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농업마이스터를 찾아서]③사과마이스터 거창 땅강아지 사과농장 김정오
[경남농업마이스터를 찾아서]③사과마이스터 거창 땅강아지 사과농장 김정오
  • 배병일기자
  • 승인 2016.12.21 18:28
  • 4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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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별화된 재배 기술로 고품질 사과 만든다

▲ 거창읍 동변리에서 껍질째 먹을 수 있는 친환경 사과를 재배하고 있는 김정오씨
거창군 거창읍 동변리 소재 땅강아지 사과농장 김정오(65)씨는 고향인 진도를 떠나 거창에서 15년간 교직 생활을 하다가 사과가 좋아 거창에 귀농했다. 지난 1989년 3만9600㎡ 규모의 땅을 임대해 사과농사를 시작했다. 김 씨는 “사과가 귀한 진도에서 태어나 명절에나 구경하던 사과를 실컷 먹고 싶었다”며 “거창고 교사시절 실습농장에서 사과를 재배하면서 다시 한 번 사과농사를 결심했다”고 사과농사를 시작한 이유를 설명했다.

3대가 꿈꾸며 만들어가는 사과농장
나만의 브랜드 만들어 차별화 시도
친환경 ‘땅강아지 사과상표’ 등록
껍질째 먹어도 되는 건강사과 생산

키작은 사과밭 2만㎡ 과원관리 효율
생산자 실명표기 등 소비자 신뢰확보
신지식 농업인·자립경영부문 수상
한국 100 스타팜 선정 등 선도 농가

◆마이스터가 되기까지 = 3대가 꿈꾸며 만들어가는 사과농장
김 씨가 사과농사를 시작할 시기에는 농산물판매 유통과정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신이 높았다. 그는 “사과 포장박스 속에 속박이가 만연했고 생산자들은 속박이를 별다른 양심의 가책을 느끼지 않고 관행처럼 행하던 시기였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처음 시작한 사과재배는 생각처럼 쉽지 않았다. 김 씨는 사과농사가 과학이라는 사실을 모르고 주먹구구식으로 시작했는데 첫해 병해충 피해를 당하면서 이대로는 안 된다는 생각을 했던 것. 결심이 서자 그는 2004년 한국벤처농업대학을 수료하고 전국의 우수한 사과재배농가를 찾아다니며 새로운 재배기술을 배우기 시작했다. 하루 4시간만 잠을 자고 나머지 시간에는 사과만 생각하고 연구했다. 

그 결과 2004년 농촌진흥청장 수상, 2006년 우수농업경영체로 선정, 2008년 농림수산식품부장관상 수상, 경남농업마이스터대학 실습농장 선정 등 다양한 상을 수상하면서 사과의 품질을 인정받게 됐다.
김 씨는 3대가 함께 화목하게 생활하면서 다양한 재배기술을 연구하고  전국 최고 수준의 사과를 생산하는 등 새로운 성공모델 농가로 주목을 받고 있다.

◆사과 재배기술 노하우 = 껍질째 먹어도 되는 건강한 사과
땅강아지 사과밭을 걸으며 발밑을 가만히 살펴보면 지렁이, 땅강아지 같은 땅속 벌레를 볼 수 있다. 땅속 벌레가 살 수 있는 것은 제초제를 전혀 사용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농약을 최소로 사용하고, 거름을 많이 사용함으로써 땅강아지 사과만의 독특한 향과 맛을 낸다. 이와 같은 노력에 믿을 수 있는 품질을 인정받아 1998년부터 농산물 품질관리원의 저농약품질인증을 받아왔다. 또한 이러한 노력의 결과로 2008년엔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상도 수상했다.

 
◆병해충 방제기술 확보가 중요하다
농사를 지으면서 경쟁력을 높이려면 단위 수확량을 높이고 품질을 향상시키는 것과 함께 병해충을 합리적으로 방제하면서 농약대를 줄이는 일이 매우 중요한 과제중 하나라고 한다.

