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모든 일은 끝맺음이 중요하다
칼럼-모든 일은 끝맺음이 중요하다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6.12.13 18:38
  •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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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산스님 금인산 여래암 주지
 

범산스님 금인산 여래암 주지-모든 일은 끝맺음이 중요하다


지게지고 제사를 지내도 제멋이라 하였지만, 그래도 마음 닦는 공부는 해야 한다.

마음을 닦기 위해서는 수심법문(修心法門)과 쓴 소리도 달게 듣고, 반성과 숙고하는 시간을 많이 가져야 한다. 사람은 나이가 들수록 인생경험이 성숙하고, 한계와 여유를 아는 통합적 인간이 될 수 있다. 매사에 복을 쌓지 않는 사람은 뒤로 자빠져도 코가 깨진다.

모든 걸 머리와 말과 입으로만 배우며 익혀서는 안 된다. “가까운 남이 먼 친척보다 낫고, 지척의 원수가 천리의 벗보다 낫다” 일상에서 만난 사람들을 자애로움과 평등심으로 대해보자. 숨 쉬고 있는 지금이 살아있는 증거이며, 숨이 멎는 순간 더 이상 생명일 수 없다.

그런데도 천만년 살 것처럼 설쳐대는 모습을 보면 지렁이 어금니 부러질 노릇이다.

삶은 죽음으로 평가받는다. 죽는 순간까지 고귀한 삶으로 흐트러짐이 없도록 살아가자.

바르게 살아온 사람은 죽음 앞에서도 초연하지만, 시체가 손에 쥔 떡도 빼앗아 먹을 탐욕과 집착, 욕망에 찌든 사람은 죽는 순간에도 비루하다. 그럴싸한 자리에서 고귀한 삶으로 포장했던 사람들도 죽음 앞에서 삶의 애착과 죽음의 공포와 두려움으로 발버둥 치게 된다.

죽음도 존엄한 죽음, 품위 있는 죽음, 인간다운 죽음이 있다. 비루한 사람들이 한자리 차지하면 주변에는 항상 많은 사람들로 북적이며, 가는 곳 마다 환영의 물결로 넘쳐난다.

그러다가 그의 수중에서 돈과 권력이 사라지고 나면, 주변을 맴돌던 그 많던 사람들도 신기루처럼 사라져버리게 된다. 무거운 짐은 들어 올릴 때 힘보다 내려놓을 때 힘이 더 많이 든 다. 그래서 모든 일은 끝맺음이 중요하다. 한번 잘못 실패하면 반전의 기회는 요원한 것이다. 잘 생각해보면 욕심과 집착이 자신을 겨눈 칼이 된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진드기가 아주까리 흉보듯 자신도 별 볼일 없는 주제에 남 흉만 보며 깔아 뭉기려 들지 말고, 지위가 높을수록 마음을 낮추고, 모든 걸 내려놓고, 고요한 명상의 시간을 가져보라.

연못이 흙탕물이 되어 고기가 떠났다면 연못을 깨끗이 청소하여 물을 맑게 해야 한다.

다른 연못을 찾아 나선 것은 바른 방법이 아니며, 위기의 실체를 바로 알지 못하여 난국을 헤쳐 나갈 수 없다. 작은 벼슬을 지렁이가 용 된 시늉하며 망상 속에 빠지지 않도록 하자. 눈을 크게 뜨고, 반목과 질시를 줄여나가야 한다. 그 속에는 결코 평화와 자유가 없다.

인생은 희로애락의 연속이며, 무상이다. 과거부터 익혀 왔던 악습과 인식, 개념, 습관을 버리자. 물질과 야망은 깊이도 없고, 크지도 않으며, 아름답지도 못한 망상이다.

마음을 잘 다스려서 모든 집착으로부터 해방되자. 보잘 것 없는 감투를 믿고, 법을 우습게 여기며 우쭐대다가 결국 쇠고랑차고 교도소로 직행하는 사람들을 많이도 보아왔다.

겉모양만 가꾸며 자신을 과시하던 부귀권력자들 중에는 발 뻗고 편한 잠 못 이룬 사람들이 의외로 많다. 그래서 벼슬은 높이고, 뜻은 낮추라하였다. 인생은 불안속의 눈물이다.

인간은 불안과 눈물을 섭취하며 성장한 나무와 같다. 불안 속에 눈물 흘리면서 깨닫고, 세상의 쓴맛을 배운다. 내 탓은 않고, 남 탓만 하는 것은 비오는 날, 진흙탕에 나뒹군 개 사타구니처럼 더럽고 추한 모습이다. 마음을 잘못 쓰면 모든 걸 다 갖추었더라도 헛일된다.

속박에서 벗어나 공포를 초월하여 마음의 고통이 없도록 하자. 집착이란 무거운 짐을 놔 버리면, 더 이상 무거울 것이 없어 홀가분하다. 이 세상에 영원한 것은 아무것도 없다.

모든 사람은 결국 죽음으로 돌아간다. 스스로의 마음을 키우고 정화하자. 그래야 고집으로 똘똘 뭉친 돌덩이가 분해된다. 외부보다는 내부를 먼저 잘 살피고 다스려나아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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