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을열며-약속은 지켜야 한다
아침을열며-약속은 지켜야 한다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6.12.21 18:28
  •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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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익열/경남과학기술대학교 교양학부 교수
 

박익열/경남과학기술대학교 교양학부 교수-약속은 지켜야 한다


‘공약! 지킬 수 있는 약속만 하겠습니다!’ 참 많이도 들어본 문구이지만 이것이 모 초등학교 전교 회장과 부회장 선거에서 내 건 말이라 다시한번 우리를 생각하게 한다. 아이든 어른이든 약속은 지켜야 한다. 아니 지키도록 노력해야 한다. 약속(約束)의 사전(辭典)적 의미는 ‘다른 사람과 앞으로의 일을 어떻게 할 것인가를 미리 정하여 둠. 또는 그렇게 정한 내용’이다. 공약(共約) 또한 약속의 하나로 흔히 지방선거나 국회의원 특히, 대통령 선거 등에서 대표자를 뽑기 위하여 지지와 당선을 호소하기 위한 갖가지 공약을 내세운다.

세상이 하도 수상하니 이쯤에서 묻게 된다. 그렇다면 과연 이들은 자신들이 내세운 공약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왜냐하면 시간이 지나면 우리 같은 범부(凡夫)들은 그들의 공약에 대해 무관심해지고 무덤덤해진다. 그래서 우리도 그들의 공약(公約)이 말로만 한 공약(空約)이 되더라도 별 군소리 없이 지금까지 그렇게 살아왔다. 더 나아가 ‘좋은 게 좋은 거’라고 서로를 위로하면서 살아왔다. 그러나 이번의 촛불집회를 시작으로 대통령의 탄핵(彈劾)을 지켜보면서 어른으로서 깊은 책임감을 느꼈다. 아니 이 시대의 어른이라면 느껴야 한다. 우리의 무관심과 방관(傍觀)이 모든 국가 정책을 책임져야할 대통령을 저렇게 만들었는지도 모른다. 우리가 우리 손으로 직접 뽑았으니 우리 또한 그 책임을 피하기는 어려운 것이다. 대통령뿐만 아니라 작금(昨今)의 몇몇 정치인들도 개탄스럽기는 마찬가지다. 정치를 잘 모르지만 정치하는 정치인은 말을 아껴야 한다. 그러나 고심한 끝에든 아니든 번 내뱉은 말에 대해서는 책임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우리 대학도 새로운 총장(總長)을 기다리고 있다. 현재 복수 추천으로 2명의 후보자가 최종 임용의 단계를 거치고 있다. 탄핵 정국이라 변수가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하루 빨리 임용 절차가 마무리 되어서 대학이 정상 궤도에 들어서야 한다. 대학의 장(長)은 대통령의 재가(裁可)가 필요하지만 그 자리가 어느 자리 못지않게 중요한 자리임을 우리 구성원들은 너무나 잘 알고 있다. 흔히 ‘격어보지 않은 사람은 모른다’는 말이 실감난다.

지난 4년의 고통스러움과 참담함을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모르겠다. 그랬기에 우리 모두도 스스로 자신과 대학을 지켜야 함을 알고 있다. 장(長)의 무능함과 오만함은 그대로 내외치(內外治)에도 영향을 미쳐 앞으로 나아가야 할 대학이 뒷걸음질 하는 것도 모자라 서로에 대한 고소(告訴)와 고발(告發)이 난무(亂舞)했음을 알고 있다. 이런 험악한 분위기 속에서 무슨 혁신이니 창조니 융합이니 통섭이니 하는 말은 어불성설(語不成說)이다.

새로운 총장은 알아야 한다. 우리 모두는 총장 선출 과정에서 내놓은 공약들을 꼼꼼히 살펴보고 있음을 알고, 이를 실천하여 중간평가에서 당당함을 보여 달라고 외치고 싶다. 그리고 총장 혼자서는 힘듦을 알고 네편과 내편, 친소(親疏) 관계를 떠나서 적재적소(適材適所)에 유능한 인재를 배치하여야 한다. 그리고 그에게 합당한 권한을 주어야 한다. 당연히 책임도 물어야 한다. 그런 사람을 잘 가려서 등용(登用)하는 것이 장(長)이 해야 할 일이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지금까지의 관례를 보면 잘되고 잘못된 행정에 대해서는 책임을 지는 사람을 보지를 못했다.

지금부터라도 시대가 바뀌어 가는 만큼 새로운 총장과 보직자(補職者)들은 사명감과 책임감 그리고 책무성을 가지고 자리에 임하기를 기대한다.

이젠 며칠 지나면 대통령 탄핵으로 얼룩졌던 2016년이 저물고 2017 정유년(丁酉年) 새해가 밝아온다. 암울했던 시대가 가고 소통과 행복과 웃음이 가득한 우리나라와 교정(校庭)을 우리 모두는 염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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