땅강아지 방제력에는 홍로품종은 탄저병 예방과 임증상방지에 특별한 효과가 있으며 후지 품종에서는 갈색무늬병과 점무늬낙엽병 그리고 탄저병과 겹무늬 썩은병에 탁월한 효과가 있도록 구성되어 있다.

또한 해충방제에서도 응애는 연1회 약제 살포로 응애문제가 해결될 수 있으며 복숭아 순나방과 심식나방 그리고 노린재류, 사과면충 방제에도 매우 우수한 효과를 보이는 방제력으로 구성되어졌다고 말한다.

아울러 여름철 고온 이후(폭염)에서도 사과에 고온 피해가 나타나지 않도록 작성되어 있다. 사과밭의 방제작업을 실행하고 난 후 방제 효과를 확인하고 평가도 하면서 다음을 대비하는 것도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한다.

김 씨는 사과재배기술 가운데 방제가 어려운 응애류를 차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응애류는 농약에 면역이 잘되는 해충이고 응애 방제용 농약은 가격이 비싸기 때문에 사과재배농가들을 어렵게 하기 때문이다.

두 번째로 사과나무의 수형을 효과적으로 관리하는 것을 꼽았다. 그는 “많은 농가들이 응애류 차단을 위해 농약을 1년에 5~6회 관행적으로 살포 하는데 이에 따른 비용이 큰 부담이 된다”고 밝히고 “동시에 수형관리를 통해 사과나무가 자라는데 지장이 없으면서도 고품질 사과를 생산하고 수확 시 노동력도 절감되도록 해야 한다”고 중요성을 강조했다.

응애차단은 무엇보다 살포시기가 중요하다고 한다. 응애 부화 초기인 5월 중순경에 응애의 알, 유충, 성충, 전 세대에 적용되는 농약을 선정해 살포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김 씨는 “응애의 발생밀도를 보고 농약을 방제하면 1년에 단 한 번 방제로 응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귀띔하고 “우리 작목반 사과재배 농민들에게 직접 병해충 방제약을 조제해 나눠주고 살포일자까지 정해 살포했더니 연1회 방제로 응애 문제를 해결할 수 있었다”며 농약의 살포시기 선정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수형관리의 경우 사과나무 주관에서 나온 주지를 수평으로 철사에 묶기만 하면 된다. 사과밭을 개원할 때 사과나무재식간격을 4m×2m로 하고 2m간격에 사과나무 지주를 세우고 사과나무를 심는다. 사과나무 하나씩을 세우는 개별지주에 3m강철 철사를 중심으로 1.5m되는 곳을 지주에 고정시키면 좌우로 각각 강철선을 1.5m씩을 걸쳐지게 된다는 것.

▲ 김정오씨는 3대가 함께 화목하게 생활하면서 다양한 재배기술을 연구하고 전국 최고 수준의 사과를 생산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경영·마케팅 노하우 = 나만의 브랜드로 차별화 시도
현재 땅강아지 사과농장을 찾는 방문객 수는 연간 200여명에 달하고 2000여명이 농장과 직거래를 하고 있다.

김 씨는 전국 최초로 사과박스에 인물사진을 넣어 소비자들로부터 속박이 불신을 지워주는 품질실명제를 실시했다. 동시에 사과농장 이름을 ‘땅강아지사과밭’으로 작명해 소비자들의 기억에 남을 수 있도록 차별화를 시도했다.

김 씨는 “소비자들에게 친환경 재배기술로 만든 사과를 알리기 위해 ‘껍질째 먹는 사과, 아이들이 막 딴 사과를 소매에 쓰윽 문질러 껍질째 먹는 사과가 우리 땅강아지 사과다’라는 용어를 사용했다”고 밝히고 “1996년 사과밭 체험농장을 전국 최초로 시행했는데 도시소비자들에게 사과나무 한 주 씩을 분양해 주말에는 우리 농장을 찾아와 자기가 분양받은 사과나무 아래에 텐트를 치고 가족들이 체험을 하도록 했다”며 차별화된 마케팅 방안을 설명했다.

