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학 칼럼-여드름 피부 관리법
한의학 칼럼-여드름 피부 관리법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6.12.08 18:43
  •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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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권/산청 동의본가 한의원 원장
 

김종권/산청 동의본가 한의원 원장-여드름 피부 관리법


동병상련 때문일까? 필자는 여드름 환자가 오면 진료 시간이 보통의 두 배 정도가 걸린다. 학창 시절 여드름 때문에 고생하다가 부모님께 피부과에 보내달라고 했을 때 들은 말이 “여드름은 네 또래에 거의 다 있는 건데 왜 유난스럽게 구느냐?”였다. 그 말씀이 틀린 것은 아니지만 내가 원했던 것은 여드름으로 인해서 대인 관계에 대한 자신감이 떨어지고 학교에도 나가기 싫어지는 막내아들에 대한 관심이었던 것 같다.

한의사가 된 이후 유독 피부 환자를 많이 봐왔는데 여드름은 사춘기에만 나는 피부 질환이 아니고 대학 들어가서 음주 또는 화장을 시작하면서 여드름이 나거나 직장 생활하면서 스트레스를 받아서 여드름이 나기도 하고 심지어는 임신으로 인한 몸의 변화로 임신성 여드름이 생긴 경우도 많았다. 이처럼 여드름은 발생하는 연령층도 다양하고 그 원인을 한가지로 단정하기가 힘들다.

한의학에서는 피부를 오장육부의 거울이라고 하듯이 내부의 문제가 겉으로 드러나는 경우가 많다. 흔한 비유로서 죽이 보글보글 끓어 넘치는데 아래에서 타오르는 불을 줄일 생각은 하지 않고 죽 표면에다 부채질해봐야 그 열기를 식힐 수 없는 것과 같다. 이런 경우는 일상에서도 많이 경험해볼 수 있다. 시험공부나 야근으로 인해 며칠 고생하면 얼굴에 영락없이 뾰루지가 올라오고 생리주기에 따라 여드름이 올라오는 것도 오장육부의 불균형으로 볼 수 있다.

한의학에서 여드름을 보는 관점이 이렇다고 하더라도 거울 자체가 더러워 나는 여드름은 거울을 닦는 게 제일 효과적이다. 아무리 속치료를 강조하는 한의사라고 하지만 피부 관리가 여드름 치료의 가장 기본임은 부인할 수 없다.

피지선의 분비가 왕성해지고 모낭의 상피가 비정상적으로 각질화 되면서 이 각질이 모낭을 막아서 면포가 형성된다. 그런데 모낭에는 이 피지를 좋아하는 여드름균이 있는데 여기에서 모낭이 자극되고 염증이 발생하여 여드름이 크고 아프게 올라온다. 이런 피부의 기전만 잘 살펴도 여드름은 반으로 줄일 수 있다. 여드름이 나는 분들이 간혹 세안을 너무 자주 하거나 2중 3중으로 지나치게 강하게 해서 피부가 자극되는 경우가 많은데 평상시 효소 세안제를 통해 자극 없이 피지와 각질을 제거하거나 심한 경우 필링과 피부 관리를 병행해주기만 해도 여드름은 줄어든다.

특히 필자는 여드름 환자가 오는 경우 다른 것은 다 안 지켜도 좋지만 한 가지는 반드시 지키라고 당부하는데 그건 바로 여드름 짜지 말 것이다. 물론 학교에 가야하고 직장에 나가야 하는데 얼굴에 성난 여드름이 있다면 속상해서 숨기기 위해서라도 짜는 경우가 많다. 필자는 여드름의 치료 목표는 빨리 여드름을 없애는 게 아니고 여드름 흉터 없이 치료하는 것이라고 강조한다. 현재는 여드름 때문에 고생을 하고 있지만 여드름 짜기만 조심해도 추후 여드름이 가라앉았을 때 이 사람이 여드름으로 고생했는지 모를 정도로 깨끗한 피부를 회복할 수 있다. 그러나 거울을 보고 여드름을 짜거나 공부하다가 컴퓨터하다가 습관적으로 여드름을 짜고 뜯는 경우 여드름 흉터를 유발하기 쉽다. 여드름 흉터는 거뭇거뭇한 색소 침착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말 그대로 울퉁불퉁하게 파인 흉터를 가리킨다. 여드름을 짤 때는 반드시 소독하여 깨끗한 상태로 짜야하고 또한 지금 짜야 될 것 나중에 짜야 될 것을 구분해야하는데 이를 무시하고 당장에 보기 싫다고 뜯어내듯이 여드름을 짜면 흉터가 생기기 쉬우며 이 흉터는 10년, 20년 본인의 얼굴에 평생 남음을 꼭 명심해야한다. 화이트 헤드나 블랙 헤드 같은 피지는 짜도 좋지만 절대로 성나서 아픈 여드름은 함부로 건드리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화장품의 경우 급한 마음에 비싸거나 무슨 유효성분이 많이 들어간 것을 사려는 경향이 있는데 여드름은 피부에 어떤 성분이 부족해서 나는 것이 아니다. 그저 여드름을 유발하지 않는다는 뜻의 논코메도제닉(non-comedogenic)이라고 쓰여진 제품을 쓰는 것이 모범답안이라고 말씀드린다.

다음에는 여드름을 잡기 위한 생활 습관, 식생활 습관에 대해서 알아보도록 하자. 여드름에 대한 칼럼이 길어지고 있지만 동병상련의 마음임을 이해해주시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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