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가난하여 죽 먹고 살더라도 걱정 없는 삶이 편한 삶이다
칼럼-가난하여 죽 먹고 살더라도 걱정 없는 삶이 편한 삶이다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6.11.29 18:27
  •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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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산스님 금인산 여래암 주지
 

범산스님 금인산 여래암 주지-가난하여 죽 먹고 살더라도 걱정 없는 삶이 편한 삶이다


살다보면 밥주걱으로 삽질하겠다고 덤비는 사람도 있고, 분수에 맞지 않는 짓을 한 사람도 있다. 오늘 내가한 말 한 마디와 행동 하나가 세상을 망치기도 구제하기도 한다.

사람이란 죽기는 섧지 않으나, 늙는 것이 더 가슴 아프고, 아픈 것이 죽는 것보다 더 안타깝고 고통스러우며, 망해버린 것보다는 망해가고 있는 과정이 더욱 견디기 힘든 것이다.

꽃이 피고 지는 것이 자연의 순리이며, 만나면 헤어지는 것도 인생의 순리이다.

순리대로만 살아가자. 내일해도 될 일 굳이 오늘 하겠다고 억지 부리지도 말아야한다.

나와 상대방 모두를 소중히 여기며 살자. 한국은 OECD국가 중 수업시간이 가장 길어서, 청소년의 행복지수가 가장 낮고, 근로자는 최장시간 일을 하면서도 가계부채 비율은 높고, 출산율이 가장 낮으며, 자살률은 가장 높아 하루 평균 40명이 자살을 한다.

이것은 이라크전쟁 희생자의 2배, 아프가니스탄전쟁 희생자의 5배가된다. 자살은 자신에게 가하는 최고의 폭력이며, 살인이다. 한국의 자살률 목표를 세계 꼴찌로 정하고 보다 활기차게 살아가보자. 서둘지 말라. 성급하게 미리죽지 않아도 죽음은 반드시 찾아온다.

죽음은 첫째, 모두에게 공평하게 찾아온다. 둘째, 예고 없이 어느 날 갑자기 찾아온다.

셋째, 죽음 앞에서는 어떤 신분이나, 부귀권력도 통하지 않는다. 금수저 출신들은 날마다 재산이 늘어나고, 흙수저 출신들은 날마다 빚만 늘어난다며 한탄의 말도하지 말자.

정확한 목표나 노력 없이 예술은 길고 인생은 더럽다며, 주먹구구에 매달리지 말자.

“죽사발이 웃음이요, 밥사발이 눈물이다” 재산 많아 잘 먹고 살면서도 불화와 걱정 속에 사는 것보다, 가난하여 죽 먹고 살더라도 걸림 없어 걱정 없는 삶이 훨씬 편한 삶이다.

자신이 가진 것을 조금씩 양보하고, 죽을 때 그 재산을 사회에 환원하도록 사회교육을 강화시켜 나가면 금세 불평등을 줄일 수 있다. ‘잡아함경’ ‘금색왕경’ ‘육방예경’의 경전들은 가난은 죽음의 고통보다 더한 지옥이라며, 근면성실로 재물을 벌어서 꾸준히 확장시켜 나가라고 당부하며, 얻은 재산의 일부는 반드시 남을 위한 보시로서 회향하라 가르친다.

물고기를 뜨거운 물에 넣으면 바로 뛰쳐나오지만 찬물에 넣어 천천히 끓이면 헤엄치다가 차차로 죽는 줄도 모르고 삶겨 죽게 된다. 지금 우리사회는 솥 안 찬물에 담긴 물고기처럼 천천히 파멸로 가고 있는 것 같다. 사람은 자신의 처지가 위태롭고 다급해지면 원님상투 잡고 늘어진 것이다. 더 이상 빈부격차가 벌어지지 않도록 사회교육을 강화시켜 나가자.

청년들도 이 순간을 주린 고양이가 쥐 만난 듯 놓쳐서는 안 될 절호의 찬스로 활용하여, 대기업만 선호하지 말고, 중소기업에라도 들어가서 연봉이 좀 적은대신 개인생활도 즐기고, 가족들과 많은 시간을 공유하며 일과 휴식이 조화된 삶을 살아가도록 방향을 바꾸어보라.

“일종평회 민연자진(一種平懷 泯然自盡)이다”한 가지 일이 풀리면 모든 일이 다 풀린다. 절집 가서 참빗 찾고, 과부 집 가서 바깥양반 나오라며 억지 부린 양가죽을 뒤집어쓴 졸부들을 부러워말자. 대한민국은 부강해져야 하고 모든 백성들은 평등하게 잘살아야한다.

아무리 일해도 형편이 풀리지 안 는다 투덜대지 말고, 죄짓지 않고 열심히 살아가는 서민이란 자부심도 가져보자. 자부심 갖는 것은 냉수 먹고 이 쑤시는 허세와는 다른 것이다.

어느 시대에도 서민들이 나라를 망친 적 없다. 그들은 가진 것 하나 없어도 묵묵히 자급자족 해왔다. 억지로 잘살려 말고, 분수에 맞게 열심히 노력하면 더 좋은 날은 반드시 온다.

자신이 한일은 주머니 속 송곳처럼 때가되면 그 결과가 자연히 드러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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