땅강아지란 이름을 한 번 들은 소비자들은 이 이름을 잊지 못하고, 사진박스 속에 들어있는 사과를 한 번 먹어 본 소비자는 고품질의 우수한 맛을 내는 친환경사과라는 인식을 확고히 한다는 것. 이로 인해 재구매 고객이 늘어나기 시작했고 이제는 1년 치를 선 주문해야 공급받을 수 있을 정도로 직거래 고객들의 반응은 뜨겁다. 지금은 생산량의 30%를 SK그룹 직원용으로 공급하고, 30%는 소비자 직거래로 연간 3000박스 정도 공급하며 나머지 40%는 홈쇼핑을 통해 전량 소비자에게 공급되고 있다.

◆친환경사과 재배교육 = WPL(현장실습교육)
땅강아지 사과밭은 해발 400~600m 고지대인 청정지대로 낮과 밤의 온도차가 커 사과를 재배하기에 적지이며, 그런 곳에 WPL(현장실습장) 인정받아 그만의 재배 노하우를 귀농을 꿈꾸는 예비농업인과 사과농사에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 초보농업인들에게 전수하며 지역의 선도자 역할을 하고 있다.

땅강아지 사과밭은 친환경농산물(저농약) 상품으로는 경남지역에서 제1호로 지난 1996년 등록을 한데 이어 2010년에는 농림축산식품부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에서 선정한 100대 스타 팜(star farm)친환경농장에 선정됐었고 지금의 사과농장을 관광농원이나 체험농장으로 꾸미는 미래계획을 조금씩 실천하고 있다.

끝으로 땅강아지농장 김정오 농업마이스터는 지구온난화, 이상기후에 따른 사과의 재배적지가 북상하는 어려움과 수입개방의 강한 파고속에 미리 환경에 대처하는 재배관리(물관리, 토양관리)로 고품질 생산과 차별화된 마케팅 네트워크를 구축하면 충분히 어려움을 이겨낼 수 있다는 강한의지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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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자 - 정재권 주임교수 (경남농업마이스터대학)
건강한 사과 생산 위한 끊임없는 노력

경남농업마이스터 대학이 개설되고, 제1기로 입학하여 얼굴을 마주하게 된 김정호 사과농업마이스터는 사과원을 운영하면서 교육장을 마련할 정도로 활동적이었다.

이론과 실습을 겸할 수 있는 좋은 여건 속에서 평소의 노하우와 탐구하는 자세로 경영기술을 습득한 결과들이 더해져 사과마이스터 지정고사에 합격할 수 있었던 것으로 생각된다.

사과과정 주임교수로서 평가한 김정호 사과마이스터는 교육과정에서 성실하고 적극적이었으며, 상황을 분석하고 그 결과에 대하여 대화를 많이 하는 편이었고, 또한 우수사례 등의 발표를 통하여 본인의 견해를 여러 사람에게 전달할 수 있는 소양을 갖춘 사람이었다.

경영하고 있는 사과원은 동향 경사지로 3ha 정도로 큰 면적임에도 계획적인 기반조성과 과원 운영으로 불필요한 작업을 최소화 함으로써 모든 나무가 건강하게 생산성을 유지하고 있는 점은 남다른 관리기술이 없고는 불가능한 일이라고 여겨진다.

교육과정에서 얻은 지식을 응용하여 입지 환경에서 유도된 생태계를 분석하고 본인의 과수원에 알맞은 특유의 방제력을 매년 작성하여 방제에 임하고 있는 것과, 사과 판매에 있어서 방송매체를 이용하는 점 등 선도적으로 과수원을 운영할 수 있는 역량을 가졌기에 사과마이스터 자격을 얻을 수 있지 않았나 생각된다.

지금까지 김정호 사과마이스터께서 모범적인 사과원 운영과 폭넓은 지식으로 지역 사과산업 발전에 많은 노력을 하고 계시지만, 앞으로 더욱 주변 사과원부터 더 발전된 모습으로 변화시키고 그러한 기조가 점차 확산되어 갈 수 있도록 하는 데에 격려를 보낸다. 배병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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