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덧뵈기 한 가락 놀아보세!/영남지방의 탈놀이 중심으로(1)
칼럼-덧뵈기 한 가락 놀아보세!/영남지방의 탈놀이 중심으로(1)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6.12.12 18:44
  •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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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창교/문화재청 무형유산지기ㆍ진주문화원 향토사 실장ㆍ진주향교 장의
 

정창교/문화재청 무형유산지기ㆍ진주문화원 향토사 실장ㆍ진주향교 장의-덧뵈기 한 가락 놀아보세!/영남지방의 탈놀이 중심으로(1)


지난 올 8월, (사)고성오광대보존회에서 이틀 동안 2016 고성오광대 정기발표공연 ‘월광무희(月光舞喜)’를 선보인 적이 있다. 뜻 깊은 행사 소식에 참여하기 위해 고성을 향해 출발 채비를 한다. 오후 늦게 당도했다. 참가자 모두 저녁식사를 나누고 부대 체험행사에 참여했다.

탈 고사를 시작으로 본행사가 시작되었다.

부산농악보존회 부산농악 초청공연과 거류초등학교 탈놀이반의 고성오광대 탈놀이 제2·3과장을 식전행사로 문을 열었다. 개막식에 이어 고성오광대탈놀이 전 과장이 펼쳐졌다. 이웃 군민과 외래객들이 대거 참여한 걸 보니, 이 공연이 지역 문화예술의 진정한 축제임을 다시 한 번 실감나게 한다. 어느 듯 달이 휘영청 떠올라 연희 분위기는 최고조에 오른다. 참여자 모두 신명과 해학으로 하룻밤을 의미 있게 보냈다.

더없이 기쁜 소식이 전해온다. 고성오광대보존회가 올해 국가무형문화재 최우수 단체로 선정됐다고 지난 12월 4일 밝혔다.

고성오광대보존회는 충실한 전수교육을 통해 전승자들의 기량 증가에 힘쓰고 다양한 공연·행사 등을 통해 국가무형문화재를 전국에 알리는 데 이바지한 점을 높이 평가받아 최우수 단체로 선정됐다. 올해 정기발표공연, 기획공연, 상설공연, 일반초청공연, 생생문화재, 신나는 예술여행, 동동동 문화놀이터, 공감인형극 시니구하기 대작전 등 150여회의 공연과 여름·겨울 탈놀이배움터 등 다양하고 활발하게 고성오광대 탈놀이 전승활동을 펼쳐 4개 항목 평가에서 지극히 우수한 성적을 남겼다.

그 뿐인가, 지난 4월 ‘전수교육관 활성화사업 모니터링 및 컨설팅 현장실사 평가’에서 총 46개 사업 47개소 중 최고점을 받았다. 고성오광대 후계자 육성 프로그램과 매달 ‘문화가 있는 날’의 상설공연 ‘판’ 운영, 그리고 40년 넘게 이어온 고성오광대 대학생 탈놀이캠프 등으로 4개 항목에서 아주 높은 점수를 받아 최고자리의 영광을 차지하기도 했다.

고성군은 무형문화재의 메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난 5월, 올해 10회째를 맞는 ‘대한민국 탈춤제’를 개최했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전승되고 있는 각 지역의 국가무형문화재 탈놀이를 한자리에 모아 공연하는 예술제다. 고성오광대, 강릉관노가면극, 가산오광대, 북청사자놀음 등 11개 단체, 400여 명의 전승자가 참여한 적이 있다. 한편 2개월 전부터 고성탈박물관은 내년 2월까지 ‘각시탈- 한국 탈놀이에 나타나는 여성 이미지’라는 주제로 전통 탈놀이에 등장하는 여성탈 특별전을 개최하고 있다.

필자는 4년 전부터 문화재청 소속 무형유산지기로 활동하고 있다. 항상 무형유산에 관심과 애착을 가지고 있던 중, 이번 기회에 우리나라 전통가면극인 탈놀이에 대해 좀 더 알고 싶은 욕구가 용솟음치고 있었다.
이에 본고에서는 영남지방의 탈놀이를 중심으로 탈놀이의 성격과 특징, 그리고 탈놀이의 계승•발전을 위한 새로운 접근을 시도해본다.

제1장, 탈놀이의 개요

탈놀이는 한 사람 또는 여러 사람의 연기자가 가면으로 얼굴이나 머리 전체를 가리고, 본래의 얼굴과는 다른 인물이나 동물 또는 초자연적 존재(신) 등으로 분장하여 극적인 장면을 연출하는 연극을 말한다. 탈놀음, 가면극, 가면희(假面戱, Mask Play)이라고도 한다.

탈이 연극에 사용된 것은 문명사회나 미개사회를 막론하고, 또 민족이나 시대의 고금을 초월하며, 그 기원을 거슬러 올라가면 원시사회에까지 미친다.

서양의 가면극은 고대 그리스극에서 전면적으로 가면을 쓰고 연기하는 연극 양식이 정착하였다. 중세 유럽의 민속극이나 종교극에도 가면은 많이 사용되었다. 근세로 접어들면서부터 가면의 사용이 합리주의 정신과 어긋나는 것으로 받아들여져 쇠퇴하였지만, 무대 등장하는 배우의 얼굴 분장술이 더욱 발전하게 되었다. 현대에 와서는 독일의 극작가 B.브레히트 등에 의하여 가면극 양식이 오히려 적극적으로 채택되었다.

한편 동양의 가면극도 각각 여러 민족에게 고유한 발생과 발달과정을 간직하고 있다. 아시아에서 가면의 분포지역을 보면, 한국을 비롯하여 중국, 일본, 티베트·몽골, 타이완, 타이·인도네시아·스리랑카 등에 걸쳐 있다. 동양 가면극의 특성은 대체로 무언극 계통에 드는 것이 많으며, 한국의 경우 조선시대 영·정조 연간에 정착한 탈놀음에 해학적이면서 풍자가 넘치는 다채로운 대사가 이채를 띤다.

그럼, 다음시간에는 한국의 탈놀이를 그 기원, 주제와 내용, 분포, 그리고 공연방식에 대해 논의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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