리는 마음이 진심(嗔心)이다. 탐욕 속에 살아가는 한 고통을 피할 수 없다. 부족한 사람이 높은 자리에 앉으면 아랫사람을 더 혹독하고, 모질게 대하는 것이다. 평화롭게 살려면 떠나가려는 것, 억지로 붙잡지 말고, 원치 않는 것이 오더라도 억지로 피하지 말아야 한다.

오는 것과 가는 것을 억지로 막고자, 들개처럼 비명 지르며, 눈보라에 이빨 부딪치는 절규와 사지가 찢기는 신음을 토해봤자 행복과 번영은 없다. 우리나라에는 부자들이 많다.

부(富)는 많은 일자리를 창출하여 국가와 사회를 풍요롭게 하는 것이다. 그러나 그 부를 쌓는 과정에서 부정하고, 비열한 방법이 동원된 것이 문제가 된다. 발자크는 “모든 큰 재산의 배후에는 범죄가 있다.” 하였다. 빈대도 낯짝이 있거늘, 부정 축재한 재산을 모두 자식에만 물려주는 것은 범죄의 과보를 유산으로 물려주는 것과 같다. 지금은 ‘위선의 시대’이다.

국민 불안과 경제 위축과 국가위신을 떨어뜨리는 ‘불법이 판치는 시대’이다. 서울광화문 앞에 100만 군중의 평화시위가 있었다면, 청와대는 그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야 옳다.

법과원칙을 무너뜨리고, 국기를 문란 시켜놓고도 조개와 황새 싸움처럼, 패거리싸움만 계속하다가는 불순세력에게 어부지리를 주게 될 것이다. 모든 문제는 최대한 혼란을 줄이고, 평화적으로 조속히 마무리하자. 폭력은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되지 않으며 파괴와 고통만 남기게 된다. 평화적 시위를 한 우리국민과 대한민국의 경찰, 모두 참 훌륭했다.

잠꾸러기 집에는 잠꾸러기만 모여든다는 말이 있다. 그동안 비슷비슷한 대통령 보좌진들은 조막손으로 엿 주무르듯 한 가지 일도 제대로 처리하지 못했다. 그들은 조선의 뜸부기를 모두 최순실 뜸부기로 만들어주어 그의 어린 딸은 조자룡이 헌 칼 쓰듯 한 달 생활비를 서민연봉에 해당하는 2000만원씩 펑펑 쓰도록 해주었다. 그래놓고도 일이 터지자, 반성은커녕 사법체계까지 부정하면서 뻔뻔한 자가당착의 궤변으로 일관하고 있다. 지금부터라도 이성을 되찾고, 검찰수사에 떳떳하게 응하여 시시비비를 가린 후 해원상생(解冤相生)하자.

마음을 내려놓으면 세상 어느 곳이던 고향 아닌 곳이 없고, 지옥에서도 연꽃이 핀다.

모든 국민이 합심하여 국익을 최우선으로 난국을 극복해나가자. ‘탈적창살적{奪賊槍殺賊)’,이라, 빼앗은 적의 창으로 적을 죽인다는 말이 있다. 심호흡을 크게 하고 마음을 평정시켜보자. 제 팔꿈치 제가 물지 못한 것이어서, 인생은 내 맘대로는 되지 않는 것이다.

시험에 낙방하고, 부부간 이혼하고, 믿었던 사람에게 배신당하여 가슴 찢어지고, 심장이 조여들고, 어깨가 처지고, 숨이 막혀, 그 아픔들을 어디에 어떻게 풀어놓아야 좋을지 몰라 망연자실 서성거릴 때도 있는 것이다. 이번 일은 자다가 생긴 일이 아니다. 그동안 어떤 ‘전조현상(前兆現象)’과 기미가 보였을 것이다. 그런 현상을 무시해오다가 오늘의 불행을 맞았다.

제 임무를 방기한 자들이 족제비 똥 누듯 눈물 찔끔거리는 모습이 참 부끄럽다.

자리에만 집착하며, 조조처럼 자신만만하게 웃었던 결과는 허탈과 망신뿐이다.

지위나 권좌에 대해 너무 집착하지 말라. 최순실 힘으로 공직에 들어간 자들은 스스로 쿨 하게 떠나가야 한다. 빈총에 맞아도 3년 재수 없다는데, 어린아이들 한태까지 손가락질 받고도, 그 자리에 연연할 생각인가. 자리에 머물 때와 떠날 때를 알아서 박수칠 때 깔끔하게 떠나가라. 모든 것은 꿈, 환상, 물거품, 그림자, 이슬, 번개, 신기루 같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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