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을열며-새들은 뭐라 하고 있는 걸까?
아침을열며-새들은 뭐라 하고 있는 걸까?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6.12.12 18:44
  • 14면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김용진/하동 화개초 교장·시조시인·아동문학가
 

김용진/하동 화개초 교장·시조시인·아동문학가


우리 학교는 운동장가로 커다란 나무들이 숲을 이루고 있다. 주로 상록수인 굴참나무들이 주이지만 다른 나무들도 어울려 있어 새들이 많이 지저귀곤 한다. 전에 한 번은 한 분의 선생님이 학부모 공개수업을 운동장에서 체육을 하였는데 마침 “딱딱딱” 하는 소리가 숲에서 들려 왔었다. 무슨 소리인지 고개를 돌려보니 딱따구리가 나무를 쪼는 소리였었다. 딱따구리를 직접 볼 수 있는 행운이 나에게 따른 것이다. 그 뒤로 가끔 딱따구리가 나무를 쪼는 소리를 듣곤 했었는데 보려고 하면 잘 볼 수가 없었다. 그 외에도 다양한 새들이 이 나무 저 나무로 지저귀며 돌아다녀 우리의 귀를 즐겁게 하곤 하였다.

작년 봄에 시간이 있어 아내와 처형 그리고 나는 강화도를 다녀왔다. 아내의 생일이 있고, 나는 한 번도 강화도에 갔다 온 적이 없어 어떻게 시간을 내어서 다녀오게 된 것이다. 강화도의 포대와 성벽을 둘러보고 전등사를 다녀왔다. 마니산에 있는 전등사는 커다란 나무들에 둘러싸여 옛 정취를 느끼게 해주는 듯 하여 마음이 아늑하게 좋았다. 이튿날 아침 일찍 마니산 참성단을 둘러보기 위하여 산을 올랐다. 그런데 어디서인지 “딱딱딱”하는 소리가 들려 산을 훑어보니 딱따구리가 내는 소리였다. 여기서도 딱따구리를 보게 되는구나 하고 기분이 훨씬 좋아지는 듯하였다. 새들의 소리가 이렇게 사람의 마음을 좋게 수놓는지는 모르는 일이었다. 너무 일찍 올라서 아직 참성단의 문을 열지 않아 멀리서 참성단을 보면서 경배할 수 밖에 없었다. 아쉬웠다.

새들의 소리를 들을 때마다 항상 의구심을 가지는 것이 어쩌면 저 아름다운 소리가 무엇을 말하는 지 알 수는 없는 것일까? 하는 것이었다. 아이들과 함께 들으면 아이들처럼 명랑하고 쾌활한 소리를 하는 것 같고, 기분이 언짢거나 슬픈 마음일 때는 또 그와 같은 소리를 하는 것 같다. 아마도 그것은 나의 느낌 때문이 아닐까?
요즈음 세상이 어수선하다. 많은 사람들이 촛불을 켜고 우리나라 정치를 바꿔보려는 듯 움직이고 있다. 하나 그 반대로 태극기를 들고 반대의 의견으로 나서는 사람들도 가끔은 있다. 그러한 것을 보면서 참으로 세상이 많이 변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우리나라가 선진국의 문턱에서 진입을 하지 못하고 있는데 아마도 그것은 국민의 의식이 되지 않아서 였을까? 요즈음 국민들의 의식을 보면 많이 좋아져서 이제는 선진국의 국민들 못지않아 보인다. 그러나 아직도 정치를 하는 분들을 보면 국민들의 의식을 따라가지 못하는 것 같아 아쉬움이 많다.

이제 우리는 모든 분야에서 서로가 배려하며 질서를 지키고 밝은 사회를 만들어 가는 선진국민의 의식을 습관화 시켜서 보다 나은 대한민국을 만들었으면 한다.

오늘 아침은 겨울의 날씨답게 온도가 내려가 많이 춥다. 그래도 나뭇가지 사이사이를 오가는 새들은 뭐라고 하는지 지저귀며 바쁘다. 그들도 우리 사회의 실재를 알고 저렇게 말하고 있는 것일까? 아니면 자기들끼리의 이야기로 저렇게 수다를 떠는 것일까? 전래동화에 나오는 것처럼 새들의 이야기를 들을 수만 있다면…

사람과 사람, 사람과 자연 모두가 서로가 이어진 것이라고 하는데 왜 우리는 그들의 말을 들을 수 있지 못할까? 느끼지 못하고 있는 것일까?

자연의 순수성을 잃어버려서 그럴 것이다. 이기적인 마음으로 욕심이 사람의 마음을 가득 채워서 말이다. 이제 자연과 함께 살아가는 우리 고유의 국민성을 되찾아 하나 되어 살아가면 어떨까?

저 숲에서 지저귀는 산새들이 뭐라고 말할지……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